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대통령, 탄핵투표 앞두고 "코로나방역에 단결" 호소
마르틴 비스카라대통령, 9일 의회연설 뇌물비리 부인
"지금은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할 때" 자제 요청
의원 130명중 87명 찬성하면 탄핵
![[리마=AP/뉴시스]21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 외곽의 누에바 에스페란자에 있는 한 무료 급식소 주변에서 주민들이 음식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페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76만8895명, 사망자는 3만1369명으로 집계됐다. 2020.09.22.](https://img1.newsis.com/2020/09/22/NISI20200922_0016703119_web.jpg?rnd=20200922103331)
[리마=AP/뉴시스]21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 외곽의 누에바 에스페란자에 있는 한 무료 급식소 주변에서 주민들이 음식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페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76만8895명, 사망자는 3만1369명으로 집계됐다. 2020.09.22.
AP통신 등에 따르면 비스카라 대통령은 안데스산맥 위를 날아가는 독수리 문양이 그려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의사당에 도착, 자신은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의원들을 향해 " 역사와 페루 국민이 우리 결정을 심판하게 될 것"이라며 자제를 요구했다.
의회의 대통령 탄핵에는 전체의석 130명 가운데 8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투표 결과는 현지시간으로 빠르면 9일 밤 (한국시간 10일 오전)에 나올 수도 있다.
남미에서 코로나19 인구대비 사망자가 가장 많고 피해 상황이 심각한 나라인 페루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혼란에까지 빠져 있다. 벌써 두 달도 못되는 기간 중에 의회가 두 번째로 대통령 탄핵에 나서고 있지만, 국민에게 인기가 높은 비스카라 대통령은 의회 내에서 그를 지지하는 정당이 하나도 없는 취약한 대통령이다.
이번 탄핵안의 주요 골자는 그가 페루 남부의 인구 18만명에 불과한 작은 주(州) 모케과 주지사 시절에 2건의 관급공사 수주의 댓가로 건설업자들에게 63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이다.
이 비리혐의는 다른 공사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문제의 건설업자들이 형량을 줄여달라며 검찰에 제보한 내용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의석에서 간간히 야유의 고함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비스카라 대통령은 문제의 건설 비리가 권력이 개입할 성격의 것들이 아니며 여러 단계의 승인 과정과 각각의 책임자가 인허해야 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 공사중 한 개는 관개시설이며 다른 하나는 병원 건설이다.
비스카라는 "그 공사의 결정은 가장 훌륭한 기술을 선정 기준으로 했고 아무도 반대하거나 그 일로 주머니돈을 불린 사람은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코로나 감염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대통령까지 아직 수사중인 용의자들의 말만 믿고 축출한다면 국가적으로 큰 재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루에서는 국회의원들이 "도덕적 결함" 따위 애매모호한 이유로 대통령을 일개 도시의 시장 보다 더 쉽게 쫓아낼 수 있는 것이 문제라고 그는 말했다.
"그것이 페루의 정부와 제도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을 증가시키고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파탄을 초래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페루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이 가장 심각한 나라 중의 하나이다. 인구 3200만명인 이 나라에서 확진자가 이미 92만2333명, 사망자가 최소 3만4879명에 이르렀다.
이처럼 감염율과 사망률이 모두 높은 것은 공공보건분야의 투자 부족, 빈곤, 관료들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제대로 진단검사조차 하지 않고 집단면역을 시도한다며 성급하게 항체 검사등에 시간을 낭비한 뼈아픈 실책 등이 이유로 손꼽힌다.
비스카라는 전임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대통령이 브라질 건설회사 오데브레히트의 뇌물사건과 연루되어 사퇴한 뒤 2018년에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그는 부패척결을 최고의 사명으로 삼았고, 페루에서는 최근 수십년간 가장 인기 높은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주 의회와 불화를 일으켰으며 지난 해에는 의원 여러 명을 해임시키는 등 국민들의 갈채 속에서 비리 정치인의 숙청을 너무 성급하게 추진했다. 또 사법개혁을 한다면서 선거과정에서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들을 투옥하고 법관 선출과정도 개선하는 등으로 기존 세력의 큰 반발을 샀다.
정치평론가 알론스 카르데나스는 비스카라 대통령이 잇따라 탄핵 대상에 오르고 있는 것은 페루의 정치 시스템의 취약성을 보여주며, 다수당이 없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개인적인 이득이나 이념에 따라서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스카라의 전임 대통령도 여러 차례 탄핵 심판에 직면한 적이 있다.
비스카라는 9월에도 리차드 스윙이란 무명가수에게 문화부에서 5만달러라는 미심쩍은 고액 계약을 해주었다는 이유로 탄핵투표에 부쳐졌지만 그는 이와 무관함을 주장했다. 의원들 역시 탄핵사유는 안된다며 수사를 계속하라는 선에서 끝이났다.
이번 탄핵 투표 역시 결과는 불확실하다. 여러 명의 의원들이 9일 연단에 올라 탄핵의 필요성에 대해 열렬한 연설을 하면서 마스크를 벗고 마이크를 향해 고함을 치거나 대통령은 거짓말쟁이라고 외쳤다. 어떤 의원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잘못했다며 국민에게 사죄하라는 등 다양하고 어수선한 단죄가 계속되었다.
페루의 국내총생산(GDP)는 올해 12%감소할 것으로 발표되어 남미 지역 최악의 경제난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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