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울산의 밤문화가 바뀌고 있다'

【울산=뉴시스】장지승 기자 = 현대자동차의 주간연속2교대제 시범실시로 밤샘근무가 없어진 17일 새벽 2시께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인근 명촌동 유흥업소 밀집지역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주간2조 퇴근시간인 새벽 1시30분 이후 음식점 등 일반 술집의 손님은 늘었으나, 2차 위주의 유흥주점은 손님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일반 술집이라면 문을 닫을 시간이지만 이곳은 지금부터가 후반전 시작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7일부터 2주간 밤샘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2교대제 시범실시에 들어갔다.
기존 주야맞교대 근무땐 주간조가 오전 8시 출근해 오후 6시50분까지 근무하고, 야간조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했다. 지난주부턴 주간1조가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근무하고, 주간2조가 오후 3시40분부터 새벽 1시30분까지 일한다.
다음날 오후 3시까지 여유가 생긴 주간2조 근무자들이 퇴근하면서 한 잔 할 수 있는 시간인 셈이다.
울산 명촌지역은 현대차 울산공장을 길 하나 사이에 둔 지역으로 최근 10여년 사이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음식점과 유흥주점도 함께 늘고 있는 지역이다.
막걸리에 파전 등을 주 메뉴로 하는 막걸리OO 주인은 "예전엔 새벽 1~2시까지 영업을 했는데 지금은 4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손님도 서너 테이블 늘었다고 했다.
길 건너 규모가 큰 삼겹살집 주인도 "보통 새벽엔 두 테이블 정도였는데 현재는 다섯 테이블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2차손님을 주로 받는 OOO노래타운의 경우 오히려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울상이었다.
OOO노래타운 업주 김모(40대 후반·여)씨는 "(주간1조)너무 빨리 마치거나, (주간2조)1차 마시면 너무 늦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했다.
김씨는 "예전엔 손님이 없으면 새벽 2시 정도에 문을 닫았는데 지금은 없어도 4시까지 열어놔야 하고, 그마저도 1팀 정도 오면 아침까지 있어 우리 생활도 혼란이 온다"며 힘들어 했다.
특히 근무조가 바뀌는 주초 3일 정도는 아예 손님이 없다는 답변이었다. 술을 마시더라도 2차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김씨는 "그 분들 때문에 밥 먹고 사는데, 장사하는 사람이 따라가야지……." 라며 현대차가 주간연속2교대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3월 이후를 더 걱정했다.
인근 당구장과 편의점 등은 아직까지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답변이었다.
현대차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울산지역은 나이트클럽과 유흥주점 등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나이트클럽의 경우 여성손님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줄어든 여성손님은 현대차 근로자의 부인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4년 현대차 울산공장 한 곳이 사고로 라인가동이 중단되면서 새벽시간 야간조 근무가 갑자기 취소된 일이 있었다. 이 사실을 안 삼산동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음악을 멈추고 "현대차 야간조 근무가 취소됐습니다. 퇴근했습니다"라고 안내방송을 하자 여성손님 대부분이 빠져나갔다는 웃지 못 할 일은 이제 더 이상 반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휘트니스센터와 스크린골프장 등은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다. 3월 이후 휘트니스센터를 이용하려는 문의가 크게 늘고 있으며, 스크린골프장은 예약을 해야 제 시간에 즐길 수 있다.
현대차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40대 후반으로 건강을 위해 선택한 '밤샘근무 폐지'가 제 방향을 찾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울산직원은 3만여명. 협력업체 직원과 가족을 포함하면 10만 시민 이상이다. 울산의 밤 문화가 현대차 근로자가 집중된 명촌과 진장, 양정지역을 중심으로 먼저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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