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직권남용 잇단 무죄…사법농단 재판 '가시밭길' 예고
이명박·김기춘·최경환, 직권남용 혐의 무죄
'사법농단' 행정처 직무권한 포함 여부 쟁점
"잘못된 결과 명확하게 드러내야 인정될 듯"
"'독립된 재판부'라 직권남용 인정 더 어려워"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8.06.01. [email protected]
이 사건 수사에서 주요하게 적용이 검토되고 있는 혐의가 직권남용인 만큼 향후 검찰 수사 및 재판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다스 미국 소송 지원을 지시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렸다.
같은 날 다른 재판부도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보수단체 지원을 검토하도록 실무진들에게 지시한 범죄사실에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무죄 판단은 이들 행위가 '직무 권한'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내려졌다.
같은 날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의 중소기업진흥공단 채용 외압 의혹 사건엔 "채용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직권남용 혐의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이처럼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엄격한 판단이 내려지자 법조계에서는 압수수색 영장이 무더기 기각되고 있는 사법농단 수사뿐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도 유죄 입증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검찰은 청와대 요청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 농단 사건 법리 검토를 해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독립된 사법부가 청와대 요구에 따라 문건을 작성한 만큼 이를 지시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직권을 남용했다는 판단이다.
임 전 차장 측은 사건 검토 또는 법률자문이 아니라 법무비서관실 협조 요청에 따라 업무 협조 차원에서 전달한 단순 법리모음집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검찰은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런 해명 자체가 "수사에 도움을 주는 자백에 가까운 주장 일뿐"이라고 반박한다.
검찰은 이 외에도 법관 사찰, 재판 거래 등 이 사건 과정에서 제기된 다수 의혹과 관련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당시 행정처 수뇌부에 직권남용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직권남용 입증이 쉽지 않은 일이 될 거라고 입을 모은다.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한 사례가 드물고, 독립된 재판부로 운영되는 사법부의 경우 이 혐의 인정이 다른 조직에 비해 더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각 독립된 재판부로 운영되는 사법부는 그렇지 않은 행정부보다 직권남용죄 인정이 더 어려울 것"이라며 "독립된 재판부가 아니라 행정처 권한 남용에 따라 개별 재판 결과가 달라졌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고, 독립된 재판부가 아닌 양 전 대법원장에게 이런 권한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대법원장의 광범위한 권한을 고려할 때 상고법원 등 추진을 위해 직무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면서도 "검찰이 권한 남용으로 발생한 '잘못된 결과물'을 어느 수준까지 찾아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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