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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는 어쩌다 영끌 세대가 되었는가?

등록 2023.03.30 16:24:29수정 2023.03.31 10: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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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세습 자본주의 세대'. (사진=인물과사상사 제공) 2023.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세습 자본주의 세대'. (사진=인물과사상사 제공)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88만원 세대는 어쩌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세대가 되었는가?"

언론인 고재석은 책 '세습 자본주의 세대'(인물과사상사)에서 1980년대생들이 경험한 한국 자본주의의 축복과 고통을 밝혔다.

1986년생인 저자는 1980년대생에 대해 한국 자본주의의 민낯을 처절하게 경험했다고 진단한다. 계층 사다리를 잃은 세대, 결혼을 못하는 세대, 결혼과 부동산 시장의 패자 등으로 불리며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것을 성인이 되고 나서 깨달았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1980년대생이 살아온 한국 사회는 기회가 줄어든 사회다. 이들은 노동시장에서 전사가 되어야만 했다. 2007년 처음 등장한 용어 '88만원 세대'는 이른바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5%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이 월평균 임금 88만원의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가 담긴 조어다.

그는 경제성장이 막혀버린 한국 자본주의의 우울한 민낯을 파헤쳤다. 1980년대생은 '비정규직 공화국'의 출발점에 선 세대다. 이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할 시점부터 비정규직 규모가 급증했다. 국내 비정규직 규모는 2003년 462만명에서 2004년 540만명으로 급증했다. 2005년과 2006년에 각각 546만명, 2007년 573만명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기간제 및 파견근로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비정규직 보호법'이 2007년 시행된 이후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다. 2011년 605만명, 2015년 630만명, 2021년 815만명으로 폭증했다. '일자리는 당연히 정규직'이라는 앞선 세대의 상식은 사라졌고, 1990년대생도 비정규직의 그늘을 물려받았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계층 사다리가 없고 경제도 더는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한국 자본주의의 미덕은 계층 사다리를 탈 기회가 출신·학벌·명예·인맥과 상관없이 꽤 많은 사람에게 주어졌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이제 노동으로 모은 종잣돈만으로 계층 이동에 성공할 수 없다. 즉, 월급을 모아 안정된 주거를 확보하는 게 불가능하다."

특히 실업과 부동산 자산 불평등, 결혼 불능 문제가 서로 얽히고 설켜 있다고 강조한다. "사다리를 잃은 30대는 결혼도 포기하는 '결혼 불능 세대'가 됐다. 이들은 '혼자가 편해서, 집값이 너무 올라서, 취업난 때문에, 배우자를 찾지 못해서'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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