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KF-16 사고 원인, '조종 실수'…활주로 아닌 유도로 진입(종합)
공군, 12일 사고 경위 발표…"항공기 기계적 결함은 아냐"
포천 민가오폭에 이어 또 사고…"국민 여러분께 사과"
![[서울=뉴시스] 공군은 레드플래그 훈련 참가를 위해 5일(한국 시간) 공군 충주기지에서 이륙한 KF-16 편대가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밝혔다.사진은 4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기지에 무사히 착륙한 KF-16 편대가 미리 도착한 본대의 환호를 받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2025.06.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6/05/NISI20250605_0020841641_web.jpg?rnd=20250605150749)
[서울=뉴시스] 공군은 레드플래그 훈련 참가를 위해 5일(한국 시간) 공군 충주기지에서 이륙한 KF-16 편대가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밝혔다.사진은 4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기지에 무사히 착륙한 KF-16 편대가 미리 도착한 본대의 환호를 받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2025.06.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군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사고 경위 발표문을 통해 "사고 원인이 항공기의 기계적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공군에 따르면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 중인 KF-16 전투기 3대는 11일 오전 9시2분경 공중전술 훈련을 위해 미국 알래스카주에 있는 아일슨 기지를 이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번기(단좌·1인승) 이륙 후 2번기(복좌·2인승)가 이륙하는 과정에서 조종사가 비상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조사를 위해 현지에 급파된 공군 사고조사팀은 미 공군 조사팀과 함께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공군은 현재까지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3기로 이뤄진 KF-16 편조가 사고 당시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오진입해 이륙하려다가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유도로는 주기장에 머물던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도로다.
1번기 조종사의 오판 이후 2·3번기 조종사까지 총 4명 모두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현지 미 공군 관제탑이 1번기가 유도로 상에서 이륙하는 모습을 보고 2번기에 '이륙 취소'를 지시했지만, 2번기는 정지거리 부족으로 항공기를 멈추지 못하고 비상탈출할 수밖에 없었다.
2번기는 유도로 끝단을 지나쳐 풀밭 지역에 멈췄으며, 이 과정에서 항공기에 화재가 일어나 파손됐다.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활주로와 유도로 길이는 각각 1만1000ft(약 3㎞), 3000ft(약 0.9㎞)이다. 사고 항공기는 이론상으로는 2000ft(약 0.6㎞) 길이만 확보되면 이륙이 가능해 1번기는 사고 없이 이륙했다. 2번기는 활주로라고 착각하고 출력을 줄여 멈추려고 했지만, 길이가 짧은 유도로였기 때문에 정지하는 데 필요한 거리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3번기는 2번기 상황을 인지하고 아예 이륙 시도를 하지 않았다.
해당 조종사들은 3월 초 훈련에 참여하기로 결정된 이후 시뮬레이션으로 준비했으며, 현지 도착 후에도 미국 측 주도로 국지 절차 교육을 받았다. 탑승 당시 건강 상태는 양호했다고 알려졌다.
항공기의 기계적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데 따라 공군은 레드플래그 훈련에 계속 참가하고, 사고 관련 조종사 4명은 철수하기로 했다.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안전을 위해 일시 중지했던 동일 기종의 비행도 13일 재개한다.
한편 미군 관제탑이 KF-16 편대의 유도로 오진입에도 이륙을 승인한 데 대해 확인 의무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군 관계자는 "관제탑에 대해서는 미국 측에서 현재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군 조종사 실수로 인한 군용기 관련 사고가 올해 들어 세번째 발생하자 군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3월 경기 포천 민가 지역 오폭사고에 이어 4월에는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강원 평창군 상공에서 야간훈련 도중 기관총 2정과 탄약 500발 등을 떨어뜨렸다.
공군은 "연이은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군은 통렬한 반성과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를 통해 유사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은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가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 공중전투훈련이다.
이번 사고 항공기에는 전·후방석 모두 대위가 탑승했다. 이들 모두 비상탈출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경미한 화상 외 특별한 부상은 없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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