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립 잡기노트]“양지로 나오너라, 여자의 성욕”

“혼자서 은밀히 즐겨도 부끄러운 짓이 아니므로 성기를 자주 사용하라. 50대 이후 기회가 사라지면 성기뿐 아니라 몸 전체가 쇠약해진다. 누구나 10년 이상을 쓰지 않으면 자신감을 잃는 것은 당연하다. 성인용품은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품이다.”
일본에서 ‘여성학의 신’으로 통한다는 사쿠라이 히데노리의 주장이다. “여성에게는 평생 섹스가 필요하다. 일시적인 유희를 위해 성인용품을 사용하는 것도 결국 성기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행위라고 본다.”
이어, 선동한다. “20, 30대의 여성은 본래 아름답기 때문에 섹스를 했다고 해서 특별히 아름다움이 배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50대의 연애, 섹스는 당사자인 여성도 깜짝 놀랄만큼 아름다움과 젊음을 되돌려주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피부의 윤기도 완전히 달라진다. 얼굴의 주름살이나 기미까지 사라질 정도다.”
90여년 전 아이다호를 누빈 전도사는 여성들더러 일단 다리부터 꼬라고 시켰다. 다들 하라는대로 하면, “좋습니다. 형제들이여. 이제 지옥의 문이 닫혔으니…”라며 설교를 시작했다. 기독교의 이 같은 성차별적 전통은 뿌리 깊다. 클뤼니의 성 오도는 “우리는 똥과 오줌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어록을 남겼다. 질은 ‘악마의 낙인’이었다. 판도라의 상자(질)에서 세상 모든 질병(악마)이 튀어나온 것이다.
음핵 제거는 아프리카 만의 악습이 아니다. 19세기 영국, 미국에서도 의술로 행해졌다. 영국의 산부인과 닥터 아이작 베이커 브라운은 없애야 마땅한 부위로 음핵을 지목했다. 신경계와 관련한 당대 생리학 이론의 영향이다. 입원당일 음핵이 분리되는 환자가 드물지 않았다.
여성의 성욕은 병적인 것으로 치부됐다. 진료과정에서 일부러 음핵을 건드리는 의사도 있었다. 환자가 자극에 반응하면 음핵이나 난소를 적출해야 한다는 처방을 내놓았다. 그렇게 음핵은 남성성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음핵이 여성 쾌락의 중심으로 우뚝 서면 성적 파트너로서의 남성은 불필요해진다.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는 두려움이 컸다.
‘클리토레이드’라는 것이 있다. 음핵 복원운동 국제단체다. 이들은 “만족스런 성생활을 하는 여성은 40%에 그친다. 우리는 ‘죽은 클리토리스의 사회’에 살고 있다. 모든 여성이 자신의 성생활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외친다. 여성은 대부분 성교를 통한 오르가슴을 맛보기 어렵다면서 자위를 부추긴다.
클리토레이드는 2007년 출범했다. 여성할례 철폐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클리토레이드는 5월 6일부터 12일까지를 제1회 세계 클리토리스 인식주간으로 정했다. “지난 6년 간 클리토레이드의 인본주의적 활동은 성기절제 피해여성들의 클리토리스를 외과적 시술로 치료하는데 바쳐졌다. 우리는 오는 10월8일 세계최초의 클리토리스 복원병원을 열 것이며 이로써 보다 많은 여성들이 성적 만족의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클리토레이드는 “과거 음란한 여성은 병자로 간주됐다. 아마도 여전히 그럴 것이다. 자위행위는 황달, 실명, 조기사망을 야기한다고 교육받았다, 놀랍게도 21세기가 될 때까지 클리토리스에 대한 과학적 연구도 진전되지 않았다. 불과 8년 전 호주의 신경학자 헬렌 오코넬 박사가 마침내 MRI 장비를 이용해 이 관능적으로 뛰어난 기관에 관한 지도를 만들었을 따름”이라고 전한다.
인간의 신체기관 중 가장 많은 약 8000개의 신경말단을 보유한 데가 바로 음핵이라고 설명한다. 약 5000개짜리 남성 성기보다 훨씬 민감할 수밖에 없겠다.
음핵은 빙산의 일각이기도 하다. 1.17~2.3㎝(평균 1.6㎝)라고 알려진 음핵의 길이가 실제로는 무려 20.32㎝에 이른다고 귀띔한다. “이 고도의 기쁨의 발기조직은 2개의 장엄한 둔덕처럼 여성성기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클리토리스의 끝이 절단됐다 해도 외과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이유다.”
여성에게 성을 권하는 사회다. ‘양성 불평등’은 사어가 돼가고 있다. 젊은 여성, 늙은 여성 따로 없이 바야흐로.
문화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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