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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부터 바이오까지"…'100년史 중심' 삼양그룹 김윤 회장 [이주의 유통人]

등록 2025.03.15 14: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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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민족자본 '삼수사'가 모태…종합식품기업 발돋움

"국민 편리·국가 경제발전 기여…새 100년 위한 혁신"

[서울=뉴시스] 삼양그룹 김윤 회장.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삼양그룹 김윤 회장.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한 세기 동안 영속해온 국내 기업이 10여 곳에 불과하다. '창립 100년 기업'이라는 타이틀이 그 자체로 특별한 이유다.

삼양그룹은 지난 100년간 수많은 외풍 속에서도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식품, 화학, 의약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해왔다. 그 배경에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은 창업주인 김연수 초대회장의 손자이자 2대 회장을 역임한 김상홍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85년 삼양사에 입사해 1996년 사장, 2004년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고 현재 삼양홀딩스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창업주가 강조했던 '중용'(中庸) 정신을 계승해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회장 취임 후에는 미래 신사업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주력해 화학, 식품, 의약바이오, 패키징 등 4대 핵심사업의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올해는 새로운 100년의 원년으로 삼아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와 첨단 소재 중심의 스페셜티(고기능성) 사업 포트폴리오로 드라이브를 건다.
"설탕부터 바이오까지"…'100년史 중심' 삼양그룹 김윤 회장 [이주의 유통人]


韓제당시장 점유율 2위…대체 감미료 전 세계에 알려

삼양사의 모태는 1924년 창업주가 전라남도 장성군에 세운 삼수사(三水社)다.

삼수사는 당시 일제의 농업자본에 맞서 순수 민족자본으로 설립됐다.

삼수사가 지금의 삼양사(三養社)로 사명을 변경한 건 1931년이다.

사명은 '분수를 지켜 복(福)을 기르고, 마음을 너그럽게 만들어 기(氣)를 기르며, 비용을 절약해 재(財)를 기른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를 일컫는 '삼양훈'(三養訓)은 지금까지도 삼양그룹의 경영철학을 관통하는 메시지로 계승되고 있다.

삼양사는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국민들의 식생활을 개선하고 당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설탕을 국산화하기 위해 제당 사업에 뛰어들었다.

식품 사업은 1955년 울산 제당공장 준공을 계기로 본 궤도에 올랐고 지속적인 설비 증설과 품질 개선을 통해 지금까지도 국내 제당시장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다.

이후 지속적인 신사업 발굴과 제품 다각화를 통해 전분, 물엿, 마가린, 쇼트닝 등 다양한 식품 소재를 생산했다.

숙취해소 브랜드 '상쾌환'과 식자재 제조·판매·유통을 아우르는 식자재유통 브랜드 '서브큐'를 론칭하며 종합 식품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최근에는 대체 감미료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식품사업 대표 스페셜티 아이템인 '알룰로스'는 설탕 대비 70% 정도의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제로인 대체 감미료다.

삼양사는 2016년 자체 효소 기술 기반의 액상 알룰로스 개발에 성공한 이후 설비 투자를 거쳐 2020년 양산을 시작했다. 그 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전원료인증'(GRAS)을 획득해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해상 운송에도 균일한 품질 유지가 가능한 순도 99% 이상 '결정 알룰로스'를 개발해 2022년부터 생산했다. 지난해에는 울산 공장 부지에 종합 스페셜티 공장을 건립해 연산 1만3000t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알룰로스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삼양사는 현재 소비자 대상 거래(B2C) 프리미엄 당 브랜드 '트루스위트'와 기업간 거래(B2B) 브랜드 '넥스위트'로 국내외에 알룰로스를 공급한다. 국내에서는 음료, 유제품, 소스, 빙과 등 식품 카테고리 전반에 걸쳐 200여 개 제품에 쓰인다.

이외에도 알룰로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리바이오틱스 소재로 수용성 식이섬유인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과 건강기능식품 원료인 '프락토올리고당'을 생산한다.
[서울=뉴시스] 삼양그룹 본사 전경.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삼양그룹 본사 전경. [email protected]


첨단소재·의약 사업 진출…'인류 미래' 바꾼다

삼양사는 첨단 제품의 부품 소재로 각광받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사업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친환경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1989년 폴리카보네이트 전문 생산기업인 '삼양화성'을 설립하고 국내 최초 생산 공장을 세웠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990년 폴리에스터 섬유와 수지·필름·도료·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테레프탈산'(TPA) 사업 진출을 위해 삼남석유화학을 지었는데 지난해 연간 160만t의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TPA 생산기지로 우뚝 섰다.

친환경 소재 사업도 강화해 옥수수 등 식물 자원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든 100% 바이오매스 기반의 '이소소르비드'(Isosorbide)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2022년 전북 군산에 생산공장을 세웠다.

2023년에는 재생 폴리카보네이트 원료가 90% 이상 함유된 친환경 폴리카보네이트를 개발했고,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을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다. 차체구조용 부품과 전기차용 경량 배터리팩 케이스도 개발하고 있다.

또 화장품·퍼스널케어 소재 전문기업인 'KCI'와 글로벌 스페셜티 케미컬 소재 기업인 '버든트'(Verdant)를 2017년과 2023년에 각각 인수했다. 2021년에는 국내 최대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 소재 전문기업 '삼양엔씨켐'을 계열사로 편입시켜 반도체 소재를 그룹의 핵심 스페셜티 사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삼양사는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기초 원료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이온교환수지 생산 체제를 갖췄다. 현재 식품, 의약, 촉매 등 200여 종의 이온교환수지를 생산해 전 세계 50개국 400개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화섬사업에서 파생된 패키징 사업은 국내 1위 페트(PET) 패키징 기업이란 괄목할 만한 성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재활용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삼양에코테크는 폐페트병을 잘게 분쇄한 '페트 플레이크'(PET Flake)와 추가 가공을 거친 작은 알갱이 형태의 '리사이클 페트칩'(R-Chip)을 주로 생산한다.

항암제를 중심으로 한 의약 사업에 유전자 전달체 플랫폼인 '센스'(SENS)의 연구개발까지 매진하고 있다.

신규 사업인 미용성형 분야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사가 2022년 출시한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 폴리카프로락톤(PCL)을 이용한 필러 '라풀렌'은 이듬해 인도네시아에 수출됐다. 그 해 5월에는 중국의 의료기기 및 에스테틱 전문기업 '항저우 이신텐트'와 수출 파트너십 계약도 맺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생활의 잠재력을 깨웁니다. 인류의 미래를 바꿉니다'라는 새 기업 소명을 선포하면서 "지난 100년간 국민들에게 풍요와 편리를 제공하며 국가 경제의 발전에 기여해왔다면 앞으로는 생활의 무한한 잠재력을 새롭게 발견하고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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