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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고위직 공석 레이건 이후 최다…상원 잃으면 더 막힌다

등록 2026.10.27 11:06:24

후보 지명 뒤에도 110명 인준 대기…행정부 내부서 충원 지연 우려

백악관 “빨리 뽑기보다 적임자”…검증 강화 필요성 강조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양자 컴퓨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 연구용 고성능 양자컴퓨터 개발과 사이버보안 대응을 앞당기는 행정명령 2건에 서명했다. 2026.06.23.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양자 컴퓨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 연구용 고성능 양자컴퓨터 개발과 사이버보안 대응을 앞당기는 행정명령 2건에 서명했다. 2026.06.23.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원 인준을 받아 임명해야 하는 주요 고위직 249개 자리의 후보를 아직 지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잃으면 인선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행정부 내부에서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인사를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공공서비스파트너십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상원 인준 대상 직위 공석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WP는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를 잃을 경우 고위직 충원이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WP의 인사 추적 대상 가운데 후보가 지명되지 않은 직위는 249개였다. 공공서비스파트너십은 후보로 지명됐지만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한 인원을 110명으로 집계했다.

WP 취재에 응한 백악관·행정부 관계자와 측근 8명은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일 때 국가안보·이민·경제정책·에너지 분야의 고위직을 채울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는 정치적 임명직 후보를 발굴하고 검증하는 백악관 인사실의 업무 속도를 문제 삼았다.

크리스 파이퍼 공공서비스파트너십 선임매니저는 잦은 인사 교체와 더딘 상원 인준, 후보 지명 철회가 겹치면서 연방정부 지도부의 공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WP는 집권 첫해 인력 충원에 속도를 냈던 백악관의 후보 지명이 올해 들어 둔화했다고 전했다.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새로 지명된 후보는 186명이었다.

인사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전·현직 관계자 10명은 백악관이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속도보다 철저한 검증을 우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원에 후보를 보내기 전에 문제가 될 만한 이력을 더 면밀히 살핀다는 설명이다.

[워싱턴=AP/뉴시스]스티브 데인스 미 상원의원(몬태나주)이 지난 1월16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재무위원회 미 재무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펜타닐 불법 거래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관세 위협과 거친 말을 주고받는 가운데 베이징을 방문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 의원으로는 첫 중국 방문이다. 2025.03.21.

[워싱턴=AP/뉴시스]스티브 데인스 미 상원의원(몬태나주)이 지난 1월16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재무위원회 미 재무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펜타닐 불법 거래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관세 위협과 거친 말을 주고받는 가운데 베이징을 방문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 의원으로는 첫 중국 방문이다. 2025.03.21.

정권 인수기와 집권 첫해 인사실 부실장을 지낸 트렌트 모스는 초기에는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인사를 임명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검증 수준을 높여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인사실을 이끄는 댄 스캐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모건 드윗 부실장의 업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WP는 검증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달 백악관 대변인에 발탁됐다가 법률가 자격 논란 속에 닷새 만에 물러난 케이티 재커리아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세한 신원 검증 없이 재커리아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 대변인 인선은 인사실 담당 업무가 아니라고 WP는 설명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오래 일한 한 인사는 인사 담당자들의 과도한 조심성이 지명 지연의 한 원인이라고 봤다. 그는 담당자들이 후보 선택을 잘못해 외부 비판을 받고 대통령까지 주목하는 상황을 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구에서 슛을 놓칠 때마다 벤치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인사실 책임론을 반박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성명에서 스캐비노 부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신임을 받는 참모라며 경험과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 여러 장관도 인사실 지도부를 옹호하는 성명을 냈다.

피트 미첨 교통부 비서실장은 “사람을 빨리 뽑는 것보다 적임자를 뽑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필요할 때는 신속하게 움직였다며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명 후 18일 만에 인준받은 사례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WP는 후보 지명 뒤 상원 인준 단계에서도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상원은 지난해 9월 여러 후보를 묶어 한꺼번에 인준할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꿨지만, 올해 들어 이 방식의 인준은 두 차례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규칙 변경 이후 연말까지 세 차례 이뤄졌다.올해 일괄 인준된 후보는 5월 49명, 8월 74명이었다. WP는 상원이 올해 회의를 연 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어 인준 표결에 쓸 시간이 줄었다고 전했다.

[노우드=AP/뉴시스] 2026년 10월9일 미국 오하이오주 노우드의 해밀턴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한 유권자가 중간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해 투표용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6.10.09.

[노우드=AP/뉴시스] 2026년 10월9일 미국 오하이오주 노우드의 해밀턴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한 유권자가 중간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해 투표용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6.10.09.

지난해 국방부 전략·계획·역량 담당 차관보로 지명된 오스틴 다머처럼 1년 넘게 인준을 기다리는 후보도 있다. 다머 후보자는 지난해 인준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 모두에게 집중 추궁을 받았다. WP는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들이 공화당 안에서도 반대에 부딪히는 사례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선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직무대행 활용을 선호한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WP는 상원 인준을 거치지 않은 직무대행에게는 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에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간선거 이후에도 인준을 서두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선거가 끝난 뒤 새 의회가 출범하기 전까지도 의원들이 후보 인준을 보류하거나 막으면서 다른 현안과 연계한 협상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연방 인사관리처를 이끈 도널드 디바인은 현재 인준 속도가 느리다며 “공화당이 상원을 잃으면 상황은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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