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돌아보세요, 가족이여…휴먼 다큐 '사랑'

모두 4부작이다. 21일 '엄마는 멈추지 않는다'는 말기 암 투병 중에도 딸에게 사랑을 선물하기 위해 버킷리스트를 이뤄가는 미혼모 이지혜(32)씨의 이야기다. 이씨는 서른 살이던 2010년 11월 위암4기 판정을 받았다. 이미 간, 임파선, 자궁으로 전이된 3개월 시한부 삶이다. 홀로 딸을 키우느라 일과 회사에 매달렸던 이씨는 이제서야 딸과 함께 여유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모녀의 행복한 기억을 남기고자 버킷리스트를 작성한다.
22일에는 기억을 잃어가는 친정 엄마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딸의 이야기인 '우리 엄마 본동댁'이 방송된다. 주부 채승애(40)씨는 치매가 온 어머니 김종례(77)씨를 모시며 어머니를 더 이해하고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다.
28일에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스물 다섯 아들을 가슴 속에 품고 호스피스 병실 자원 봉사를 시작하는 부부의 이야기 '신동현 내사랑'이 전파를 탄다. 아들이 사망한 2008년 9월22일 8시 이후 부부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자식을 잃은 아픔 속에 살아온 신희철(57)·이명신(54) 부부는 호스피스 봉사를 하며 남은 생을 살기로 결심한다. 부부가 극한의 고통을 극복하고 가슴에 묻은 아들과 함께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다.

2006년 출발한 '사랑'은 '가정의 달'인 5월에 방송돼 왔지만 올해는 1월부터 시작된 MBC노동조합 총파업의 영향으로 방송을 반 년 가량 미루게 됐다. 방송을 기다리는 동안 1부 '엄마는 멈추지 않는다'의 주인공 이지혜씨는 세상을 떠났다.
1부와 관련, 최병륜 PD는 "가족과 이별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개인적인 궁금증 때문에 시작한 다큐"라며 "모 기업체에서 주최한 버킷리스트 공모전에서 주인공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7월 중순께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져 세상을 떠났다"며 "촬영 전부터 시한부였기 때문에 가능한 한 1부라도 빨리 방송하자고 논의를 하던 중 돌아가셨다. 살아서 방송을 봤으면 더 좋았을텐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2부와 4부를 연출한 김인수 PD는 "치매에 걸린 노인과 가족들의 사랑 이야기를 연출하고 싶었지만 실제로 가정을 방문해 보면 집안에 생기가 없는 것이 느껴졌다"며 "채승애씨 댁은 할머니를 비롯해 가족들이 모두 밝았기에 '이 집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내겐 너무 예쁜 언니'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말하면 예쁜데 청각장애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는데 언니보다 더 매력적인 동생 때문에 제작된 다큐멘터리"라고 소개했다.

최 PD는 "항상 5월 즈음에 방송됐는데 늦어져서 시청자들의 문의 전화도 많이 받았다"며 "파업에 참여한 입장에서 출연진과의 약속도 지켜야 하니 힘든 상황이었다"고 고백했다.
김 PD는 "파업 때문에 제작 기간은 길어졌지만 실제 촬영 기간은 비슷했던 것 같다. 오히려 출연진이 내가 아니면 안 찍는다고 하는 바람에 중간에 공백기가 있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누군가가' 되게 밉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밤 8시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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