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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하나로 골드버튼 눈앞…유튜버 육식맨 "결론은 정성"[튜브가이드]

등록 2023.02.14 07:00:00수정 2023.03.15 15: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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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회사 다니다 매너리즘 느끼고 전직 고민

"구글서 100달러만 받아보자" 생각으로 시작

6개월간 치밀한 준비…실패한 영상도 다봤다

"조회수 상위는 항상 고기"…한 우물 파기로

"매주 뮤직비디오 뽑아낸다는 각오로 만들어"

"남들과 다른점 있어야…시간·노력 많이 들어"

바비큐 투어는 꿈…항이 요리 도전하고 싶어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유튜버 '육식맨'이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2.1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유튜버 '육식맨'이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2.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참 보기 좋고 먹어 보고 싶은 음식, 군더더기·시간 낭비 없이 깔끔한 영상 편집, 흥미로우면서 진실한 리액션, 꽤 도움이 되며 부담스럽지 않은 요리 정보.'

이 같은 영상 4대 목표를 내걸고 '고기 없이 못 사는 육식주의자'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유튜버가 있다. 그의 인기 영상 목록은 수퍼 크리스피 삼겹살·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고든램지 통삼겹 오븐구이·수비드 풀드포크 등 고기 요리로 꽉 차있다. 구독자 100만명을 눈앞에 둔 육식맨이 그 주인공이다.'

육식맨은 한 대기업 유통회사에서 근무한 지 8년 차가 되던 해, 회사 생활에 매너리즘을 느끼고 다른 길을 고민하게 됐다. 평소 사진·영상 촬영을 즐겨한 그가 우연히 올린 에버랜드 좀비 페스티벌·간헐적 단식 리뷰 등 영상이 예상외로 큰 호응을 얻자, 유튜버로서의 삶을 꿈꾸게 됐다고 한다.

그는 지난 6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조회수를 본 순간 사실 좀 눈이 돌아갔다"며 "그러면서 '혹시 내가 유튜브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라는 가설을 갖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렇다고 무작정 유튜브 세계에 뛰어든 건 아니다. 이전부터 200여개 요리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던 그였지만,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세우는 데만 수개월을 들였다.

육식맨은 "구글에서 100달러를 받아보자. '나는 구글에서 받아본 적 있다'는 이야기를 풀든 이직할 때든 도움이 될 거란 생각으로 해보자고 했다"며 "유튜브 채널 개설을 6개월 동안 준비했다"고 말했다.

수많은 소재 가운데 고기 유튜버를 꿈꾸게 된 배경도 분명했다.

그는 "당시 국내 유튜브 대장급이었던 한 사람이 '콘텐츠는 의식주(衣食住)에 붙어있으면 실패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깜짝 놀랐다"며 "의는 탐구하다 실패했고, 주는 너무 많은 예산이 들었다. 그래서 식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때부터 전 세계의 유명 요리 채널은 프랑스어든, 독일어든 언어와 상관없이 전부 다 구독했다"며 "종합 요리 유튜버를 분석해보면 조회수 상위는 항상 고기였다. '그럼 고기만 모아놓으면 대성공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또) 국내 고기 유튜버를 찾아봤는데 제대로 활동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유튜버 '육식맨'이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2.1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유튜버 '육식맨'이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2.14. [email protected]


유튜버로서 자리 잡는 데에는 또 다른 인플루언서의 영향도 있었다.

육식맨은 "한 콘텐츠에서 백종원님의 '되는 집만 가지 마라, 안 되는 집에도 가야 된다. 그걸 보면 안 해야 될 일이 정해진다'는 말이 너무 인상 깊었다"며 "스테이크 영상의 왕도란 무엇인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런 생각에 조회수 1, 2회짜리 영상이 나올 때까지 (마우스) 휠을 내리면서 전부 다 봤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스테이크를 검색하면 제 콘텐츠가 무조건 상위에 있어야 한다는 목표로 준비했다"며 "'왜 이 영상을 안 봤을까'를 엄청 탐구했던 것 같다. 1개월 정도를 안 되는 유튜브만 봤었는데 그 시기가 제 원동력"이라고 했다.

해당 과정을 통해 시청자의 마음, 구글 알고리즘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개인적으로 저는 매주 뮤직비디오를 뽑아낸다는 각오로 만들고 있다."

조리 장면에 별도의 신속한 내레이션과 그에 걸맞은 배경음악까지 '3박자'에는 간략하면서도 고퀄리티 영상을 뽑아내는 육식맨의 철칙이 녹아있다.

그는 "남들과 다른 하나는 있어야 되지 않겠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정성이다. 영상에 돈과 시간, 노력을 많이 들였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라며 "사실 요리보다 대본 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제작 시간이 2배로 든다. (또) 한발 더 나아가 먹방과 요리 사이에 뮤직 인서트 부분을 넣었다. 매주 뮤직비디오를 뽑아낸다는 각오로 만들고 있다"고 피력했다.

특히 10·20대 요리 초심자 시각으로, 제작자가 아닌 이용자 관점에서 생각하는 자세도 늘 견지하고 있다.

육식맨은 "항상 초보의 관점을 잊지 말자는 걸 항상 명심한다. 요리 경험은 적지만 기념일이나 주말에 특별한 요리를 뽐내고 싶은 Z세대의 시각"이라며 "10, 20대 시각에서 빠른 템포로 군더더기 없이 말하는 것, 취사선택해서 필요한 문장만 말하는 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거다. 입술까지 떠먹여 드리는 것"이라고 봤다.

또 "고든 램지, 최현석 셰프님(등 전문가들을)을 보면 멋있긴 하지만 그분들의 요리 장면을 보고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는 것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텍사스 바비큐 투어 참가와 뉴질랜드 마오리족 전통요리 '항이' 만들기는 그의 향후 목표 중 하나다.

그는 "언젠가는 꼭 한 번 텍사스의 바비큐 투어를 가보고 싶은 게 꿈이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라며 "(또) 너무 대형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항이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꼽았다.

특별히 내세울 만한 일이 아니라며 구독자 100만명 이벤트에 손사래를 친 육식맨이지만, 초중고 학생들과 군인들에게 요리를 선보이는 자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구독자들을 향해선 "항상 제 영상을 좋아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재밌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며 진심과 진정성을 지켜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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