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악취·녹색 물" 온수욕조 이용 후 사망…英 숙소 '관리부실' 논란

등록 2025.12.08 00: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뉴시스] 사진은 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 유토이미지) 2025.12.07.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사진은 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 유토이미지) 2025.12.07.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원 인턴 기자 = 영국에서 70세 여성이 가족 여행 중 이용한 온수욕조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레지오넬라증'으로 숨지면서 시설 관리 부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더선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월 영국 와이트섬의 태프넬 팜(Tapnell Farm) 휴가용 코티지를 방문했던 폴렛 크룩스(70)가 숙소의 온수욕조를 이용한 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크룩스는 여행 후 어지러움·구토 등 전신 증상을 호소했고 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는 '레지오넬라증' 진단을 받은 뒤 상태가 악화해 인공호흡기 착용과 유도 혼수상태까지 이어졌고, 결국 3월 8일 뇌졸중과 심근경색이 겹치며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레지오넬라증은 오염된 수증기나 물방울을 흡입해 감염되는 급성 폐렴으로, 따뜻한 물이 고여 있는 환경에서 균이 빠르게 증식한다. 초기에는 미열·근육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고열·호흡곤란 등 중증 폐렴으로 급격히 진행할 수 있어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는 특히 취약하다.

유족은 온수욕조 위생 관리 부실로 감염이 발생했다며 시설 책임을 주장했다. 자녀들은 "욕조에서 악취가 나고 물이 녹색으로 변했다"라고 밝혔다. 시설 관리자는 "점검에 문제 없었다"고 부인했으나, 유족은 "숙박 내내 점검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사건 후 환경보건팀이 현장 조사를 실시했으나 문제가 제기된 해당 욕조에서는 명확한 양성 반응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같은 부지의 다른 온수욕조에서는 수질 불량 지표가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는 "감염이 실제로 이 시설에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소 불가 결론을 내렸다. 검시관 역시 "시설 내 감염이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 보건당국은 온수욕조·스파시설에서의 레지오넬라증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소독과 적정 수온 유지, 물의 장기 정체 방지 등을 필수적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특히 따뜻한 물이 고이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온수욕조는 고위험 시설로 분류돼 더욱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