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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입선 다변화…정부, 산업자원안보기금 신설 추진

등록 2026.07.10 06:03:00수정 2026.07.10 06:24:25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 소폭 감소…여전히 60% 이상 높아

산업자원안보기금 신설…새로운 에너지 공급망 구축 추진

에특회계 활용 및 도입선 다변화 등 뉴노멀 대비 필요성↑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고 각 국 비축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24일 울산 남구 석유화학 공단에 원유 저장탱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6.03.24.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고 각 국 비축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24일 울산 남구 석유화학 공단에 원유 저장탱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6.03.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이후 석유 안보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석유 공급망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정부는 산업자원안보기금을 신설하고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을 낮추는 등 에너지 공급망과 정유사들의 정제시설 변환을 지원한다는 계획과 함께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어 자원 안보를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에특회계)를 공급망 안보에 더 많이 활용해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 우회로 및 대체 도입선 확보, 이란과의 협의를 통한 통과 등도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전체 원유는 10억2844만 배럴로 이중 7만1090만 배럴이 중동산으로 집계됐다. 중동산 원유 비중은 약 69.1%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는 3억9353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산 원유는 2억4728만 배럴로 전체 원유 수입 대비 62.8% 수준을 보였다. 아메리카산 원유가 5월까지 26.6%로 늘어난 것이 중동산 비중을 낮웠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란 전쟁 이후 수급 안정성을 위해 미국산 원유 도입을 늘린 것이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중동산 원유 수입이 60%를 넘는 등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 산업자원안보기금을 신설해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부는 기획예산처와 함께 산업자원안보기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금설립 및 규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기금은 1억4600만 배럴 수준인 국가 석유 비축량에 약 2000만 배럴를 추가하고 특정 지역과 원유 종류에 편중된 정유 산업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데 활용될 예정이다.

정유사들의 정제시설 전환에도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정유사들은 중동산 중질유를 정제하는데 최적화된 설비를 경질유 또는 초경질유도 처리할 수 있도록 보조금과 금융·세제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정유사의 일부 설비를 경질유 기반으로 전환해 중동산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아프리카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한편 국영 또는 민간기업간 공동 구매나 원유 스와프 등 새로운 협력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과 수출 재개에 들어갔다.사진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소형 모터보트 한 척이 정박 중인 선박들 사이를 지나고 있는 모습. 2026.06.19.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과 수출 재개에 들어갔다.사진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소형 모터보트 한 척이 정박 중인 선박들 사이를 지나고 있는 모습. 2026.06.19.

일각에선 새로운 기금 조성도 중요하지만 석유 수입 부과금, 판매 부과금 등으로 거둔 세금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들린다. 석유 관련 세금이 공급망 안보에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에특회계다. 에특회계는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 등을 모아 에너지 및 자원개발에 쓰자는 취지로 1995년 도입한 정부 기금인데 석유에서 거둔 재원이 공급망 안보 투자에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 연구실장은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와 글로벌 에너지 질서 재편' 보고서를 통해 석유를 통해 거둔 재원이 석유안보 강화로 사용되지 않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석유부과금은 1조2588억원으로 에특회계 세입의 24%를 차지했지만 석유안정공급·가스수급안정·유전개발 등 전통에너지 공급망 안보 투자로 분류되는 예산은 1670억원으로 전체 세출의 6.5% 수준에 그쳤다.

같은 해 휘발유와 경유를 판매해서 거둔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약 11조4000억원에 달했지만 에너지 안보에 사용된 금액은 전무했다. 교통·에너지·환경세의 3%를 에특회계로 의무 전입하던 제도를 2014년 폐지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김태환 실장은 "석유 수요는 생각보다 빨리 사라지지 않는다. 석유 안보의 핵심은 질서있는 전환이 전제조건"이라며 "이제라도 좀 더 많은 재원을 석유안보에 사용해야 하고 정부의 역할은 시장 실패 교정과 전략적 투자에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산정방식 일원화, 보전수준 현실화 등을 통해 다변화 지원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비축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쌓아두는 비축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비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유산업을 안보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 전쟁 이후로 되돌아가기 힘든 만큼 ▲해협 우회로 확보 ▲대체 도입선 확보 ▲이란과의 협의를 통한 통과 등 현실적인 대비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문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프리카와 호주·캐나타 등으로 도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한-일-아세안 공동 원유 비축, 한·아랍에미리트(UAE), 한·사우디 비축기지 건설, 이란과의 대화채널 구축을 통한 지정학적 안정성 확보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말했다.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2025.11.18. yeodj@newsis.com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2025.11.1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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