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가 권력이다"…유엔 '실제 크기 지도' 채택에 혼자 반대표 던진 미국 왜?
등록 2026.09.25 07:00:00수정 2026.09.25 07:10:25
"그린란드가 아프리카보다 크다고?"
500년 왜곡된 세계지도 마침내 변경
![[서울=뉴시스] 메르카토르 도법(왼쪽)과 동등 지구 도법 비교. 사진 GoGeomatics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3/NISI20260923_0002247693_web.jpg?rnd=20260923125059)
[서울=뉴시스] 메르카토르 도법(왼쪽)과 동등 지구 도법 비교. 사진 GoGeomatics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4일(현지 시간) 진행된 유엔 총회 표결에서 해당 안건은 찬성 163표, 반대 1표, 기권 6표라는 압도적 차이로 통과됐다. 이번 결정은 강제성을 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전 세계 교육 현장과 공공기관, 언론 매체 등에 실제 국토 면적에 가까운 지도를 사용하도록 강력히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2일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 세상의 모든 지식'에 해담경제연구소 어예진 소장이 출연해 "메르카토르 지도는 항해라는 목적에 맞게 만들어진 훌륭한 지도이지만, 국가 간 국토 면적을 올바르게 비교하거나 중요도를 직관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유엔 결정은 당장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주지는 않더라도, 그동안 주변부로 인식되던 지역들의 실제 규모와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방향과 각도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대신, 적도에서 멀어질수록 실제 면적보다 크게 왜곡되는 특징이 있다. 그 결과 그린란드, 캐나다, 러시아, 북유럽 등은 실제보다 크게 보이고,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중남미 등은 상대적으로 작게 표현돼 왔다.
실제로 아프리카는 그린란드보다 약 14배 크지만, 기존 세계지도에서는 두 지역이 비슷한 크기로 느껴질 정도다. 노르웨이보다 태국과 소말리아가 실제로 더 크고, 마다가스카르도 핀란드보다 74%가량 크다. 어 소장은 "우리가 원하는 건 지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되는 거지만, 지구가 구 형태이기 때문에 이를 평면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딘가는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왜곡이 저개발 국가에 대한 인식과 편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 아프리카 국가들은 실제 면적을 더 충실하게 보여주는 '이퀄 어스(Equal Earth)' 지도의 사용 확대를 유엔(UN)에 제안했다. 이퀄 어스 지도에서는 북반구 국가들의 크기 과장이 크게 줄고, 아프리카의 실제 규모가 훨씬 선명하게 드러난다.
어 소장은 지도가 단순한 과학적 도구가 아니라 특정 목적을 지닌 표현 수단이라는 점도 짚었다. 그는 "지도는 사실 자연 그대로를 복사한 그림이라기보다는, 특정 목적을 위해 지구를 특정한 방식으로 표현한 도구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도를 바꾼다고 아프리카의 경제적 현실이 곧바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갖는 세계관의 틀을 새롭게 만든다는 데는 공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4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기존 세계지도의 면적 왜곡을 바로잡는 ‘지도 바로잡기(Correct the Map)’ 결의안이 통과됐다.(사진=유엔 공식 홈페이지)2026.09.23.](https://img1.newsis.com/2026/09/23/NISI20260923_0002247617_web.jpg?rnd=20260923113558)
[서울=뉴시스]4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기존 세계지도의 면적 왜곡을 바로잡는 ‘지도 바로잡기(Correct the Map)’ 결의안이 통과됐다.(사진=유엔 공식 홈페이지)2026.09.23.
이번 결의안에 미국은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영토 확장이나 지정학적 영향력을 중시하는 미국의 태도와 지도에 대한 집착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어 소장은 "이번 결의안은 특정 강대국이나 구글 같은 상업 플랫폼이 제공하는 하나의 획일화된 세계관에 종속되지 않고, 각자의 목적과 사실에 맞는 다양한 시각을 채택하겠다는 다극화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도를 바꾼다고 국제 질서가 곧바로 재편되는 것은 아니다. 지도의 중심 위치나 영토 표시 방식 자체도 또 다른 정치적 논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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