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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출범…삼성전자·SK하닉. 중국 사업 방향은?

등록 2025.01.20 13: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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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자국 우선주의' 본격화…韓 반도체 악재 우려

관세 장벽 높아지고, 첨단 설비 업그레이도 제동 걸릴 듯

삼성·SK하닉, 中 생산 비중 높아…향후 전략 변화에 관심

[서울=뉴시스]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서울=뉴시스]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맞아 향후 중국 사업을 어떻게 조율할 지 주목된다.

이전 바이든 행정부는 우방국과 협력해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을 유도했다면, 트럼프는 통상 정책을 강화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수밖에 없게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국 사업의 리스크가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이후 대중국 경제 조치는 이전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한층 고도화할 전망이다.

당장 관세 장벽이 높아질 조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선거 기간 중 모든 수입품에 대해 보편 관세 10~20%,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취임 당일 멕시코 및 캐나다의 모든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관세 부과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내 가격을 더 높이는 원인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고율의 관세를 내야 해 미국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 40%, 낸드 20%를 생산한다.

미국이 국가안보나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301조를 중국산 제품에 적용할 우려도 크다.

이렇게 되면 관세를 넘어 중국산 메모리의 미국 수입이 더욱 제한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생산한 메모리의 새로운 수요 발굴이 절실하다.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우시 캠퍼스(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우시 캠퍼스(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첨단 반도체 성장 저해…설비 업그레이드 제동

미국의 제재는 중장기적으로 중국산 반도체 산업 성장을 지연시킬 가능성도 크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 2022년 10월부터 미국 기업이 중국에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은 현재 미국 상무부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허가 받아 장비 반입을 허용받고 있다.

하지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일부 품목은 여전히 반입이 통제된다. 이에 양사는 중국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비 업그레이드에 더 어려움이 커진 상태다.

트럼프 정부의 경우 우방국 눈치조차 보지 않고, 중국 압박을 위해 독자적인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 2기 내내 규제 완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 들어 중국 시장에 적용되는 반도체 규제 범위를 '7나노 이하'에서 '10나노 중반 수준'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바이든 정부에서 결정된 미국 생산시설 보조금을 받을 경우 중국 신규 투자 '가드레일' 조항에 걸릴 수 있다. 그만큼 중국 내 첨단 메모리 생산 계획은 더욱 난관이 불가피하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024년 11월1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제안한 관세로 인한 미국인들의 기술제품 구매력이 최대 1430억 달러(208조1365억원)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미 소비자기술협회(CTA)가 5일(현지시각) 경고했다. 2025.01.06.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024년 11월1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제안한 관세로 인한 미국인들의 기술제품 구매력이 최대 1430억 달러(208조1365억원)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미 소비자기술협회(CTA)가 5일(현지시각) 경고했다. 2025.01.06.

점진 철수 가능성도…투자금액 커 고심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생산 비중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이탈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IBM이 중국 내 연구개발(R&D) 부서를 없앴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을 전면 폐쇄했다.

SK하이닉스도 2025년 3월 경기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 첫 번째 공장 건축공사를 시작하고, 2026년에는 삼성전자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기반 조성 공사에도 착수한다.

다만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된 만큼 중국 사업 철수는 쉽지 않은 상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으로 그동안 30조원 이상이 현지 생산시설에 투입됐다. SK하이닉스도 2006년부터 우시 C2팹에서 D램을 생산해 왔고, 인텔이 운영하던 2020년 다롄 낸드 공장을 인수했다. 마찬가지로 35조원 이상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재집권이 불러올 수 있는 부정적 파급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중국 견제 조치로 인해 의도치 않은 역효과가 나오지 않도록 미국 행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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