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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한동훈 저격 홍준표, '한 당대표 견제-윤 우군화' 노림수

등록 2024.05.23 17:38:50수정 2024.05.23 19: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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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원칙 말하는 것…우매한 사람들 갑론을박에 방향 제시"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4.05.17.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4.05.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4·10 총선 참패 이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연일 공격하는 배경에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의 공세는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견제하고 당내 기반이 약한 홍 시장이 이른바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으로 한 전 위원장과 관계가 경색된 윤 대통령과 친윤계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 시장은 지난달 16일 윤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에서 총리직을 제안 받고 고사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만찬 후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집중공세를 펴면서 '윤-홍 연대론'까지 제기됐다.

홍 시장은 총선 선거운동 막바지부터 한 전 위원장과 친한계를 향해 쓴소리를 시작했다. 한 전 위원장이 대통령을 배제하고 후보가 아닌 본인을 부각하는 대선 놀이에 취해있다는 취지의 비판이다. 사천 논란, 윤 대통령 탈당 요구 논란이 불거지자 친한계도 난상공격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2년도 안 된 대통령을 제쳐두고 총선이 아니라 대선놀이 하면서 셀카나 찍는 선거전략으로 총선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믿었나"라며 한 전 위원장을 저격했다. 윤 대통령 탈당을 거론한 친한계에는 '난파선의 쥐새끼' 등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총선 참패 이후에는 원색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공격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 전 위원장이 메시지도 전략도 부재했다면서 '윤석열 책임론'을 부인하고 '한동훈 책임론'을 부각했다.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배신했다면서 퇴출도 주장했다.

이는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등 한 전 위원장의 선거 전략을 참패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희석하려는 친윤계와 결을 같이 하는 주장이다.

홍 시장이 윤 대통령, 친윤계와 연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당내 기반이 부족한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잡으면 차기 대선 경선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과 친윤계도 한 전 위원장의 재기가 껄끄러울 수 밖에 없어 양측의 이해가 맞는 상황이다.

그는 자신의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다. 총선을 대권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이라며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검사였고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다. 더 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된다"고 힐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선거가 참패하고 난 뒤 그걸 당의 책임이 아닌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게 되면 이 정권은 그야말로 대혼란을 초래하게 되고 범여권 전체가 수렁에 빠지게 된다"고도 주장했다.

홍 시장은 '문재인 사냥개',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한 전 위원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담당자였다는 점을 연일 부각하기도 있다. 이는 당원들에게 당시 혼란을 소환해 한 전 위원장으로 쏠리는 표심을 돌리기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하지만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견제하고 윤 대통령과 친윤계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는 정치권의 관측에 선을 긋고 있다.

홍 시장은 뉴시스에 "원칙을 말하는 것"이라며 "애초 비판거리도 안되지만 우매한 사람들이 갑론을박해서 방향 제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홍 시장의 연이은 공세에 대한 당내 피로감도 감지된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23일 뉴시스에 "홍 시장의 발언을 신경 쓰는 사람은 없다"고 일축했다.

친윤계도 홍 시장과 거리를 두고 있다.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앞서 "당이 그 발언(홍 시장 메시지)으로 인해서 당의 입장이 분란이 오고 그런 말씀들은 이제 조금 줄여주셨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박수영 의원은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 당대표 당선시 탈당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자 페이스북에 "홍 시장님, 더 빨리 나가셔도 좋다"며 "아무도 안 따라 나갈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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