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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휴매니티"…70대 작가 김을·김주호·김진열·서용선 '용기'

등록 2024.02.18 10: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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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미술관 갑진년 첫 전시, 3월24일까지

김진열, 김종영미술관 전시전경,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김진열, 김종영미술관 전시전경,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세속적 물욕과 공명심에 얽매여서는 생각과 행동이 자유롭지 못함이고 자유롭지 못한 정신 상태에서 어떻게 남의 심금을 울리는 예술작품이 생겨나겠는가. 유희는 이 모든 구속을 수반하지 않는 데서 예술의 세계와 통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속을 배격하고 자유를 획득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예술가에게 무엇보담도 필요한 것은 용기다. 자유와 용기와 사랑을 겸한 '휴매니티(humanity)'없이는 예술이란 무의미 한 것이 아니다."(김종영의 '유희삼매'라는 제목의 글 중에)

외곬로 작업에만 천착해온 70대 작가 김을, 김주호, 김진열, 서용선의 '용 龍·用·勇' 전시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린다.

갑진년, 청용(靑龍)의 해, 첫 전시로 펼친 이번 전시는 4명 작가의 ‘작업 여정’을 통해 지금의 우리 미술의 현실을 살펴보는 속셈이 들어있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4명의 작가는 70대의 비슷한 연배로, 일찍이 서울을 떠나 작업에만 전념했다. 무엇보다도 작품의 소재가 ‘사람’이라는 점과 형식과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하는 점에 주목했다"고 전시 기획 의도를 밝혔다.

"미술은 산업이 되었습니다. 산업화가 공고해질수록, 시장이 중심이 되고, 작품은 상품화합니다. 훌륭한 투자상품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아트 페어(fair) 매출액과 경매 낙찰가에 주목합니다. 그러니까 ‘환금성’에서 비롯하는 ‘용(用)’에 주목합니다. 따라서 성공한 작가는 ‘용(龍)’, 즉 ‘셀럽’이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원로 작가분은 이런 상황을 ‘미술에서 인간이 사라졌다’라고 했습니다."


김주호, 김종영미술관 전시전경,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김주호, 김종영미술관 전시전경,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4명의 작가들의 작품은 한결같이 주변과 이웃을 소재로, 자기 자신을 소재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소재로 다양한 인간 삶을 탐구하며, 그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 있다. 그간의 여정을 살펴보면 작가의 본령을 지키기 위해서는 새삼 ‘용기’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김주호는 서울에서 교편생활을 하던 1990년대 초 작업에 전념하고자 가족과 함께 강화도로 들어갔다. ‘김주호’ 하면 ‘테라코타(Terra cotta, 질구이)로 제작한 해학적인 인물’ 작품이 떠오른다. 그의 작품 모델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다. 해학적인 한국미를 토대로 힘겨운 삶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찾아 즐기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을 표현한 작업이다.

김진열은 디자인을 전공하고 중앙 일간지 편집국에 근무하다가 1980년대 중반 원주로 내려가 후학을 지도하며 작업했으나,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 조기 퇴직했다. 평범한 이웃을 소재로 실루엣을 폐품으로 만들고 그 위에 거친 붓 터치로 삶에 현장의 무게를 독특하게 그려낸다.  ‘시민 사회 활동 예술가’로 오랜 시간 ‘생활 그림 발전소’를 운영하며 전시회도 개최했다.
김을, 김종영미술관 전시전경,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김을, 김종영미술관 전시전경,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김을은 귀금속 디자인을 전공했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 '자화상'과 가족사를 소재로 한 '혈류도(血流圖)' 연작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금 작업하며 생활하는 용인에 자리 잡은 지는 근 30년이 되었다. 그의 작업은 ‘그림일기’ 혹은 ‘공작(工作)일기’다. 창작의 고민과 애환을 진솔하게 드러낸 그의 작품은 모두 작은 책상에서 그리고 만들어져 크기가 아기자기하다.

4명 작가 중 가장 대중적인 작가 서용선은 대학교수 정년을 10년 남기고 작품에 전념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양평으로 들어갔다. ‘도시풍경’, ‘역사화’, ‘자화상’ 연작으로 이어진 그에게 그림은 ‘세상과 맞닿아 살아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어딜 가든지 작은 스케치북과 연필을 잊지 않고 챙긴다고 한다.
서용선, 김종영미술관 전시전경,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용선, 김종영미술관 전시전경, 2024 *재판매 및 DB 금지



박춘호 실장은 "성공한 작가를 꿈꾸는 예비 작가들과 일상에 매몰된 관람객들에게 이번 전시 작가들의 화력은 귀감이 되리라고 본다"며 "네 분의 작품을 통해 김종영 조각가가 예술의 근간은 ‘휴매니티’라고 강조했던 ‘휴매니티’는 다름 아닌 ‘인문(人文)’이라 ‘인문’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인문’은 ‘사람의 무늬’이므로, 미술 역시 ‘인문’입니다. ‘인문’은 ‘하늘과 땅 사이에 사는 사람들의 질서’를 의미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예술은 삶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김종영 선생이 ‘예술의 목표는 통찰’이라는 함은 ‘인문의 원래 의미’에 부합한다고 하겠습니다." 전시는 3월24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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