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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150만원뿐인데 창업…"장애인이 편한 회사 만들고 싶었다"[당신 옆 장애인]

등록 2025.08.09 07:00:00수정 2025.08.09 08: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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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기업 '㈜아페' 김관회 대표 인터뷰

장애 때문에 위축됐던 과거…창업 계기 돼

서로의 불편함 충분히 양해해 주는 직원들

사무공간 등 운영 지원 받아…"의미 크다"

"분명한 목표 있다면 창업도 하나의 대안"

[서울=뉴시스] 장애인기업 ㈜아페의 김관회 대표. 2025. 8. 9. (사진=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장애인기업 ㈜아페의 김관회 대표. 2025. 8. 9. (사진=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장애인들이 마음 편히 일에 대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협력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7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장애인기업 ㈜아페의 김관회(55) 대표가 '어떤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질문을 받고 내놓은 답변이다.

주식회사 아페는 홍보물 제작 등 산업 디자인을 주력으로 하는 작은 기업이다. 김 대표가 2021년 7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에 사무실 터를 잡으면서 출발했다.

김 대표는 창업 전까지 20년 가까이 인력양성교육 회사에서 근무하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에 제출한 사업계획서가 채택되면서 사업체를 꾸리게 됐다.

김 대표는 창업을 하게 된 계기를 묻자 자신의 장애와 관련한 과거 경험을 이야기했다. 주위에서 장애로 차별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위축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세 살에 소아마비를 겪은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해 평소에 목발을 짚고 생활한다.

김 대표는 "(창업 전 회사원 시절) 불편한 점에 대해 말하기 힘들었다. 누가 뭐라 하지 않더라도 (개선을) 요구하기 힘든 면이 있다"며 "장애인들이 지식과 기술만 있으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김 대표의 창업 정신에 따라 아페의 직원들은 업무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병원을 다니거나, 고정된 자세로 오래 있기 불편한 경우 잠깐 누워있기도 하는 등 서로의 사정을 양해해 주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한다.

현재 아페엔 김 대표를 제외한 직원 3명 중 2명도 신체 장애가 있다. 디자이너 한 명은 경기도 용인에서 원격으로 작업을 함께 한다.
 
김 대표는 "시대에 따라서 사업의 방향은 바뀔 수 있지만 회사의 창립 목적이자 제가 추구하는 가치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이라며 "그건 끝까지 잊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김관회 대표가 장애인기업지원센터 광주센터 입주기업들과 함께 박람회에 참여한 모습. 2025. 8. 9 (사진=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관회 대표가 장애인기업지원센터 광주센터 입주기업들과 함께 박람회에 참여한 모습. 2025. 8. 9 (사진=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창업을 실행하기까지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의 도움이 컸다. 창업 자금이 150만원밖에 없었던 김 대표는 센터의 지원을 받아 관리비만 내고 센터 내 사무공간을 이용하고 있다. 같은 건물에 있는 센터 직원과 교류하며 지원 사업 등에 대한 최신 정보를 얻기도 한다.

김 대표는 "장애인들이 취업이 아닌 창업을 통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창업 지원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가의 지원 제도를 잘 활용하면 장애인이 꿈을 실현하고 생계를 꾸려나가는 데 창업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단 창업을 하려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아무리 좋은 아이템과 기술이 있어도 바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진 않는다"며 "목표가 있다면 어려운 시기가 찾아와도 견뎌내지 않을까 싶다. 저도 창업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장애인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보니 어려워도 (계속 해나갈)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전국적으로 장애인 직원을 더 늘려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만 지금은 운영자금에 여유가 없어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공간과 장소 구분 없이 전국에서 디자인 업무를 하는 장애인들과 일을 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유니버셜 디자인(장애 유무, 성별, 나이 등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모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디자인)을 적용해 생활에 편의를 줄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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