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현장]로봇팔끼리 '알아서 분업'…전북대 '피지컬 AI' 랩 가보니

등록 2026.01.27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전북대·KAIST, AI 로봇 공장 실증…제조 원가 80% 절감

정부 "2030년까지 다크 공장(Dark Factory) 수출 모델 만들겠다"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전북대에 마련된 전북 피지컬AI 실증랩에 마련된 자동화 로봇. 20260126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전북대에 마련된 전북 피지컬AI 실증랩에 마련된 자동화 로봇. 20260126



[전주=뉴시스] 심지혜 기자 = 전북대학교 내 ‘피지컬 인공지능(AI) 제조 실증랩’. 이곳 풍경은 사뭇 달랐다. 무인 로봇이 혼자 자재 창고를 오가며 부품을 날랐다. 로봇이 멈추면 기계 팔이 부품을 받아 조립했다.  각 구역 별 로봇 팔이 부품 가공을 진행한 후 다음 장비로 넘겼다.사람의 손길은 전혀 닿지 않았다. 모든 과정은 대형 모니터에 실시간 데이터로 기록됐다. 

이 기술을 미리 도입해 본 기업들의 성적표는 놀라웠다. 스티어링휠 전문 제조기업 DH오토리드는 제조원가를 80% 낮췄다. 전동브레이크 기업인 대승정밀은 불량률을 19.4% 줄였고, 차체 부품 용접·조립 공정에 로봇을 도입한 동해금속은 생산 시간을 10% 단축했다.

"불량은 줄이고 생산 속도 빨라졌다"…피지컬 AI 사전검증 성과 공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6일 전북대에서 성과 공유회를 열었다. 전북대학교(제조)와 KAIST(물류)에 실제 공장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놓고, AI 로봇 기술을 미리 시험해보는 사업이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진행됐으며 국비 229억원이 투입됐다.

전북대 실증랩은 피지컬 AI 현장 실증 기반을 구축한 첫 플랫폼으로, 조립·검사·라벨링·유연생산 등 기능별 기술 검증이 가능하도록 구성됐다. 제조생산(P-Zone)과 혁신(I-Zone)으로 구획해 ‘실험과 생산’ 시나리오를 동시에 검증할 수 있도록 했으며, 다양한 생산 시나리오와 기술 검증이 실시간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기종 로봇과 설비의 협업 운용을 실증하는 플랫폼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배경훈(오른쪽)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6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피지컬 AI 실증랩 개소식'에 참석해 장비를 시연해보고 있다. 2026.01.26.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배경훈(오른쪽)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6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피지컬 AI 실증랩 개소식'에 참석해 장비를 시연해보고 있다. 2026.01.26. [email protected]



과기정통부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피지컬 AI 전북지역 AI전환(AX) 사업을 본격화한다. 오는 2030년까지 ‘다크 팩토리(Dark Factory)’를 완성하는 것이다. 다크 팩토리란 불을 꺼도 로봇들이 24시간 알아서 돌아가는 완전 자동화 공장을 말한다.

우선 올해에는 강화학습 기반 로봇 제어 엔진과 시각·언어 모델(VLM) 기반 파운데이션 모델을 결합한 디지털 공장 플랫폼(Sim2Real) 개발을 통해 기술 검증을 추진한다. 이후 물류 통합 운영체계(OS)를 완성하고, 로봇 물류 통합 운영 시스템과 디지털 공장 플랫폼을 연계할 계획이다. 이어 통합 OS를 고도화하고 시각·언어·행동을 결합한 VLA 모델 기반으로 로봇 작업과 물류를 통합 운영하는 OS를 완성해 공장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제어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통합 운영 OS를 기반으로 로봇 하드웨어 표준화를 추진하고, 다양한 이기종 로봇과 설비를 동일한 운영 체계를 구축한 다음 최종적으로 2030년에는 공정 설계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다크 팩토리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중소·중견기업을 시작으로 대기업과 해외 시장까지 확장해 개별 로봇이 아닌 ‘공장 운영 솔루션’을 수출하는 새로운 제조 산업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배경훈(가운데 왼쪽)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6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피지컬 AI 실증랩 개소식'에 참석해 현판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1.26.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배경훈(가운데 왼쪽)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6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피지컬 AI 실증랩 개소식'에 참석해 현판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1.26. [email protected]


정부 2030년 다크 팩토리 구현이 목표…"협업 지능이 핵심"

전문가들은 ‘개별 로봇’보다 ‘협업’을 강조했다.

김순태 전북대 교수는 “피지컬 AI를 공장에 적용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조 현장에서는 개별 로봇의 지능보다 이기종 로봇과 설비가 서로 손발을 맞추는 협업지능이 핵심”이라며 "공장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운영체제(OS)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영재 KAIST 교수는 다크팩토리 전략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산업 경쟁력과도 연결된다고 봤다. 장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공장 구축 수요가 늘어나면서 제조 역량은 산업·통상을 넘어 외교·안보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하드웨어와 SW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국가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지컬 AI는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증을 통해 사업화와 시장 개척으로 이어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증에 참여한 기업들도 현장 적용 과정에서의 과제를 공유했다.

이석근 DH오토리드 대표는 “그동안 자동화를 위해 공정 데이터를 사내 서버에 축적해 왔지만, 피지컬 AI와 이종 로봇이 함께 들어오면서 공정 간 연계와 통신 방식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새로운 고민이 됐다”며 “현재는 와이파이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 데이터와 설비 규모가 커질 경우 로봇 간 통신 구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정국 현대자동차 상무는 “피지컬 AI SW 국산화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만, 제조 현장에서 축적된 양질의 데이터가 중요하다. 범용 비전 모델로는 볼트 결함이나 규격 이탈과 같은 실제 제조 문제에 한계가 있다”며 "실증랩에서 축적된 제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을 이해하는 비전 모델을 구축한다면 훨씬 강력한 피지컬 AI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피지컬 AI를 새로운 산업 생태계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는 "우리나라도 산업 경쟁력 가진 AX를 만들어가고 피지컬AI 강국으로 가기 위한 기반이 갖춰지는 시점"이라며 "전세계 많은 빅테크들도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현재 제시된 5개년 로드맵을 가능한 한 3년 안으로 앞당겨, 단기간 내 상용 가능한 솔루션이 나올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그래야 피지컬 AI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