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장애, 비장애 넘어 완전한 통합사회로"
3년 동안 '우리들의 이야기' 나누며 서로 독려
"부모가 떠나도 아이가 '사람답게' 살 수 있길"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 장애인 국가책임제 촉구 화요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회를 맡은 김종옥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자녀들을 동지로 호명하는 이유는 세상에 와서 살아가는 한 시간 한 시간이 언제나 투쟁의 시간이고, 그분들 덕에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투사라는 이름을 얻게 된 걸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동지로 부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09.02. nowon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02/NISI20250902_0001932748_web.jpg?rnd=20250902142719)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 장애인 국가책임제 촉구 화요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회를 맡은 김종옥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자녀들을 동지로 호명하는 이유는 세상에 와서 살아가는 한 시간 한 시간이 언제나 투쟁의 시간이고, 그분들 덕에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투사라는 이름을 얻게 된 걸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동지로 부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09.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밝으면 안 되나요. 항상 밝게 모범적으로 살아갈게요. 감사합니다."
#인천 미추홀에서 온 전윤희(51)씨는 밝게 웃는 일에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발언 준비를 하나도 안 하고 왔다"면서도 "이 성격이 우리 아이 키우는데 매우 큰 장점이 되더라"고 말했다. 전씨는 지적 중증 뇌병변 장애가 있는 이은정(20)씨의 엄마다. 전씨는 이씨에 대해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예쁜 짓만 한다"며 "예쁘게 웃는다"고 했다.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짓고 싶어 장애부모연대 인천 미추홀지회장이 됐다는 전씨는 더 노력하겠다며 웃어 보였다.
#경기 시흥에서 온 현예림(37)씨는 중증 자폐가 있는 이건호(12)군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쌍둥이 아들 그리고 23개월 된 막내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고 했다. 떨리는 손과 목소리로 현씨는 장애인 관련 기관에서 이군이 그만 나와주길 바란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절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엄마이고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아이를 포기하지 않을 사람은 저뿐이라는 생각에 요즘은 다른 엄마들과 열심히 공부하고 어떻게든 더 나은 내일의 아이를 위해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5명가량 거리에 앉은 이들은 앞에서 말하는 전씨와 현씨 말에 귀를 기울였다. 중간중간 '우리가 울타리'라며 힘을 북돋아 주기도 했고, '다 지나간다'며 위로하기도 했다. 서로의 아픔을 이해한다는 듯 웃고 울며 손뼉을 쳤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일 장애인과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게 전 생애 권리기반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는 '더불어 함께 살 권리를 찾아가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이야기 화요집회' 126차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에서 진행했다.
지역 순회 집회나 날씨가 무덥거나 추운 날은 잠시 쉬기도 했지만, 이들은 2022년 8월부터 약 삼년 동안 더 나은 세상을 요구하며 투쟁해 왔다. 이들이 오랜 기간 요구해 온 건 단순명료하다. 부모가 죽고 자녀가 혼자 남는 순간이 와도 사회 안에서 충분히 존중받으며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다.
전씨와 현씨뿐만 아니라, 집회에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와 활동가가 각자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경남 사천, 경기 양평, 경북 문경, 서울 은평 등지에서 모인 이들이 저마다 기쁜 소식과 힘듦을 나눴다. 조용히 때로는 상기되어 추임새를 넣으며 집회에 모인 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사회를 맡은 김종옥 부모연대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출생의 우연성으로 인한 차별과 격차를 메우는 일이 국가 역할이다"라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 말을 소개했다.
고생한 서로에게 박수를 치자며 김 위원장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이런 일들, 이런 말들, 이런 메시지를 듣는 날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별별 짓 다 했던 게 한숨에 사르르 녹는 기분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받아주는 곳이 없다고 할 때 받아주는 곳이라는 말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알지 않냐. 우린 마땅히 갈 권리가 있는데 받아주는 곳을 찾아 헤맸던 세월이 30년이다"라며 "받아준다는 말이 없어지는 사회를 만들겠다. 준비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날 입은 파란 조끼에는 "장애, 비장애를 넘어 완전한 통합사회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장애인의 날인 지난 4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누구나 원하는 삶을 꿈꿀 수 있고 쟁취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진짜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며 "가족의 돌봄 부담을 최소화하겠다.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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