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코는 무슨 죄인가요?"…향수·담배 냄새에 '후각 테러' 호소
등록 2026.09.18 06:30:00
![[서울=뉴시스] 강한 향수부터 담배·땀 냄새까지,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냄새로 불편을 겪는 사례가 이어지며 '후각 에티켓'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09/NISI20260909_0002234703_web.jpg?rnd=20260909153025)
[서울=뉴시스] 강한 향수부터 담배·땀 냄새까지,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냄새로 불편을 겪는 사례가 이어지며 '후각 에티켓'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장인혜 인턴 기자 = 향수나 바디미스트, 옷에 밴 담배 냄새 등 타인의 강한 냄새 때문에 지하철과 버스, 식당 같은 공공장소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공공장소에서 강한 향수 냄새를 두고 "머리가 아프다", "토할 것 같다"는 불만이 잇따르면서 이른바 '후각 에티켓'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 대학생은 "음식을 먹는 건지 향수를 먹는 건지 모를 정도로 냄새가 역해 식사를 망쳤다"라며 "식사 공간에서까지 진하게 풍기는 건 분명한 민폐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하철 이용객은 "옆자리 사람의 진한 향수 냄새에 토할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목적지도 아닌 중간역에 내린 적까지 있다"고 했다.
향으로 실제 불편을 겪었다는 조사도 있다.
시민단체 환경정의가 지난 2024년 4월 23일부터 5월 12일까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1%(513명)가 대중교통과 식음료 판매장 등 공공장소에서 향으로 인해 건강 이상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향수 사용 중 건강 이상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27%(274명)였다.
해외에서는 냄새 문제를 개인의 취향을 넘어 건강과 안전의 문제로 보고 관리하기도 한다.
캐나다 산업안전보건센터(CCOHS)는 향수뿐 아니라 샴푸·세제·섬유유연제 등 향이 들어간 제품이 천식이나 알레르기 등으로 불편을 겪는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사업장 내 '무향 정책'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캐나다 웨스턴대학교와 컨페더레이션 칼리지 역시 무향 환경을 위한 지침을 두고, "향기는 일부 사람에게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공공장소에서 향 제품 사용을 줄여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스멜 하라스먼트', 이른바 '냄새 괴롭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본 하라스먼트 리스크 관리협회가 지난 6월 일본인 5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3.6%는 다른 사람의 냄새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답했고, 36.5%는 몸 상태가 나빠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일본 소비자청도 지난 2월 향수와 섬유유연제 등 향이 나는 제품 때문에 "두통이나 구역질"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상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며 공공장소에서 주변 사람을 배려해 달라고 안내했다. "본인에게 편안한 향이라도 곤란을 겪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좋은 향'과 '불쾌한 냄새'의 경계는 사람마다 다르다.
결국 공공장소에서 필요한 것은 향수를 쓰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냄새를 다른 사람에게도 반드시 감당하라고 요구하지 않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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