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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실랑이 끝에 흉기 찔려 사망…1·2심 살인 무죄, 이유는?

등록 2026.09.25 08:00:00수정 2026.09.25 08:08:23

자해 말리려다가 놓쳐 반동으로 찔렸다 주장

1심 "흉기서 피해자 DNA만 검출…증거 부합"

사건 발생 직후 피고인의 119 신고 등도 짚어

2심도 검사 항소 기각 무죄 판결 유지…확정

[서울=뉴시스] 동생과 다투다 흉기로 목을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동생과 다투다 흉기로 목을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동생과 다투다 흉기로 목을 찔러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 대해 법원이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최근 A씨의 살인 혐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상고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A씨는 조현병과 알코올의 유해한 사용 등의 병명으로 1년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2024년 2월 퇴원했다. 퇴원 당일 동생과 술을 마시던 중 욕설을 하며 다퉜다.

같은 날 오후 10시45분께 귀가한 모친이 다투던 형제를 꾸짖자 동생은 흉기를 꺼내 들었고, A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검찰은 A씨가 "찔러보라"는 동생의 말에 화가 나 흉기로 목을 한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며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동생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패혈증, 급성신부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가 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그에 따른 부착명령 청구도 기각했다.

A씨는 동생이 자해하려 목에 흉기를 대자 이를 말리기 위해 손목을 붙잡고 뺏으려 했으며, 이 과정에서 손목을 놓치면서 생긴 반동으로 흉기가 동생의 목 아래를 찌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DNA 감정 결과, 이 사건 흉기의 손잡이와 칼날에서 피해자의 DNA만 검출되었을 뿐, A씨를 비롯한 다른 사람의 DNA는 검출되지 않았다"며 "객관적 과학적인 증거들이 A씨의 변소에 부합한다"고 했다.

당시 동생이 입은 상처의 크기로 봐서는 상당한 힘이 가해졌어야 하는데, 흉기를 동생으로부터 빼앗아 찔렀다는 상황에서 A씨의 DNA가 전혀 검출되지 않은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동생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감정인 역시 상처가 자력에 의한 것인지 타인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 단정하기 어렵다고 소견을 밝혔다.

동생이 흉기에 찔린 경위에 대해 처음에는 '자해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형이 찔렀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가 사건 발생 직후 곧바로 119에 신고를 한 점도 짚었다. 구급대원들에게 '동생을 빨리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살해할 의도였다면 본인이 처벌받을 것을 무릅쓰고 곧바로 119 신고를 하는 등 피해자를 구호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동생이 칼에 찔린 불의의 사고에 대처하는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친동생을 살해할 만한 동기가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다"며 "사건 당일 함께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 가기도 했으므로, 두 사람의 사이가 우발적으로라도 A씨가 살해를 결심할 만큼 나빴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이 옳다고 인정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한 대학병원 의대 교수는 항소심 촉탁을 받고 제출한 의견서에서 "상처가 자해하려던 피해자의 손을 잡아당기다가 놓치는 바람에 생겼다고 보기에는 상당히 깊다"면서도 "피해자가 칼날을 자기 목에 댄 상태로 A씨가 팔을 놓쳤다면 실제 입은 것과 같은 선상에서 상처가 생기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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