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가영, 귀신과 친한 소녀…그래도 사람이 더 좋더라구요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영화 '더 웹툰 : 예고살인'의 배우 문가영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마마논마마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6.25. [email protected]
이런 추세는 더 일반화할 듯하다. 외모는 물론 연기력도 성인배우 못잖은 아역스타들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6월27일 개봉한 이시영(31)의 호러 스릴러 ‘더 웹툰: 예고살인’(감독 김용균)에서 신비로운 소녀 ‘서현’을 열연한 여고생 문가영(17)도 될 성 부른 떡잎 중 하나다.
서현은 귀신과 소통하는 능력을 지녔다. 원귀들로부터 한 맺힌 이야기를 듣고 이를 그림으로 옮긴다. 무섭고 충격적인 그림들이다. 더 놀라운 것은 서현의 그림 그대로 끔찍한 사건들이 실제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서현은 집단 괴롭힘을 당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우연히 웹툰 작가 지망생 ‘지윤’(이시영)을 만난다. 세상에서 서현을 감싸주는 유일한 사람이다. 외로운 서현은 지윤을 친언니처럼 믿고 의지한다. 그러나 지윤은 서현의 놀라운 능력을 알게 되면서 점점 변해간다.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영화 '더 웹툰 : 예고살인'의 배우 문가영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마마논마마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6.25. [email protected]
아무리 초등학교 4학년 때 데뷔해 7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TV 드라마 10편, 영화 6편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묵직한 연기 내공과 폭넓은 경험을 한 아역스타라고 해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문가영은 이 영화에서 기립박수를 쳐줘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잘 해냈다.
비결은 역시 서현에게 몸을 내던진 데 있다. 스타트 라인에 서기 전부터 그랬다. 문가영은 시나리오를 접하고 스토리의 재미와 서현 캐릭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꼭 꿰차고 싶었다. 이미 어린 시절 공포물 4편을 섭렵한 ‘호러 공주’였지만 큰 역할이 아니었기에 비중 있는 배역을 맡아서 공포물을 제대로 체험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영화 '더 웹툰 : 예고살인'의 배우 문가영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마마논마마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6.25. [email protected]
서현으로 낙점된 뒤에는 진짜 서현이 되고 싶었다. 연출자 김용균(44) 감독이 추천한 할리우드 호러 스릴러 ‘식스센스’(감독 M 나이트 샤말란) 등 같은 느낌의 영화들을 수없이 많이 봤다. 음악도 어둡고 무거운 것들만 골라 들었다. 원혼이 깃든 그림을 그리는 신이 어색하게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틈날 때마다 계속 그 무서운 그림들을 그리고 또 그렸다. 문가영의 캐릭터에 관해 알지 못했던 친구들이 걱정까지 했을 정도다.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을 시사회에 초대했어요. 영화를 보고서야 저에 대한 걱정을 거뒀대요. 호호호.”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영화 '더 웹툰 : 예고살인'의 배우 문가영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마마논마마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6.25. [email protected]
“사실 저도 예전에는 이쁘게 나오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그 동안 해온 작품들에서 학생 역할을 하면서도 최대한 예쁘게 보이려고 애도 썼구요. 하지만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감독님께 예쁘게 나오는 것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어요. 그래서 화장도 안 하고, 머리도 안 했죠. 자고 나서 그냥 카메라 앞에 선 적도 있어요. 그냥 서현이 되려고 했답니다.”
영화가 공개될 때가 되니 살짝 불안해졌다. 무엇보다 친구들에게 어찌 보일까로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다. 역시 소녀다. “친구들이 다들 ‘괜찮아, 예뻐’라 말해줬어요”라고 말하는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영화 '더 웹툰 : 예고살인'의 배우 문가영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마마논마마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6.25. [email protected]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었나.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운동도 열심히 했어요. 그러다 개학을 해서 다시 학교 생활을 하게 되니 드디어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선생님들, 친구들이 제게 특효약이었어요”라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문득 ‘서현도 사람들한테 외면을 당하고 왕따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받고, 보살핌을 받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비극은 없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한참 아팠어요”라며 서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배우들은 어렵고 힘든 캐릭터를 하면서 적잖은 정신적 내상을 입게 된다. 그런 연기를 한 배우들이 차기작으로 경쾌하고 화사한 것을 원하는 이유 중 하나도 힐링에 있다. 성인들도 그러한데 밝고 좋은 것만 보고 들어야 할 나이인 문가영이라면 다음 작품에서 그런 점을 고려할 것이다. 그런데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어렵고 힘든 것을 해보니 오히려 그보다 더한 것을 해보고 싶어져요. 왜냐고요? 공부하고 싶어서죠. 서현은 원귀가 빙의하면 막 신들린 행동을 해요. 그런데 그 모습이 제대로 나와야 캐릭터도 살고, 영화에도 리얼리티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정말 심각하게 연구했어요. 감독님과도 계속 상의하고요. 그렇게 연구하는 과정들이 재미있고 좋았거든요, 다음 작품에서 또 맛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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