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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협박에 가족까지 표적…美 의원 255명 폭력 위협 급증

등록 2026.10.12 14:27:13수정 2026.10.12 15:30:24

가족 자택 허위 신고·폭탄 위협까지…정치인들 경호 강화

보안 지출 급증…올해 중간선거 후보들 최소 334억 지출

【워싱턴 =AP/뉴시스】 미국에서 정치인을 겨냥한 살해 협박과 가족에 대한 위협이 잇따르면서 공직자들의 신변 보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18년 1월 19일 워싱턴의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 경찰이 노란색 보안구역 출입금지 테이프를 쳐놓은 모습. 2018.01.21 

【워싱턴 =AP/뉴시스】 미국에서 정치인을 겨냥한 살해 협박과 가족에 대한 위협이 잇따르면서 공직자들의 신변 보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18년 1월 19일 워싱턴의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 경찰이 노란색 보안구역 출입금지 테이프를 쳐놓은 모습. 2018.01.21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에서 정치인을 겨냥한 살해 협박과 가족에 대한 위협이 잇따르면서 공직자들의 신변 보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부 정치인은 자택에 보안 설비를 설치하거나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가족의 안전을 우려해 정계 은퇴를 결정한 사례도 나왔다.

1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정치인과 공직자를 겨냥한 폭력 위협이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NYT가 정보공개 청구와 법원 문서, 수사기관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최소 44명의 주지사와 상·하원 의원 225명(상원 70명, 하원 185명) 이상이 폭력 위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 정부의 선거 관리 책임자들 역시 상당수가 위협에 노출됐다.

위협은 단순한 욕설이나 비난을 넘어 구체적인 살해 예고와 가족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지난 1월에는 미 의회 의원들의 음성사서함에 목을 베겠다는 협박이 남겨졌고, 한 상원의원에게는 자녀부터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위협도 전달됐다.

미시간주 민주당 소속 엘리사 슬롯킨 상원의원은 지난해 11월 다른 의원 5명과 함께 미군 장병들에게 불법적인 명령을 따를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한 뒤 집중적인 위협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의원들을 반역자로 비난한 이후 위협이 쏟아졌고, 슬롯킨 의원에게는 경찰의 24시간 경호가 배정됐다.

그러나 가족을 향한 위협까지 막지는 못했다. 누군가 슬롯킨 의원의 부모 집에 긴급 상황이 발생한 것처럼 허위 신고를 해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81세였던 부친은 암으로 투병 중이었다. 슬롯킨 의원의 형제들은 자택 앞에 별도 경호 인력을 배치했고, 일부 보좌진도 일시적으로 집을 옮겼다.

가족에 대한 위협은 정치인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지아주 공화당 소속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뒤 아들을 겨냥한 협박까지 받았다. 그린 전 의원은 가족의 안전을 우려해 의회에 남을 경우의 위험과 보상을 따져본 끝에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족에 대한 위협을 전달했지만, 대통령으로부터 "네 잘못이야, 자업자득이지"라는 답장을 받았다고 전했다.

[워싱턴(미국)=AP/뉴시스]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 2021.12.30

[워싱턴(미국)=AP/뉴시스]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 2021.12.30

위스콘신주 공화당 소속 데릭 밴 오든 하원의원도 가족을 향한 위협이 시작된 뒤 무장 경호 인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족 역시 24시간 보호를 받고 있으며, 실제로 가족의 거주지를 옮겼다고 전했다.

정책 결정에 대한 보복성 위협도 이어졌다. 인디애나주 상원 공화당 대표인 로드릭 브레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선거구 재조정안을 주 상원이 거부한 뒤 폭탄 위협과 살해 협박을 받았다. 그의 사무실과 자택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브레이는 일상적인 이동 경로를 바꾸고 가족에게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위협은 정치인 개인의 생활도 바꿔놓았다. 일부 공직자는 자택에 감시 카메라와 방호 시설을 설치하고 개인 정보를 인터넷에서 삭제했다. 외부 유세를 줄이거나 행사장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하는 등 선거 운동 방식도 달라졌다. 콜로라도주의 한 공화당 소속 선거 관리 책임자는 임신 사실이 알려진 뒤 자신과 태아를 겨냥한 협박을 받았다.

이 같은 위협은 보안 비용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선거자금 기록에 따르면 연방 공직 후보들이 2017~2018년 선거 주기에 보안 관련 항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약 600만 달러(약 80억원)였다. 반면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8월 1일까지 최소 2500만 달러(약 334억원)가 지출됐다. 정치인들이 개인 자금으로 부담한 보안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NYT는 익명 온라인 계정과 정치적 양극화, 위협을 가한 사람을 추적하기 어려운 현실 등이 폭력 위협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위협 규모도 과소 집계됐을 가능성이 있다. 보안 문제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주법과 기관별 정보 공개 규정 때문에 모든 사례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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