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구자홍 회장…존중 중시하고, 사촌승계 전통 세워

[서울=뉴시스]이재은 기자 = 11일 별세한 고 구자홍 회장은 1946년 경남 진양군 출신으로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구태회 전 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이다.
경기고등학교 졸업후 고려대학교에 입학했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프리스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1973년 반도상사(현 LG상사) 사업부 수입과에 입사했다. 반도상사 홍콩 지사장 부장을 거쳐서 럭키금성상사 싱가포르지사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1987년 금성사 해외사업본부 상무에 오른 뒤 이듬해 전무로 승진했다. 1991년 금성사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았다. 1995년 금성사가 LG전자로 이름을 바꾼 뒤 사장으로 승진해 재직하다가 1998년 부회장, 2002년 회장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2004년 L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하면서 LS전선 회장과 LS산전 회장을 동시에 역임했다. LS는 구인회 회장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 구태회·평회·두회 3형제가 LG전선(현 LS전선), LG산전(현 LS일렉트릭), LG니꼬동제련(LS니꼬동제련) 등을 중심으로 LG에서 계열 분리하며 설립됐다. 구자홍 회장은 2008년 지주회사 LS를 설립하고 초대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그룹을 이끌었다.
LS그룹은 창업 1세대의 뜻을 따라 사촌형제 간인 2세대가 경영권 분쟁 없이 계열사를 나눠 맡고 있다. 이 원칙은 9년을 주기로 이행되고 있다. 구자홍 회장 후임으로 구자열 회장이 9년간 그룹을 이끌다가 올해 구자은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고인은 소탈한 성품을 가진 인물이었다. LS니꼬동제련 회장 재직 당시 젊은 직원들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캐주얼 데이'를 운영하는 등 소통의 리더십을 보였다.
재벌 오너 일가 중 드물게 미국 유학 시절 평범한 가정 출신의 지순혜 여사와 만나 연예 결혼한 것으로 유명하다. 연애시절부터 현재까지 부부간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존댓말을 사용했다고 한다.
생전 존중과 배려, 신뢰를 핵심 경영철학으로 실천했다. 타인의 단점보다 장점을 볼 수 있는 ‘밝은 사람’을 그룹의 인재 상으로 꼽기도 했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불비타인(不比他人)’을 가훈으로 삼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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