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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유명배우 다이이런, 배역에서 잘려…대만독립 지지의혹

등록 2016.07.19 18:54:45수정 2016.12.28 17: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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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대만의 유명 배우 겸 감독이 ‘대만 독립’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배역에서 잘리는 수모를 당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화 ‘다른 사랑은 없어’에 출연한 대만의 다이리런(戴立忍)이 지난 주 '배역‘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 영화는 대만의 여류 감독인 자오 웨이(趙薇)의 두 번째 영화다. 자오웨이는 중국 청조를 다룬 ‘황제의 딸’ 로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배우 겸 감독이다. 

 이 영화는 지난 6월 말 촬영을 모두 마쳤으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는 중국 최대의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알라바바 픽처스 등이 제작을 지원해왔다.

 영화를 원점에서 다시 촬영할지, 그의 촬영분만 빼고 다시 제작할지,아니면 그의 출연분이 모두 편집되는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이리런의 수난은 대만의 한 온라인 매체의 보도가 발단이 됐다. 이 매체는 수주 전 그가 대만 독립은 물론, 중국 정부가 활동을 금지한 파룬공에 대해서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그가 지난 2014년 시진핑 정부가 불쾌하게 여기는 정치·사회운동에도 적극 가담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 대한 공격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12일 중국과 필리핀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필리핀 승소 판결을 내린 직후 터져 나왔다. 중국내 민족주의 열기가 정점에 달한 상황에서 불거진 것이다. 대만의 소셜 미디어들은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이번 판결을 놓고 '민족감정‘의 밑바닥을 건드렸다“며 비판했다. 

  대만의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사태를 제2의 문화혁명에 비유하며 온라인 폭력을 비판했다. 또 다이이런을 공격하는 이들을 ‘홍위병’에 빗대며 무익한 비판을 더이상 하지말 것을 촉구했다. 한 네티즌은 “영화가 볼만한 가치가 있는 지는 출연 배우의 대만 독립 지지나 약물 복용 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스타들이 정치적 소신을 표명한 뒤 중국에 사과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의 걸그룹 트와이스에서 활동하는 16세 대만 소녀 쯔위도 올해 초 대만 국기를 든 채 방송에 출연했다가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공개 사과하는 등 된서리를 맞았다. 중국의 영화규제 당국은 자국법을 위반한 배우들이 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이이런은  이에 대해 웨이보를 통해 대만 독립을 지지한 사실이 없다면서도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자오 웨이 감독도 “국익은 모든 것을 초월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네티즌들은 소신을 철회한 다이이런에 대해 “부끄럽다”면서 색깔을 좀 더 분명히 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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