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의 '먹이사슬'②]산은 자회사 '대우조선·STX조선'사외이사…절반 이상 '낙하산'

【서울=뉴시스】정필재 기자 =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은 118개에 달하는 산업은행 자회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곳들이다. 산은은 이 두 곳의 주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이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경향신문에 산은 자회사 인사의 3분의 2는 청와대와 금융당국이 가져갔다며 이들 회사들이 사실상 낙하산 천국이었다고 폭로한 가운데, 실제 두 회사가 채권단 관리를 받은 이후 사외이사 자리의 절반 이상은 낙하산 인사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STX의 경우 채권단 관리를 받은 이후 사외이사 자리의 절반 이상을 낙하산 인사로 채웠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15년간 30명의 사외이사 중 18명의 인물이 낙하산으로 지목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이 2010년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전 산업은행 총재와 부행장, 수출입은행 부행장, 금융감독원 국장 등 4명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2010년 이후 STX조선의 사외이사는 모두 8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이 낙하산인 셈이다.
사외이사란 대주주가 기업 권력을 장악해 남용하는 것을 막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게 하기 위해 선임된 외부 인사다.
결국 STX조선은 5년만에 채권단의 손을 떠나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대우조선 역시 2000년 산은이 41%의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선 이후 낙하산 사외이사가 줄을 이었다.
대우조선은 15년 간 모두 30명의 사외이사를 뒀고 이 가운데 전 청와대 대변인과 전 산은 총재, 새누리당 의원 등 18명의 낙하산 인사가 자리를 꿰찼다.
또 산은 부총재 출신, 국정원 출신 등 60명의 인사에 대해 자문역과 고문역 등의 직책을 주고 평균 8800만원의 급여와 고급 차량, 자녀 학자금 등을 제공했다.
회계를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산은 부행장 출신의 인사가 차지했다.
대우조선은 2006년이후 지난해까지 10년동안 조선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광고·접대비로 모두 647억4837만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결국 대우조선은 쌓였던 부실이 한 번에 터졌다. 이 여파로 산은은 지난해 2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했고 국책은행 등은 앞으로 4조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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