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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드론 이어 지상 로봇으로 전장 판도 바꿔”

등록 2026.07.14 15:18:17수정 2026.07.14 16:38:25

보급품 장비 운반·후송·진지 방어 넘어 살상과 전투 참여까지 확대

공격에 쉽게 노출·아군 오인 사격·상대적 고가 등 단점도

공중 드론 격추·철갑 무장·펑크 없는 타이어 장착 등 지상 로봇 진화 중

[서울=뉴시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수송 드론, 지뢰 살포 드론, 자폭 지상 드론(왼쪽)과 수송 드론, 무장 지상 드론. (출처: 폴리티코) 2026.07.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수송 드론, 지뢰 살포 드론, 자폭 지상 드론(왼쪽)과 수송 드론, 무장 지상 드론. (출처: 폴리티코) 2026.07.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우크라이나의 지상 로봇 부대가 지상전의 판도를 바꾸면서 조용한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집중 분석했다.

초기 보급품 운반 로봇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부상자 후송과 참호 지키기를 지나 전투와 살상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상 로봇은 보급품 전달, 탄약 운반, 부상자 후송, 지뢰 설치, 때로는 방어와 공격까지 수행하는 궤도형 및 바퀴형 기계를 지칭한다.

지상 로봇은 드론 공격을 피해 지하 벙커에 있는 보병들에게는 필수품이 됐다.

4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상 및 공중 드론만으로 아군 병사 한 명도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고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용접공과 정비공 출신 장병들이 지상 로봇 개발 주역들

우크라이나의 지상 로봇 개발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맥가이버식 로봇을 만들어내는 용접공과 정비공 출신 장병들이라고 NYT는 소개했다.

러시아의 흑해 함대를 몰아내고 이란전 투입을 위해 중동으로도 파견된 공중 드론에 비해 지상 로봇 개발과 투자는 부족했다.

잔해가 흩어진 지형과 공중 드론의 손쉬운 표적이라는 제약도 지상 로봇의 실전 적응에 불리했다.

하지만 지상 로봇의 절실한 필요성을 느낀 병사들이 로봇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직접 개발에도 나섰다.

제93기계화여단 지상 로봇 대대를 지휘하는 올렉산드르 하르코베츠 대위는 전쟁 전 자동차 전자 부품 정비소를 운영했다.

그는 2023년 바흐무트의 폐허 속에서 시가전을 벌이다 후퇴 명령이 내려왔을 때 수많은 전사한 전우들을 뒤에 남겨두고 떠났던 경험이 있다.

그는 자신의 정비 기술을 활용해 죽었든 살았든 다른 병사들이 버려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원격 조종 차량에 갈고리와 기관총을 장착해 쓰러진 사람들을 끌어내면서 엄호 사격을 제공했다. 2023년 후반 이 차량은 특수부대 팀이 1주일 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시신을 수습하는 데 사용됐다.

전투 공병 극심한 피로 때문에 지상 운반 로봇 필요 절감  

러시아보다 병력이 적은 우크라이나는 병사들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더 절박한 과제였다.

양측간 경계선인 킬존(kill zone)이 끊임없이 확장되면서 병력을 투입하지 않는 전투의 필요성이 커졌다. 어떤 곳은 킬존이 이제 약 24km에 이른다.

올렉산드르 소령은 500명이 넘는 병력과 600대가 넘는 로봇으로 구성된 K-2 여단의 무인 지상 시스템 대대를 지휘하며 하루에 5~6번 임무를 수행한다.

올렉산드르 소령은 “군수 물자 수송을 담당할 픽업트럭 운전기사가 곧 바닥날 것”이라며 “여단이 병사들을 더 잘 보호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지상 로봇은 픽업트럭보다 작고 느리지만 상공에서 발견하기 어렵고 온도 감지도 안된다. 폭발해도 인명 피해가 없다.

