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기간 안 됐는데 "못 찾겠다"며 궐석재판…대법 "다시 재판"
등록 2026.07.14 12:00:00수정 2026.07.14 12:52:25
'소재불능보고서' 접수 후 6개월 후 가능한데
3달여 지난 뒤 바로 궐석재판…대법원 "위법"
![[서울=뉴시스] 법원이 형사 재판 피고인의 소재를 찾지 못했다는 보고를 받은 후 법에 정해진 기간을 다 기다리지 않고 궐석재판을 진행해 유죄를 선고한 잘못을 범해 대법원이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사진=뉴시스DB). 2026.07.1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20/NISI20251020_0021022561_web.jpg?rnd=20251020172518)
[서울=뉴시스] 법원이 형사 재판 피고인의 소재를 찾지 못했다는 보고를 받은 후 법에 정해진 기간을 다 기다리지 않고 궐석재판을 진행해 유죄를 선고한 잘못을 범해 대법원이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사진=뉴시스DB). 2026.07.14. [email protected]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A씨의 사기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배상 명령을 내린 원심을 이같이 깨고 청주지법으로 돌려 보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사기 전과자로, 2023년 1~3월 당근마켓 등에 중고 거래 글을 올린 뒤 돈을 받고 물건을 보내주지 않는 수법으로 총 25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채 실형을 선고하고 피해자 3명에게 총 188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1심 첫 공판에 출석했는데, 두 번째 기일부터 나오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구인영장을 발부하고 소환장을 송달했는데, A씨가 소환장을 받고도 출석하지 않자 구금영장을 발부하며 소재를 찾아달라는 촉탁을 했다.
형사 재판은 원칙적으로 피고인 없이는 재판할 수 없다.
경찰이 재판부에 '소재불명' 취지로 회신한 시점은 2024년 1월 17일이다. 재판부는 3달여 뒤인 같은 해 4월 24일 재판 서류를 게시하는 방법으로 법적으로 전달됐다고 보는 '공시송달'을 결정해 궐석재판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는 궐석재판을 할 수 있도록 절차를 정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소송촉진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소송촉진법 19조는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도록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때' 공시송달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1심은 공소장에 적힌 A씨의 연락처로 연락을 하거나 주소에 송달을 시도하는 등의 추가 조치도 하지 않았다.
법리상 형사 피고인의 소재를 알 수 없어도 기록에 남아 있는 집이나 전화번호로 연락해 서류를 받을 수 있는 장소를 알아보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위법으로 본다.
A씨는 1심이 형식적으로 확정된 후 상소권회복 청구가 받아들여져 항소했으나, 2심은 앞서 1심의 절차상 잘못을 시정하지 않은 채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1심은 형사소송법을 위반해 A씨에게 출석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배돼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2심)은 1심의 잘못을 간과한 채 1심이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A씨의 항소이유를 판단했다"며 "이런 원심 판결에는 위법한 공시송달에 의해 피고인의 진술 없이 이뤄진 소송행위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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