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층민의 분노폭발, 영화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

7월31일 나란히 개봉해 흥행성적 1, 2위를 나눠가진 크리스 에번스(32) 송강호(46) 존 허트(73) 틸다 스윈턴(53)의 SF 블록버스터 ‘설국열차’(감독 봉준호)와 하정우(35)의 스릴러 ‘더 테러 라이브’(감독 김병우)다.
‘설국열차’는 환경파괴로 갑작스럽게 빙하기에 빠져든 지구에서 난방과 식량 자급이 가능한 유일한 생존처인 열차를 배경으로 한다. 고가의 티켓을 구매하고 탑승한 앞칸 승객들이 넘치는 부를 주체하지 못해 사치와 향락에 탐닉하고 있는 반면, 간신히 무임승차한 꼬리칸 승객들은 추위만 면했을 뿐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 받지 못한 채 앞칸 승객들에 의해 억압받고 착취당한다. 17년 짓눌려온 꼬리칸 승객들은 젊은 지도자 ‘커티스’(크리스 에번스)를 중심으로 반란을 일으켜 앞칸으로 돌진한다.
‘더 테러 라이브’는 서울 한강 마포대교 폭탄 테러라는 최악의 재난 사태를 배경으로 뉴스 앵커가 신원 미상의 테러범과의 전화 통화를 독점 생중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테러범은 자신이 과거 마포대교 확장공사장에서 일한 인부로 당시 현장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에서 수많은 인부들이 죽었으나 제대로 된 피해 보상을 받지 못했다면서 보상금 21억원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다.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제2의 테러를 일으키겠다고 협박한다.
두 영화는 SF 액션, 스릴러로 장르도 다르고 가상의 미래, 기차 속과 현재, 대한민국 서울이라는 시공간적 배경도 다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분노를 다룬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설국열차’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라는 철저한 계급사회 속 못 가진 자의 분노, ‘더 테러 라이브’는 ‘법’이라는 허울에 의해 침묵을 강요 받는 사회적 약자의 분노를 각기 ‘반란’과 ‘테러’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표출시키고 있다.
민주노동당 당적을 보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를 해온 봉 감독은 ‘설국열차’가 “노골적으로 정치적 영화”라고 확인한 반면, 김 감독은 “사회적 메시지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쪽으로만 부각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선을 그어 차이를 보였다.
‘설국열차’는 순제작비 450억원에 ‘괴물’(2006)로 1300만 관객을 모은 스타 감독 봉준호(44)의 연출에 할리우드 스타들까지 대거 포진시켰다.
반면 순제작비 36억원인 ‘더 테러 라이브’는 신예 김병우(33) 감독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하정우의 사실상 원맨쇼이고, 잠시 등장하는 조연 이경영(53) 외에는 거의 무명, 신인 배우들이 출연했다.
‘설국열차’는 CJ E&M 영화부문 투자 배급작, ‘더 테러 라이브’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투자 배급작으로 둘 다 대기업의 돈이 들어갔다는 것만 제외하면 ‘설국열차’는 ‘가진 영화’, ‘더 테러 라이브’는 ‘못 가진 영화’다. 가진 영화 대 못 가진 영화의 대결도 영화 속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결 못잖게 주목할 만하다. 일단 첫날은 가진 영화가 못 가진 영화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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