제36여단 지상 로봇 시스템 소대장인 드미트로 이바노프 상사는 부대가 충분한 무인 장비를 확보한 후 “운송과 배송을 포함한 모든 업무의 최대 80%를 인력 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로봇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극심한 피로감 때문이었다. 전투 공병이었던 그는 배낭에 지뢰를 넣고 약 14km를 이동해야 했다.

현재 그는 앞쪽에 두 개의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 곳에서는 라디오와 차량 조종 장치 같은 전자 장치를 다루고, 다른 곳에서는 버기(4륜 운반체)를 용접하고 조립한다.

공격에 쉽게 노출·아군 오인 사격·상대적 고가 등 단점도   

기계도 한계는 있다. 평평한 스텝 지대에서는 공중으로부터의 공격에 속수무책이다. 로봇은 나무를 오르거나 참호에 뛰어들거나 병사처럼 임기응변으로 대처할 수 없다.

엔지니어들은 소형화된 대공 방어 시스템을 장착해 로봇을 보호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군 오인 사격도 문제다. 한 부대는 로봇 포탑이 우크라이나 병사와 러시아 병사를 구분할 수 있도록 열쇠고리에 사용되는 RFID 칩을 군복에 꿰매는 실험을 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지상 로봇 없는 군대는 더 이상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는 2026년까지 5만 대를 생산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해 생산량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러시아군도 지상 로봇을 사용하지만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적게 사용한다.

많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지상 로봇이 공중 드론만큼 널리 보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상 차량의 평균 가격은 약 2만 4000달러다. 대형 수송 드론의 두 배에 달하며 폭발물을 장착한 소형 쿼드콥터보다 훨씬 비싸다.

지뢰밭 이동 등 공중 드론 할 수 없는 장점 많아

공중 드론은 병력에 더 빠르게 물자를 보급하고 반복 수송이 가능하지만 수송량은 훨씬 적다.

지상 로봇은 비행기가 할 수 없는 일들도 할 수 있다. 올렉산드르 소령의 부대는 최근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은 공격병을 구조했다. 그는 로봇이 적진을 4km나 이동하던 중 지뢰 세 개를 밟았지만 병사를 무사히 구조해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보병이 지상 로봇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병참 문제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병사들을 가장 흥분시키는 것은 로봇들의 전투 잠재력이라고 NYT는 전했다.

2024년 12월 하르티아 군단은 최초의 완전 로봇 공격으로 여겨지는 작전을 수행했다. 하르키우 지역에서 드론 부대가 러시아군 진지를 장악했다.

기관총, 화염방사기, 폭발물을 장착한 무인 차량들이 숲속을 은밀히 이동했고, 드론들은 상공에서 이를 감시했다.

당시 지상 로봇은 참호 하나를 파괴한 것 뿐이었지만 지금은 총이나 폭탄을 장착한 로봇들이 스스로 포로를 잡아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넘겨주고 있다.

러시아 군인들이 백기를 흔들거나 손을 들고 로봇의 호위를 받으며 우크라이나 진지로 이동한다.

제3강습여단 작전 지휘관 미콜라 진케비치 중위는 한 교전 마을 근처에서 50구경 기관총이 장착된 궤도 차량 한 대가 45일 동안 홀로 경계를 섰다고 말했다.

공중 드론 격추·철갑 무장·펑크 없는 타이어 장착 등 지상 로봇 진화 중 

최근 개발된 기술은 공중 드론을 격추하는 자동 포탑이다. 아직 실험 단계이지만 이미 수십 차례 성공적인 사격을 기록했다.

이 포탑은 사격 사이에는 전원을 끄고 냉각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적의 열화상 카메라가 탐지하기 어렵다.

제36여단에서 이바노프 하사의 부대는 아날로그 카메라를 디지털 카메라로 교체하고, 향상된 항법을 위해 스타링크 위성 장치를 장착하며 파편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장갑을 덧씌운다.

병사들은 폭발에도 펑크가 나지 않는 공기 없는 타이어를 장착하고 배터리를 추가하여 로봇의 이동 거리를 약 48km까지 늘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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