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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석달 앞인데…태백 고터실 산단 조성 '산 너머 산'

등록 2025.12.09 08:00:00수정 2025.12.09 0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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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교체, 분묘 이장, 잦은 비, 폭설 겹쳐

영동선 철도 위험…12월 현재 공정 50% 미만

내년 3월 준공→6월 준공→12월 준공?

[태백=뉴시스] 홍춘봉 기자=지난 10월 계속된 가을비로 지반이 약해진 태백시 철암동 고터실 산업단지 조성공사 현장에서 포크레인이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 2025.12.08 casinoh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 홍춘봉 기자=지난 10월 계속된 가을비로 지반이 약해진 태백시 철암동 고터실 산업단지 조성공사 현장에서 포크레인이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 2025.1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태백시의 미래 산업기반으로 추진 중인 철암 고터실 일반산업단지(고터실 산단) 조성사업이 '사면초가'에 몰리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토지보상 지연, 하도급 교체, 장비업체 갈등, 약한 지반, 연이은 가을비, 동절기 혹한 등 악재가 겹치며 당초 준공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태백시에 따르면 태백시는 철암동 일원 19만9736㎡에 382억원을 투자해 2026년 3월27일까지 '철암 고터실 산단 조성사업'을 위한 토목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터실 산단 조성공사는 태백시가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해 추정가격 206억3900만원에 입찰에 부쳐 포항 S종합건설과 2024년 3월18일 계약한 공사다. 공사계약기간은 2026년 3월27일까지 739일간이다.

하지만 200기가 넘는 분묘 이장과정에서 보상 지연으로 착공이 2024년 10월로 7개월 늦춰지며 출발부터 공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9월 하순, 하도급 업체가 경영난 등으로 전격 교체되며 공정은 추가로 차질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새 하도급 업체는 기존 지역 장비 업체와의 갈등에 현장 적응문제 등을 겪어야 했다.

이어 추석 연휴부터 10월 내내 이어진 가을비도 큰 타격이었다. 공사 부지 상당 구간은 점성토에 가까운 약한 지반으로, 비가 오면 쉽게 물러 다짐이 어렵다.
 
결국 보강토를 외부에서 대량 반입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며 시간·비용 부담은 계속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나자 12월 들어 영하 10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며 한파주의보가 내려졌고 대다수 현장은 오는 10일부터 작업 중지에 들어가지만 고터실 산단은 동절기 공사 강행이 결정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기온 급강하 시 ▲터파기 작업 차질 불가피 ▲폭설 시 눈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공사 중단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태백 지역 특유의 장기 한랭·폭설 기후를 고려하면 겨울철 공정 차질은 피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태백=뉴시스] 홍춘봉 기자=강원도 태백시 철암동에 조성 중인 고터실산업단지 사이로 영동선 철도가 관통하고 있다. 2025.12.08. casinoh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 홍춘봉 기자=강원도 태백시 철암동에 조성 중인 고터실산업단지 사이로 영동선 철도가 관통하고 있다. 2025.12.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고터실 산업단지 내부를 700m 구간으로 관통하는 영동선 철도 역시 위험 요인이다. 철길 양쪽 30m는 철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열차 안전에 우려가 생기면 철도당국이 즉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현장에서는 "철길 주변은 24시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지반·기후·갈등·규제 등 복합 변수로 인해 시공사는 발주처(농어촌공사·태백시)에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지만 발주처는 "증액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백시는 당초 4개 블록의 고터실 산업단지 중 3블록은 올 12월 준공, 나머지 전체 산업단지는 2026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공정 지연이 현실화되자 태백시도 "내년 3월 준공은 불가능"함을 인정하고 6월 준공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시공사는 "6월도 어렵고 2026년 연말은 돼야 준공 가능"이라는 입장으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12월 5일 기준 고터실 산업단지의 공정률은 46.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공사는 지반·기후·철도 제약·추가 공사비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전달했지만 발주처 등에서는 현실 반영이 제대로 안 되면서 공정차질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태백=뉴시스]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고터실 산업단지 조성공사 현장의 지난 5일 모습. 2025.12.05. casinoh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고터실 산업단지 조성공사 현장의 지난 5일 모습. 2025.12.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심창보 시의원은 "고터실 산단의 내년 3월 준공은 불가능하며, 무리한 공기 단축은 부실시공·안전사고·추가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공정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고터실 산업단지 조성공사는 동절기에도 터파기 등 토공 중심으로 공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장 상황을 감안해 준공 시기 조정을 위한 인허가 협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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