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베네수 석유 구상…고비용·고위험에 "현실성 없다"
전문가들 "수십억 달러 투자해도 성과는 10년 이후"
세계 최대 매장량에도 정치·법적 불확실성에 미 석유기업들 투자 신중
![[팜비치=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CNN, A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약 3030억 배럴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해 전 세계 매장량의 약 1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 국가다. 다만 미국의 대형 석유 기업들을 중심으로 석유 산업을 재건하더라도 수익보다 위험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1.05.](https://img1.newsis.com/2026/01/05/NISI20260105_0000898680_web.jpg?rnd=20260105104554)
[팜비치=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CNN, A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약 3030억 배럴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해 전 세계 매장량의 약 1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 국가다. 다만 미국의 대형 석유 기업들을 중심으로 석유 산업을 재건하더라도 수익보다 위험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1.05.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뒤 '석유 이권'을 강조하며 베네수엘라의 방대한 석유 매장량 활용을 공언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수십억 달러의 막대한 비용이 들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최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작업이라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4일(현지 시간) CNN, A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약 3030억 배럴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해 전 세계 매장량의 약 1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 국가다. 다만 미국의 대형 석유 기업들을 중심으로 석유 산업을 재건하더라도 수익보다 위험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은 2000년대 초반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11월 하루 약 86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이는 10년 전 생산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부패와 관리 부실, 미국의 경제 제재가 겹치면서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은 1999년 하루 350만 배럴에서 현재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사실상 붕괴된 석유 인프라를 재건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내용은 물론 전문가들의 추산에 따르면, 이는 수십억 달러 이상이 드는 대규모 사업이다.
라이스대 라틴아메리카 에너지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프란시스코 모날디는 "베네수엘라가 현재 하루 100만 배럴 수준의 생산량에서 400만 배럴로 늘리기 위해서는 약 10년과 약 1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추정치"라고 말했다.
게다가 현재 국제 유가는 이러한 투자를 쉽게 결정할 만큼 높은 수준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중질유 비중이 높아 정제 과정 자체에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
베네수엘라 석유 이권 구상…정치·법적 불확실성에 가로막혀
![[카라카스=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CNN, A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약 3030억 배럴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해 전 세계 매장량의 약 1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 국가다. 다만 미국의 대형 석유 기업들을 중심으로 석유 산업을 재건하더라도 수익보다 위험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4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지지자가 마두로 대통령을 형상화한 인형 ‘슈퍼 비고테'(콧수염)를 들고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2026.01.05.](https://img1.newsis.com/2026/01/05/NISI20260105_0000897777_web.jpg?rnd=20260105080418)
[카라카스=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CNN, A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약 3030억 배럴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해 전 세계 매장량의 약 1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 국가다. 다만 미국의 대형 석유 기업들을 중심으로 석유 산업을 재건하더라도 수익보다 위험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4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지지자가 마두로 대통령을 형상화한 인형 ‘슈퍼 비고테'(콧수염)를 들고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2026.01.05.
더 큰 문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정부가 계약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실제로 2007년 우고 차베스 당시 대통령은 석유 생산의 상당 부분을 국유화하며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 주요 기업들을 사실상 몰아냈다.
모날디는 "문제는 단지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적 안정성과 계약 조건에 대한 명확한 전망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외국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도록 만들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 플랫폼 클레르의 수석 원자재 애널리스트인 호마윤 팔락샤히 역시 베네수엘라에서 시추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정부와의 공식 합의가 필요하지만, 이는 마두로 대통령의 후임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업들은 향후 베네수엘라 정부의 안정성에 수십억 달러를 걸어야 하는 도박에 나서는 셈"이라며 "정치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해도 이 과정은 수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법적 문제도 제기된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 관료를 지낸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 매슈 왁스먼은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누가 실제로 소유하고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며 "점령 군대는 다른 국가의 자원을 취해 스스로를 부유하게 할 수 없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해당 자원을 정당하게 보유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석유 이권' 구상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닐 시어링은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너무 많고, 실제 변화가 나타나기까지의 시간표가 지나치게 길다"며 "2026년 유가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어링은 이어 베네수엘라가 하루 약 300만 배럴 수준의 과거 생산량을 회복하더라도 세계 상위 10대 산유국에는 들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으로서 이미 생산량이 시장에 반영돼 있고, 현재 글로벌 석유 시장에는 공급 과잉이 존재해 유가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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