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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왔는데...IT 스타트업 업계는 초겨울?

등록 2022.07.04 11:47:34수정 2022.07.11 09: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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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스타트업 투자 시장 이상 기류…3년 호황기 끝났나
채용 축소 및 신규 채용 중단하는 스타트업…감원 카드까지 만지작
"기업가치 평가 과장됐다" 거품론 속 옥석 가리기 본격화될 것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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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힌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447.38)보다 34.28포인트(1.40%) 오른 2481.66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99.41)보다 13.54포인트(1.69%) 상승한 812.95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0.5원)보다 12.5원 내린 1278.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2.06.1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패션 플랫폼 기업 A사는 최근 불거진 감원설로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Z세대(1995~2004년 출생)의 패션 취향을 저격해 승승장구하며 최근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으며 유니콘 등극이 가시화됐던 스타트업이다. 그랬던 기업이 급작스럽게 감원설에 휘말린 건 신규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해 자금 사정이 열악해졌기 때문이란 얘기가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본격적인 한여름에 진입한 지금.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업계는 오히려 냉랭한 한파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 2~3년간 최대 호황을 누렸던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어서다. 쿠팡·배달의민족·컬리·당근마켓 등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받은 비상장 스타트업)의 잇단 등장에 유망 기술 분야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속칭 '묻지마 투자'까지 유행할 자금이 몰려들던 상황은 이제 자취를 감췄다. 바닥을 모르는 증시 추락과  IPO(기업공개) 시장 부진에 '제2의 로또'를 쫓는 비상장 투자 시장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4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는 규모는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인 7조6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역대 최대였던 전년의 4조3045억원보다 78% 뛰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분위기가 180도 달라지고 있다는 게 벤처투자(VC)업계의 전언이다. 매달 1조원 이상 규모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던 시리즈 투자에 급제동이 걸리고, 주요 비상장사들의 IPO 일정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 급랭 조짐…"예전엔 기술 하나로 투자 받았는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기업은 코스피 3곳, 코스닥 29곳 등 총 32개사로 작년 상반기 40개사보다 20% 줄었다. 공모금액은 13조6475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전체 공모금액의 93%(12조7500억원)가 LG에너지솔루션 한곳에 쏠렸다.

원스토어, SK쉴더스, 대명에너지, 태림페이퍼 등의 IPO 일정도 줄줄이 뒤로 미뤄졌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쿠팡 상장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고, 유망한 주요 IT 기업들의 상장 일정까지 흐지부지됐다"면서 "상장 대박 사례가 많이 나와야 투자자금 회수(엑시트) 기대가 높아지고, 투자금이 모이는데 한 타임 쉬어가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는 "거시경제가 좋지 않아 기관투자자(LP)들이 펀드를 전혀 만들지 않고 있고, 그간 조성한 펀드도 결성(클로징)이 안되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좋은 기술만 있어도 투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기술 실증 나아가 매출까지 보여줘야 투자 유치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지난 2~3년의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기업가치 산정이 너무 과장됐던 측면이 있었다며 '거품론'을 제기하고 있다.

◆'인력 쟁탈전'속 높아진 '몸값'도 부메랑

돈줄이 마르면서 스타트업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아직 대다수 스타트업들의 실적 규모가 미미하고, 적자 상태에서 사업 확장에 나섰던 곳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회사 운영자금 대부분 투자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기대했던 후속투자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경영 전략 전체가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벌써부터 인력 채용 부문을 중심으로 그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고 있다. 생존을 모색하기 위해 당장 인건비부터 줄여야 할 판이다. 신규 채용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기존 인력들에 대한 감원까지 나설 조짐이다. IT업계 인력 유치 경쟁 속에 한껏 부풀어 오른 업계 종사자들의 몸값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스타트업 CEO는 "스타트업 상당수의 실적이 아직 적자 상태로 투자금으로 인건비를 충당하고 있는 상황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건비까지  크게 뛰었다"면서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프리징(신규 채용 중지) 심지어 감원까지 타진하는 곳이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모바일 게임 '킹스레이드'로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게임업체 베스파가 지난달 말 직원 대다수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을 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베스파는 실적 부진 여파에도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해 전 사원 연봉을 1200만원씩 인상하며 IT 업계 '임금 인상 릴레이'에 동참했다. 이후 자금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투자유치에 적극 나섰지만 결국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파의 사례는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지난해 인건비를 크게 인상한 IT기업과 스타트업들에 경고등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스타트업 큰손 손정의도 손절 나선다…옥석 가리기 본격화되나

위기는 글로벌 빅테크들도 예외가 아니다. 메타(옛 페이스북), 아마존이 최근 신규 채용 중단과 비용 절감 계획을 밝혔고 트위터는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세계 최대 동영상 업체인 넷플릭스마저 성장 둔화에 위기감을 느끼고 직원 300명을 정리했다.

지난 5월 글로벌 스타트업 '큰손'인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도 내년 3월까지 계획돼 있던 스타트업 투자를 지난해 대비 25~50% 수준으로 대폭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스타트업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산업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빅테크들이 급한 마음에 사실상 개발자들을 왕창 뽑았는데 이제는 핵심 개발자와 프리 라이더(무임승차자)를 구분하기 시작했다"면서 "통화 긴축 국면에서는 개발자뿐 아니라 스타트업도 경쟁력이 없으면 도태되는 옥석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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