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과 韓 철강 90만원→110만원…美서 경쟁력 있나?
미국산과 가격 경쟁에서 밀릴 것으로 전망
철강업계 "특수 제품과 현지 진출이 대안"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관한 포고문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에 "예외나 면제 없다"라고 밝혔다. 2025.02.11.](https://img1.newsis.com/2025/02/11/NISI20250211_0000099501_web.jpg?rnd=20250211080950)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관한 포고문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에 "예외나 면제 없다"라고 밝혔다. 2025.02.11.
현재 무관세인 철강제품에 25% 관세를 계속 부과한다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기술력 확보와 현지 공장 진출 등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철강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 소식으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행정 명령의 구체적인 내용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무관세를 해주던 기존 '쿼터제'는 유지하면서 그 쿼터 이상 수출분에 대해 관세 25%를 부과하는 것인지, 아예 처음부터 쿼터제를 없애고 관세 25%를 부과하는 것인지 자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에 예외 없는 관세 적용을 강조해 기존 쿼터제 폐지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미국 관세 정책이 미국의 철강 산업 부흥을 위한 전략이라고 본다. 단기적으로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판매가 인상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산 철강 제품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하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철강 수요는 1억톤(지난해 상반기 5090만톤의 2배), 생산량은 2023년 기준 8140만톤이다. 한국 수출 쿼터(263만톤)은 미국 생산량의 3% 이하 수준이다.
기존에는 한국산 철강 제품이 미국산 대비 20%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이 오히려 더 비싸질 수 있다.
한국의 열연 강판 유통가는 국내에선 80만원 초반대로, 미국 수출시 90만원 대에 거래돼 왔다. 그러나 관세가 붙으면 가격이 110만원 선으로 껑충 뛴다.
업계는 미국 내 재고 물량과 가동률 상승 가능성도 악재라고 본다.
시추용 강관이나 컬러강판 등 한국에 특화된 제품 생산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는 말도 들린다. 미국 대비 기술력 우위를 띠고 있는 제품을 앞으로 협상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철강사가 한국이 공급해 오던 물량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대체할 수 없는 한국산 철강 제품들은 수입을 유지할 수 밖에 없고, 공급 가격에 관세가 반영되더라도 수요가 줄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현지 진출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현재로선 현대제철의 미국 상공정 진출 가능성이 유력한데, 회사는 공장의 구체적인 생산 방식(전기로 혹은 수소환원로 등), 비용, 규모, 지역 등을 고심 중이다.
지난 2016년 미국 휴스턴 공장을 인수해 현지 진출한 세아제강은 이를 활용한 대응책을 적극 검토 중이다. 유정용 강관을 주로 생산하고, 생산 능력은 연 25만톤 수준이다. 현지 공장 생산분은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관세 부과시 미국 철강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며 "미국산이 아닌 다른 국가 강판과는 가격 경쟁력이 현행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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