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인, 기업가치 4분의 1토막에도 IPO 강행한 속사정은
등록 2026.09.01 12:01:20
연말까지 상장 못하면 44억달러 현금 지급해야
IPO로 우선주 권리 소멸…기업가치는 고점 대비 4분의 1
![[뉴욕=AP/뉴시스]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쉬인은 올해 말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전환상환우선주 투자자들에게 약 44억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해야 했다. 사진은 중국 저가 쇼핑몰 쉬인의 영어 홈페이지. 2026.09.01.](https://img1.newsis.com/2025/01/08/NISI20250108_0000012973_web.jpg?rnd=20250208093450)
[뉴욕=AP/뉴시스]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쉬인은 올해 말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전환상환우선주 투자자들에게 약 44억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해야 했다. 사진은 중국 저가 쇼핑몰 쉬인의 영어 홈페이지. 2026.09.0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중국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SHEIN 希音)이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초기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해야 할 의무를 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치가 고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하고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도 상장을 서두른 배경에 대규모 투자자 상환 부담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쉬인은 올해 말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전환상환우선주 투자자들에게 약 44억달러(약 6조280억원)를 현금으로 지급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173억달러 규모의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이 같은 지급 의무는 사라졌다.
쉬인은 이날 주당 48.56홍콩달러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에 따른 기업가치는 약 260억 달러로, 2022년 투자 유치 당시 기록한 989억 달러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쉬인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규제 강화와 성장세 둔화에도 상장을 추진했다.
저가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쉬인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빠르게 성장했지만, 최근 각국이 저가 소포에 대한 관세 혜택을 축소하면서 사업모델에 부담이 커졌다.
미국은 800달러 이하 소액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주던 '드 미니미스' 제도를 폐지했고 EU도 저가 소포에 관세를 도입했다.
WSJ은 쉬인이 수년 전부터 IPO를 추진해온 만큼 44억달러의 지급 의무가 상장을 결정한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올해 12월31일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대규모 현금 지급 부담이 상장을 서두른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리서치·자문회사 모멘텀웍스의 장간 리 최고경영자(CEO)는 "그 전에 상장을 완료하면 매우 큰 부채가 대차대조표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쉬인이 IPO를 통해 44억달러 지급 의무를 피했음에도 기존 투자자들에게 별도로 최대 35억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이 가운데 13억달러는 IPO 이전 후기 단계 투자자들에게 보장한 연 8% 또는 12%의 수익률에 따른 지급금이다. 여기에 투자 이후 쉬인의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한 데 따른 보상금이 최대 22억 달러에 달한다.
다만 22억달러는 공모가 범위 하단인 주당 47.60홍콩달러를 기준으로 산정된 만큼 실제 지급액은 35억달러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이 쉬인이 이번 IPO로 조달한 약 17억달러를 크게 웃돈다는 것이다. 쉬인은 부족한 자금을 기존 보유 현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리는 "이번 IPO가 실제로 해결하는 것은 쉬인의 자본구조에 드리워진 부담"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하고 우선주 권리를 종료하는 동시에 쉬인이 훨씬 높은 기업가치로 자금을 조달했을 당시 발생한 의무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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