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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폰 바뀌었어" 문자에 돈 보냈다…英 사기 피해 400만건

등록 2026.06.23 11: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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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정보 빼내고, 연애 감정 이용하고, AI 유명인까지 동원

전문가들 "OTP도 은행정보처럼 지켜야…투자 결정은 서두르지 말라"

[테헤란=AP/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정부를 지지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반대하는 시위 참가 여성이 휴대전화 화면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띄워 보이고 있다. 2026.03.01.

[테헤란=AP/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정부를 지지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반대하는 시위 참가 여성이 휴대전화 화면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띄워 보이고 있다. 2026.03.01.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영국에서 지난해 돈을 빼앗긴 금융사기 피해가 사상 최대인 400만건으로 집계됐다. 가족을 사칭해 송금을 요구하는 문자부터 택배 미배송 링크, AI 유명인 투자 광고까지 일상 메시지처럼 보이는 사기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BBC는 22일(현지시간) 영국 은행·금융업계 단체 UK파이낸스를 인용해 지난해 돈을 빼앗긴 금융사기 피해 사례가 400만건 등록됐다고 보도했다. 신고되지 않은 피해까지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BBC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35세 남성 샘 리틀은 최근 피싱 사기로 평생 모은 돈 4만파운드(약 8000만원)를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꽤 조심성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누구든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BBC는 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사기 수법으로 금융정보 탈취와 송금 유도, 로맨스 스캠, 투자 사기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가장 흔한 방식은 문자 메시지로 금융정보를 빼내거나 송금을 유도하는 수법이다. 사기범들은 “엄마, 나 휴대전화 바뀌었어”라는 가족 사칭 문자나 “택배를 받지 못했다”는 배송 안내 문자를 대량으로 보낸다. 가족 사칭 문자는 급히 돈을 보내달라는 요구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

택배 미배송 문자는 링크를 누르게 만드는 방식이다. 피해자가 링크를 누르면 실제 배송업체 사이트처럼 꾸민 가짜 웹사이트로 이동한다. 이곳에 입력한 카드 정보 등 금융정보는 사기범에게 넘어가고, 훔친 카드 정보로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데 쓰인다.

이처럼 훔친 카드 정보로 온라인 물품을 사는 ‘원격구매 사기’ 피해액은 지난해 4억2300만파운드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문자 안의 링크를 누르지 말고 공식 웹사이트 주소를 직접 입력하라고 조언한다.

일회용 비밀번호(OTP)도 은행 계좌번호처럼 지켜야 한다. 카드 정보가 빠져나갔더라도 사기범이 실제 결제를 마치려면 일회용 비밀번호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거래 확인이나 승인 절차를 도와주겠다고 전화한 사람에게도 비밀번호를 알려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포항=뉴시스] 송종욱 기자 = 에코프로가 ‘에코프로 반대 매매 물량 신청 허위 사이트’가 개설돼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은 에코프로 사칭 불법 사기 사이트 화면 캡처. (사진=에코프로 제공) 2024.10.10.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 송종욱 기자 = 에코프로가 ‘에코프로 반대 매매 물량 신청 허위 사이트’가 개설돼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은 에코프로 사칭 불법 사기 사이트 화면 캡처. (사진=에코프로 제공) 2024.10.10. [email protected]

두 번째는 연애 감정을 이용해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이다. 피해자는 데이팅 사이트에서 누군가를 만나 오랜 기간 관계를 쌓는다. 이후 상대방은 “만나러 가고 싶은데 돈이 필요하다”거나 “사고를 당했다”며 송금을 요구한다.

로맨스 스캠 피해자는 평균적으로 사기범에게 10차례 돈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범들은 SNS에 올라온 다른 사람의 사진을 훔쳐 가짜 프로필을 만들고, 사고·병원비·항공권·만나러 가는 비용 등을 이유로 돈을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데이팅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의 사진을 검색엔진에 넣어 같은 이미지가 다른 곳에 쓰였는지 확인해보라고 조언한다. 또 실제로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 돈을 보내서는 안 되며, 의심이 생기면 가족이나 친구에게 숨기지 말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투자 사기다. 사기범들은 유명인이 “지금 아니면 놓친다”며 빠르고 큰 수익을 보장하는 것처럼 꾸민다. 그러나 그 유명인은 실제 인물이 아니라 사기범이 AI로 만든 영상일 수 있다.

일부 범죄자는 유명인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의 목소리까지 AI로 흉내 낸다. BBC는 투자사기 피해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기범들이 공통적으로 ‘지금 당장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만든다고 지적한다. 투자 제안을 받으면 시간을 두고 확인해야 하며, 금융감독기구에 등록된 업체인지 살펴봐야 한다. 업체에 연락할 때도 SNS 광고나 문자 링크를 누르지 말고, 공식 웹사이트에 등록된 연락처를 이용해야 한다고 BBC는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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