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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베트남 전후 40년만에 깜라인만 복귀?

등록 2016.05.21 01:42:31수정 2016.12.28 17: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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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주한 베트남인들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 중화인민공화국대사관 인근에서 남중국해 황사군도(파라셀 제도)와 쯔엉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지역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03.27.  taehoonlim@new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주한 베트남인들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 중화인민공화국대사관 인근에서 남중국해 황사군도(파라셀 제도)와 쯔엉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지역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03.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국제 외교 무대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40여 년 만에 미군이 다시 베트남으로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베트남을 공격하는 적군으로서가 아니라 중국의 위협에 공동 대처하는 우방의 입장으로서다.

 뉴욕타임스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미 해군의 깜라인 만 이용과 베트남에 대한 무기수출 엠바고(금수) 해제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3~25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한다.

 ◇ 베트남 사람들 “중국 견제” 위해 미국과 손잡기 원해

 NYT는 베트남 전쟁 40년 만에 한때 적국이었던 미국을 바라보는 베트남 사람들의 시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전했다. NYT는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이웃 강대국인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베트남 사람들 사이엔 미국과 손을 잡고 싶어 하는 정서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미국이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북베트남 군인으로 미군과 싸웠다는 보 반 타오(63)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페이스북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통해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어떤 이는 민주주의를 원한다고 했다. 나는 미국이 깜라인 만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올렸다. 그랬더니 많은 사람들이 내 의견에 동조를 해 주었다”라고 말했다.

 타오는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난사군도)에 활주로를 건설하는 것을 보면서 베트남 사람들은 매우 분개하고 있다. 거기서 베트남 사이공까지 폭격을 하러 오는 데는 불과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베트남 사람들에겐 끔찍한 원수였다. 세계 최강국 미국을 상대로 한 베트남 전쟁(1960~1975년)을 치르는 동안 북베트남 정규군 110만여 명,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 게릴라 22만여 명이 죽었다. 무차별 폭격과 학살로 인해 민간인 사망자 150만여 명, 부상자 300백만여 명이 발생했다. 미군 사망자 수도 5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두 나라는 종전 20년 되던 해인 1995년 단절됐던 외교 관계를 정상화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2000년 11월 국가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6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참석 차 베트남을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 전쟁 종전 후 이 나라를 방문하는 세 번째 미국대통령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오바마 방문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은 미국 정부가 과연 베트남에 대한 무기 엠바고 조치에 대한 해제 여부다.

 ◇ 깜라인만 이용-무기수출 엠바고 해제 맞교환 가능성

 베트남 정부는 오래 전부터 무기수출 엠바고 해제를 요청하고 있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베트남은 부쩍 국방력 강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은 무기수출 엠바고 해제를 조건으로 미국의 깜라인만 사용을 허용하는 협상카드를 제시할 수도 있다.

 반면 미국은 지난 여러 해 동안 베트남 무기수출 엠바고 해제의 전제 조건으로 베트남의 인권개선을 요구했다. 언론의 자유를 보다 확대하고 정치범들을 석방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노이=AP/뉴시스】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베트남의 새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쩐 다이 꽝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16.4.3

【하노이=AP/뉴시스】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베트남의 새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쩐 다이 꽝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16.4.3

 그러나 최근 다른 모든 문제들을 제쳐두고 두 나라를 한층 가깝게 만들어주는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스프래틀리군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영유권 다툼이다. 이를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는 베트남에 대한 무기수출 엠바고 해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베트남 역시 남중국해에서 점증하는 중국의 힘에 위협을 느낀 나머지 미국의 깜라인만 사용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슈턴 B.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 달 상원 청문회에서 베트남 무기수출 엠바고 해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중국과 베트남은 같은 공산주의 이념을 내세우고 있는 나라다. 그러나 두 나라는 1970년대와 1980년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충돌을 빚고 있다. 1979년 2월 중국 국경수비대가 국경을 넘어 베트남령에 침공함으로써 두 나라는 20여 일간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베트남과 중국 간 관계는 2014년 중국이 파라셀 제도에서 석유시추작업을 시작하면서 악화되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중국 석유시추선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은 호위 선박과 전투기까지 동원하며 시추 작업을 계속했다. 최근 중국은 파라셀 제도에 인공 섬을 건설해 미사일과 전투기를 배치하는 등 실효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

