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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심화 빙의]귀신 밥 되다니…‘여탐’만 했어도

등록 2012.03.01 08:01:00수정 2016.12.28 00: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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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4일 새벽 서울 성수동 상원사거리 앞에서 2.5톤 화물차가 가로수에 충돌하여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성동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전복된 차량.(사진=성동소방서 제공) /남강호기자 kangho@newsis.com

【서울=뉴시스】묘심화 스님의 ‘빙의’ <48>  

 호사다마. 좋은 일이 있으면 반드시 나쁜 일도 발생한다는 뜻이다. 우리 생활 속에서 이런 경우는 참 많다. 그 예로 결혼식이나 회갑연에 참석하는 하객들을 태운 버스가 대형 사고로 전복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집 없이 떠돌아다니는 고혼(孤魂)들의 장난일 때가 많다. 그런 사악한 영체들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넘나들며 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음식 냄새가 집안에 진동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뻐할 때 영체들은 인간의 몸속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미혹한 행위를 하는 것이다. 즉, 영가들의 장난으로 대형 참사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대형 사고 후에는 반드시 또 다른 사고가 이어지게 마련이다. 교통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곳에는 항상 원귀들이 우글거린다. 이런 사고 현장에는 다음 사고를 막기 위해 팻말을 세우지만 정작 영계의 측면에서 보면 천도재나 위령제를 봉행함이 더 마땅할 것이다.

 큰딸의 결혼으로 집안의 대가 끊기고 가족이 몰사한 사건이 있었다.

 딸의 어머니가 결혼 택일을 하러 내게 왔다. 나는 신랑 신부의 이름을 적는 순간 좋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부인에게 이 두 사람이 결혼하면 반드시 집안이 망할 텐데 그래도 결혼을 시키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 부인은 이미 결정된 일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였다. 나는 할 수 없이 택일을 하여 보내면서 그 대신 결혼식은 올리되 집에서 음식을 만드는 일만은 절대로 삼가라고 일렀다. 그 부인의 뒷모습에 청춘 원귀들이 접신돼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후 신랑의 거주지인 대전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서울에 살던 신부의 가족과 축하객들은 버스를 동원해 참석했다. 그런데 결혼식을 마치고 폐백을 올리는데 절을 받던 시어머니가 갑자기 거품을 내뱉으며 쓰러졌다. 신랑 신부는 신혼 여행 대신 장례식 준비를 해야 했다. 그런데 더 큰 사고는 신부측 가족들을 태운 버스가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일어났다. 버스가 고속도로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고 뒤집혀 신부의 가족 2명과 하객들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던 것이다.

 예부터 집안에 큰 일이 있을 때는 조상께 예를 올리는 ‘여탐’이라는 의식이 있었다. 결혼식, 회갑연 등을 맞이하여 먼저 가신 조상님과 집안의 영령들을 모시고 미리 잔치를 베푼 후에 좋은 일을 맞이하는 의식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의식들을 등한시한 나머지 귀신의 밥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영가들의 장난으로 죽는 경우를 대개 ‘주당살을 맞았다’고 표현한다. <계속> 물처럼 출판사

 자비정사 주지 02-39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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