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위험경보 시스템'있다…IBS, 병원균 감지 면역수용체 첫 규명
등록 2026.07.23 10:32:25
세포벽 손상 알리는 'RG-I' 위험신호 감지하는 수용체 6종 발견
병원균 침입 전 방어체계 가동…병해충 저항성 높은 식물 개발 가속
![[대전=뉴시스] IBS 연구진이 면역 관련 유전자 발현을 촉진해 식물의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사진은 RG-I 인식과 식물 면역 신호전달 경로도.(사진=I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23/NISI20260723_0002193652_web.jpg?rnd=20260723102557)
[대전=뉴시스] IBS 연구진이 면역 관련 유전자 발현을 촉진해 식물의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사진은 RG-I 인식과 식물 면역 신호전달 경로도.(사진=I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교정연구단 구본경 단장팀이 식물 세포벽을 이루는 다당류인 '람노갈락투로난-I(RG-I)'를 위험 신호로 인식하는 면역 수용체 6종을 발견하고 RG-I가 식물 면역을 활성화해 병원균 저항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병원균 침입에 맞서 스스로 방어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병원균이 세포벽을 분해하면 다양한 당 분자 조각이 생성되고 일부는 식물에 '공격받고 있다'는 위험신호를 보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하지만 어떤 당 분자가 실제 위험신호로 작용하고 이를 어떤 수용체가 감지하는지는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세포벽 유래 당 분자는 수백 종, 후보 수용체도 수백 종에 달해 기존처럼 하나씩 검증하는 방식으로는 연구에도 한계가 있다.
이번에 연구팀은 식물 수용체 단백질 357종과 세포벽 유래 당 분자 122종을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고속 스크리닝 플랫폼을 구축하고 곤충세포에서 생산한 애기장대 수용체 단백질 라이브러리와 당사슬이 배열된 분자칩을 교차 반응시키는 방식으로 총 4만3554건의 수용체-당사슬 상호작용을 동시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RG-I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새로운 감지 수용체 6종을 발견하고 이를 'ARM(Awareness of RG-I Maintenances)'으로 명명했다. 기존처럼 유전자를 하나씩 제거하는 방식이 아닌 수용체와 당 분자의 결합 자체를 직접 측정해 기능이 중복되는 수용체까지 효율적으로 찾아낸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또 연구팀은 RG-I가 실제 면역신호인지 확인키 위해 식물에 RG-I를 처리하자 면역신호 전달경로가 활성화됐고 방어유전자 발현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에 알려진 일부 면역신호와는 다른 반응을 보여 식물이 위험신호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면역체계를 작동시킬 가능성도 제시했다.
병원균 감염 전에 RG-I를 처리한 식물은 병원성 세균에 대한 저항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는 식물이 병원균이 침입하기 전에 미리 방어체계를 준비하는 '면역 프라이밍' 효과가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어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 기술로 ARM 수용체 6종을 모두 제거한 식물을 제작해 기능을 검증했다. 이 검증에서 정상 식물은 RG-I를 감지해 면역을 활성화했지만 ARM 수용체가 제거된 식물은 RG-I를 인식하지 못해 면역효과가 크게 떨어졌고 병원균 감염에도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식물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플랜트(Molecular Plant)'에 지난달 17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두화 IBS 초빙연구위원은 "이번 플랫폼은 수만 건의 상호작용을 정량 데이터로 축적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라며 "새로운 위험신호와 이를 인식하는 수용체를 훨씬 빠르게 찾아 식물 면역연구는 물론 병에 강한 작물 개발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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