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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볶음밥·스시…'한·중·일 밥상문화'

등록 2012.12.15 06:31:00수정 2016.12.28 01: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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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한·중·일 밥상문화 (김경은 지음·이가서 펴냄)  “한·중·일 동양 3국의 문화는 ‘쌀’이라는 동일한 문화의 뿌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나라마다 먹는 쌀과 밥을 짓는 방법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비빔밥이 발달한 반면 중국에서는 볶음밥이, 일본에서는 스시가 발달했다. 한국인은 자연스럽게 밥 짓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누룽지를 즐기지만 중국인은 누룽지 요리를 조리하기 위해 일부러 누룽지를 만든다.”  ashley85@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한·중·일 밥상문화 (김경은 지음·이가서 펴냄)  

 “한·중·일 동양 3국의 문화는 ‘쌀’이라는 동일한 문화의 뿌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나라마다 먹는 쌀과 밥을 짓는 방법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비빔밥이 발달한 반면 중국에서는 볶음밥이, 일본에서는 스시가 발달했다. 한국인은 자연스럽게 밥 짓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누룽지를 즐기지만 중국인은 누룽지 요리를 조리하기 위해 일부러 누룽지를 만든다.”

 음식에는 역사와 문화의 나이테가 새겨져 있고 이웃 나라와의 교류 흔적도 남아있게 마련이다. 한·중·일 3국의 음식 비교를 통해 문화적 고유성과 문화적 유전자를 탐색하는 책이 ‘한·중·일 밥상문화’다.

 한·중·일 DNA음식, 국민음식이 된 유래와 재료는 물론 음식을 대하는 그 나라 국민의 태도, 정치에 투영된 음식문화, 식생활과 습관, 미용과 보양식 등을 동원해 3국 국민성을 찾아간다. 생존이라는 보편적인 욕구가 독창적 요리로 발전해 각국 고유의 음식문화로 정착되고 이웃나라와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 등이 설명돼 있다.     

 3국의 궁중요리를 비교해 보자면 조선 왕들의 수라상은 좋은 재료를 사용한 음식이 오를지언정 소박하고 검소했다. 인간 사회에 폐단이 있으면 하늘의 경고가 따른다는 ‘천인감응론(天人感應論)’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는 곧 ‘왕도정치’의 근간으로 이어진다. 왕은 신하에게 상물림을 했고 양반은 평민에게 밥상 ‘꾸러미’를 내렸다.  

 일본에는 궁중요리라는 단어가 없다. 막부(幕府)의 우두머리인 쇼군은 ‘자신을 희생해 영지를 지키는 일’을 중시했다. 만일 사치와 영달에 관심을 보인다면 무사나 백성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음식사치란 생각도 할 수 없는 쇼군의 아침상에 오른 음식은 밥과 국, 야채 두 가지, 생선조림, 보리멸구이 등이 전부였다. 단출한 식생활 문화는 일종의 ‘생존의 미학’이었다.  

 반면 중국 요리의 상징인 ‘만한전석(滿漢全席)’에 등장하는 요리는 무려 196가지나 된다. 공자의 손님 접대 음식인 ‘공부연(孔俯宴)’에 만주족과 한족이 먹던 각 지방의 산해진미가 결합한 것이다. 404개의 최고급 은그릇에 담긴 요리가 정해진 순서에 따라 나온다. 중국에서 가장 호사로운 향연인 만한전석은 노인대접이라는 공경사상을 명분으로 한, 만주족과 한족의 통합을 위한 하나의 ‘정치쇼’이면서 ‘푸드쇼’였다.  

 일본에서 쌀과 벚꽃을 동일시하는 이유, 중국이 누룽지로 일본을 폭격한 이야기, 고추로 문화혁명을 한 마오쩌둥의 일화, 밥알을 서게 하는 가마솥의 원리, 깨지거나 이 빠진 그릇을 사용하는 중국 사람의 특성 등 재밌는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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