 ◇ 깜라인만은 동남아 최고의 전략기지

  미국의 입장에서는 깜라인만 재입성은 아주 자극적인 유혹이다. 남중국해에서 힘자랑을 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 기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으로는 필리핀, 서로는 베트남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기지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깜라인만은 국제적 갈등의 진앙으로 부상하고 있는 남중국해까지 320㎞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동남아 최고의 천연 요새일 뿐 아니라 수심이 깊어 전략적 가치도 매우 높은 곳으로 꼽히고 있다.

 아직까지는 러시아가 깜라인만 사용에 대한 특권을 지니고 있다. 러시아는 괌 상공을 비행하는 정찰기의 공중급유기의 기지로 깜라인만을 사용하고 있다.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Asia-Pacific Center for Security Studies)의 베트남 전문가인 알렉산더 부빙은 “만일 미국이 깜라인만에 다시 들어올 수 있다면 중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데 아주 유용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남중국해에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미국이 그곳에 닿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중국은 훨씬 먼저 도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외국과의 동맹을 피하고 있다. 외국기지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깜라인만도 미국의 독점 사용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일본 선박들이 올해 외국 선박으로서는 깜라인만을 처음 사용했다.

 최근 베트남을 방문했던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정부가 깜라인만에서 기지 건설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베트남 정부에게 분명히 밝혔다.

【하노이=신화/뉴시스】베트남 국회 역사상 최초로 여성 국회의장에 선출된 응웬 티 킴 응안이 31일 하노이 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6.03.31

【하노이=신화/뉴시스】베트남 국회 역사상 최초로 여성 국회의장에 선출된 응웬 티 킴 응안이 31일 하노이 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6.03.31

◇ 보수적인 베트남 군부 설득이 과제

  그러나 미국의 깜라인만 재입성까지 가는 길에는 아직도 많은 장애물들이 놓여있다. 보수적인 베트남 군부 일각에서는 오바마 행정부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관계개선을 빌미로 베트남에 다당제 민주주의를 이식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부빙은 “베트남 군부의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기 엠바고를 해제함으로써 먼저 선의를 입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베트남과 좀 더 밀접한 군사협력 관계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주면 깜라인만으로 가는 길도 열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 무기수출 엠바고 해제해도 미 방산업체 당장 이득 어려워

 NYT는 무기수출 엠바고를 해제한다고 하더라도 미국 방산 업체들이 당장 그 과실을 챙기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4년 미국이 베트남에 대해 해상방위용 비살상무기(nonlethal equipment) 엠바고를 해제했지만 베트남은 정작 미국의 장비를 구입하지 않았다. 미국 방산업체들은 베트남에 해안 레이더 시스템 장비 하나도 팔지를 못했던 것이다.

 베트남은 오랜 동안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수입해왔다. 하루아침에 수입선을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바꾸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베트남은 러시아 일변도의 무기 구입을 다변화하고 싶어 한다. 베트남은 무기 구입선을 이스라엘 쪽으로 돌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트남은 러시아제 잠수함 승무원에 대한 훈련은 인도를 통해서 하고 있다.

 지난 주 베트남 국방관리들은 하노이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보잉과 록히드마틴 등 미국의 방산업체 관계자들을 만났다.  필라델피아 소재의 통신장비 공급업체인 EDI-USA의 해외 영업 담당 국장인 크리스토퍼 W. TM페두(Christopher W. Sfedu)는 베트남 관리들과 만난 뒤 베트남 군이 구입을 원하는 리스트들의 최상단에는 통신 소프트웨어가 자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 베트남 인권문제도 개선 조짐

 그러나 베트남의 인권 문제는 보다 복잡하다. 국제인권기구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베트남의 인권이 세계적으로 꼽힐 만큼 열악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베트남은 아직도 100명 이상의 정치범을 가둬놓고 있다. 변호사나 블로거 등은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감옥 신세를 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베트남의 인권 상황이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 한 명이 석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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