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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에 '음향 대포'?…"귀를 찢는 듯한 초강력 소음"(영상)

등록 2025.03.18 11:08:57수정 2025.03.18 1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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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불빛으로 가득한 세르비아 시위 현장. (영상=X 갈무리) 2025.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불빛으로 가득한 세르비아 시위 현장. (영상=X 갈무리) 2025.03.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하다임 인턴 기자 = 세르비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시위대에 대한 음파무기 사용 의혹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세르비아 군경이 15일 평화 시위대를 향해 군용 '음향대포'를 발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물리력 남용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동유럽 발칸반도 국가인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는 내무부 추산 1만7000명, 민간 단체 추산 27만5000~32만5000명이 참가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펼쳐졌다.

시위대는 "너희는 끝났다"라며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과 밀로스 부세비치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면서도, 전반적으로 평화롭고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시민들이 지난해 11월 기차역 붕괴 사고 희생자 15명을 기리며 묵념하던 중, 기차가 다가오는 듯한 굉음이 들린 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공포에 휩싸인 시민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시위대는 메스꺼움과 두통, 방향 감각 상실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서울=뉴시스]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에 흩어지는 시민들. (출처=텔레그래프) 2025.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에 흩어지는 시민들. (출처=텔레그래프) 2025.03.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현지 언론은 이날 세르비아 군경 진압대가 시민들을 향해 음향장치(LRAD, Long Range Acoustic Device), 일명 음향대포를 발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음향대포는 귀를 찢는 듯한 초강력 소음으로 표적을 무력화시키는 무기로, 제트기 이륙 소음 수준인 120~150㏈의 음파를 직선으로 발사하며, 유효사거리는 약 270m다. 비살상 무기지만, 노출될 경우 일시적 균형 상실과 청각 마비는 물론, 영구적 청력 손실이나 심장질환,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주로 불법 어로 단속이나 비상 알림 용도로 사용되지만, 일부 국가는 시위 진압에 활용해 인권 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시위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엄청나게 위협적인 소리가 덮쳤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베오그라드 인권센터는 청력 상실, 호흡 곤란, 혈압 상승 등의 증상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안보 전문가들은 세르비아군이 2022년 도입한 음향대포가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인권단체는 사용이 금지된 음향 무기가 동원됐다며 세르비아 법원뿐 아니라 유럽인권재판소(ECHR)에도 제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르비아 당국은 음향대포 사용 의혹을 부인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세르비아를 파괴하기 위한 사악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을 초청해 해당 주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시위는 진압대의 음향대포 사용과 인근 공원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 후 일시 중단됐다.
[베오그라드(세르비아)=AP/뉴시스] 지난 15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대학생들이 이끈 대규모 반부패 집회. *재판매 및 DB 금지

[베오그라드(세르비아)=AP/뉴시스] 지난 15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대학생들이 이끈 대규모 반부패 집회.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세르비아에서는 지난해 11월 중국 국영기업 컨소시엄이 보수한 제 2도시 노비사드 기차역의 콘크리트 건축물이 붕괴해 1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정부의 부정부패와 실정에 대한 불만이 폭발, 반정부 시위가 4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부치치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농촌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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