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초입에 있다" VS "20년 후에나"…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 논란에 韓 학자들 의견은
젠슨 황 상용화 시점 발언으로 '양자컴 상용화' 논쟁 불거져
황 CEO '20년' 회의적 전망 VS MS "1년 내 개발 속도 붙을 것"
韓 전문가들 "특정 분야서 혁신 우선 나타낼 것…준비해야"
![[서울=뉴시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민관군 양자정보협의회 출범식' 에 참석해 퀀텀코리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시관에서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로부터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4.06.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6/27/NISI20240627_0020395843_web.jpg?rnd=20240627163907)
[서울=뉴시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민관군 양자정보협의회 출범식' 에 참석해 퀀텀코리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시관에서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로부터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4.06.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최은수 기자 = "올해는 양자컴퓨터 준비의 해로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 시대의 초입에 와 있다. 향후 1년 내 양자 연구 개발이 속도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도래할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미트라 아지지라드 마이크로소프트(MS) 전략적 임무 및 기술 부문 대표는 15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양자컴퓨터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둔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의 부정적 전망이 나오 이같이 일갈한 것이다.
시발점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다.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2025에서 시장 기대와 달리 상용화 시기에 회의론을 제기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는 데 20년은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자 당장 양자컴퓨터 대장주로 꼽히는 아이온큐 주가가 39%가 하락했다.
여기에 메타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내가 아는 바로는 양자컴퓨터가 유용한 패러다임이 되기까지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게 많은 사람의 생각"이라고 동조하면서 관련 주들이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올 초 50달러가 넘어갔던 아이온큐 주가는 한 때 27.86달러까지 급락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양자컴퓨터 관련 기업인 디웨이브 퀀텀 CEO는 "젠슨 황의 주장은 완전히 틀렸다"고 반박했다. 아이온큐 공동창업자인 김정상 듀크대 교수는 "30년 뒤 시총 3조 달러 양자컴퓨팅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며 황 CEO의 발언에 에둘러 각주를 달았다.
그러다 미트라 아지지라드 MS 전략적 임무 및 기술 부문 대표가 나서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관련주들의 주가가 다시 수십%씩 상승했다. 거물급 IT인사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 관련 주가가 요동치고 있는 셈이다.
양자컴퓨터는 양자과학기술 중 핵심으로 꼽힌다. 양자역학의 원리를 정보처리에 적용한 것으로, 기존 컴퓨터 기술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미래 컴퓨터 기술이다. 최근 구글이 지난해 12월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10의 24제곱)년에 걸쳐 풀 문제를 양자컴퓨터가 5분 만에 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양자컴퓨터의 우수성을 알렸다. 특히 항공·우주, AI, 금융, 보안 등 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전문가들은 상용화 시점을 둔 시각차는 있을 수 있지만 양자컴퓨터가 미래 혁신 기술이 될 것이란 데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완 고등과학원 양자우주연구센터 석좌교수 또한 “상용화는 어떤 데 가치를 두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며 최근 연세대학교가 IBM 컴퓨터를 도입한 사례를 들었다.
김 교수는 “IBM은 양자컴퓨터를 연세대에 판매했고, IBM 양자컴퓨터를 구매했다. 이를 신약개발후보물질 발굴에 사용하려고 한다. 단순히 연구에만 쓰인다고 해서 상용화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며 “과거 컴퓨터가 개발됐을 초기만 해도 엄청난 크기에 연구용으로 사용했던 것들이 점차 발전하면서 개인 노트북이 됐듯 ‘보편화’ 시점을 두고 서로 견해를 보이는 것이지 양자컴퓨터가 혁신적인 기술이라는 데에는 모두 의견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자컴퓨터 자체 하드웨어(HW)의 개발은 크게 멀지 않은 시간 내 이뤄질 수 있다”며 “다만 양자컴퓨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가 완벽하게 잡히는 때는 멀 수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시각차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양자정보연구단장은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이 기업마다 다르게 예측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러한 논쟁 자체는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긍정적인 현상”이고 평가했다.
다만 “기존에 어려웠던 계산을 해내는 등 양자컴퓨터가 특수한 목적에만 사용되는 것도 굉장히 파급력이 있다. 이 역시 체감할 만한 상용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의 상용화는 10년 안팎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만큼 주도권 경쟁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은 "양자컴퓨터가 주목을 받으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도권을 갖기 위한 의도도 내포돼 있을 것”이라며 “다만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를 대체하는 시점이라고 본다면 실제 20년 뒤가 될 수 있지만 양자컴퓨터 기술로 생산성에 기여하는 시점은 10년 이내가 될 것"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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