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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참여 국제연구진, 인류 최초 촬영 블랙홀의 '제트 파동 현상' 최초 규명

등록 2026.04.09 09: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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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 M87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제트 내부 파동 전파 현상 규명

약 0.94 주기로 파동 전파 확인…추가 연구 통해 근원 밝힐 예정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 프로젝트는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에 관측한 은하 M87의 중심에 대한 블랙홀의 첫 이미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2019.04.10. (사진=이벤트호라이즌 홈페이지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 프로젝트는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에 관측한 은하 M87의 중심에 대한 블랙홀의 첫 이미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2019.04.10. (사진=이벤트호라이즌 홈페이지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국내 연구진을 포함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인류 최초로 촬영된 블랙홀의 제트(물질의 빠른 흐름)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동 전파’ 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천문연을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거대 타원은하 M87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제트 내부에서 파동이 전파되는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M87은 태양 질량의 약 65억배에 달하는 블랙홀을 중심으로 강력한 제트를 방출하는 천체로,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져있다. 인류 최초로 EHT(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관측을 통해 촬영된 대상이기도 하다. 특히 블랙홀 주변의 강력한 자기장·부착원반과 블랙홀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방출되는 제트 구조를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는 연구 대상으로 꼽힌다.
M87 블랙홀 제트의 구조 변화를 선으로 단순화시킨 그림. (사진=천문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87 블랙홀 제트의 구조 변화를 선으로 단순화시킨 그림. (사진=천문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한국천문연구원의 KVN과 일본 국립천문대의 VERA를 결합한 한일 공동 우주전파관측망(KVN and VERA Array; KaVA)을 활용했다.

2013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22㎓ 대역에서 총 24회에 걸쳐 짧은 주기로 모니터링 관측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블랙홀 반경의 약 1000배 이상 지역인 약 12밀리아크초(mas) 이내 영역의 제트 구조 변화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2023년에 발표한 기존 연구에서 제트 가장자리를 따라 약 0.94년 주기의 미세한 수직 방향 흔들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제트 가장자리를 따라 나타나는 수직 방향 흔들림이 단순한 국소적 진동이 아니라, 하류 방향으로 이동하며 전파되는 ‘횡방향 파동’임을 밝혀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가 시간과 공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해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이 파동이 약 0.94년의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전파되며, 파장의 길이는 약 2.4~2.6광년(9~10mas)에 달한다는 것을 측정했다.

또한 파동의 겉보기 전파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약 2.7~2.9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물리적 속도가 빛보다 빠른 것이 아니라, 제트가 관측자의 시선 방향과 매우 좁은 각도로 비스듬히 운동할 때 나타나는 상대론적 착시 현상인‘초광속 운동(Superluminal motion)’의 결과다.
블랙홀 중심으로부터 1, 3, 7, 10mas 거리에서 관측된 제트의 횡방향 진동 데이터. (사진=천문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블랙홀 중심으로부터 1, 3, 7, 10mas 거리에서 관측된 제트의 횡방향 진동 데이터. (사진=천문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파동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는 ‘알페인파(Alfven wave)’다. M87 제트는 강력한 자기장이 지배하고 있는데, 이 자기장이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줄처럼 진동하며 에너지를 전달한다는 가설이다. 이 경우 파동은 블랙홀 인근의 가스 소용돌이와 뒤틀린 자기장이 상호작용하며 에너지를 주기적으로 방출할 때 생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제트의 전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안정성에 의한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빠르게 흐르는 강물 표면에 잔물결이 일어나는 것과 유사하다. 제트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한 미세한 왜곡이 하류로 내려가며 증폭되어 파동의 형태로 관측됐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 관측과 수치 시뮬레이션 등 이론 연구를 병행해 어떤 메커니즘이 해당 현상을 주도하는지 규명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현욱 천문연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제트 내부에서 약 1년 주기의 파동이 실제로 전파되고 있음을 처음으로 증명한 성과”라며 “블랙홀 근처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이 제트를 따라 하류로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모토키 키노 코가쿠인대학교 교수는 “우리가 검출한 파동은 약 1년의 주기를 가지지만, 이보다 더 긴 주기의 파동이 존재할 가능성도 크기에, 이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EAVN)를 활용하여 M87 제트 기저부에 대한 장기적인 모니터링 관측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동 연구자 카즈히로 하다 나고야시립대학교 교수는 “현재 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에서는 86㎓ 대역 관측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고주파수 대역은 훨씬 높은 해상도를 제공하여 제트의 근원부를 더 정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줄 것이며, 블랙홀 인근에서 파동 전파가 시작되는 기원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2026년 3월호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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