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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서 계주 잠적…수십억 곗돈 횡령에 상인들 한숨

등록 2025.12.18 06:00:00수정 2025.12.18 06: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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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 모아서 진행하다 어느 순간 혼자서 통보"

"평생 번 돈…한 닢이라도 건져야 살아갈 텐데"

송파서, 사기 혐의 계주 입건…출국금지 조치도

[서울=뉴시스] 권민지 수습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가락몰 모습.2025.12.18.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민지 수습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가락몰 모습.2025.12.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권민지 수습 기자 = "아들 결혼시키려고 했죠. 내년에 결혼시키려고 했는데 속상하네요."

지난 17일 뉴시스가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만난 청과물 상인 김모(62)씨는 지난달 말 수십억원의 곗돈을 횡령한 계주 강모씨가 잠적한 상황을 두고 울먹이며 이같이 말했다.

10년 넘게 계모임에 참여해왔다는 김씨는 "시어머니 때부터 워낙 잘해서 며느리에게 물려줬다"며 "시어머니가 '자기 며느리는 돈도 많고 잘산다, 괜찮다'리고 하니까 사람들이 믿고 계모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계모임이 '낙찰계' 방식으로 이어져 왔다고 전했다. 낙찰계 방식이란 일정 기간을 설정해 두고 경매 방식으로 곗돈을 먼저 가져갈 사람을 정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가락시장 상인들이 참여한 계모임은 이자 비용을 높게 써서 낸 사람이 우선 돈을 가져가고 해당 이자를 나머지 참여자가 똑같이 나눠 갖는 식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김씨는 "언제부턴가 계속 이자를 써내도 (강씨가) 곗돈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이 (낙찰)됐다면서 이자만 줬다"며 "예전엔 계원들을 다 모아놓고 같이 했는데 어느 순간 강씨가 혼자 누가 더 높게 냈다면서 딱 잘라버리는 식으로 전달했다"고 전했다.

1억2000만원대 피해를 봤다는 이모씨도 "믿고 항상 마지막 끝 번호에 (곗돈을) 탔고 그렇게 다시 통장에 넣어놨다가 필요할 때 타서 써왔는데 이렇게 됐다"며 허탈함을 드러냈다.

이씨는 "항상 곗돈을 넣고 나면 강씨가 '감기 조심하세요'처럼 마음을 담아 문자를 보내는 나쁜 애가 아니었다"며 "너무 힘들고, 살기도 힘들다. 만약 돈을 못 받으면 어떻게 살아갈까 병나서 죽겠다"고 토로했다.

강씨가 이미 작년부터 곗돈 지급 시기를 20일부터 한 달가량 늦게 지급했다고도 전했다.

이씨는 "(강씨가) '시아버님이 아프셔서 돈이 필요하다'라면서 지급이 20일 늦어졌었다"며 "이후에도 돈을 넣으라고 (강씨에게) 문자 보냈는데도 안 넣고 그 이후에 강씨가 (시장에) 안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번 돈인데 어떻게 한 닢이라도 건져야 내가 살아 나갈 텐데"라며 "계주네는 휘황찬란하게 외국을 일 년에 몇 번씩 나다닌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수습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가락시장 계모임에서 피해자가 계주와 문자한 내역.2025.12.18.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민지 수습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가락시장 계모임에서 피해자가 계주와 문자한 내역.2025.12.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계모임의 피해자이자 이번 사태에서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피해자를 대표하고 있는 김영찬(47)씨는 "지금까지 제게 오신 분만 50명 정도 된다"며 "적으신 분은 1000만원부터 많게는 2억원까지 금액이 다 다르고 15억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피해금액이 크니까 또 알면 가정에 사단이 날 것 같으니까 말 못 하고 계신 분이 많다"며 "그래서 고소장 접수도 못 하고 안 하신 분도 많고 그분들은 마음만 애타게 계신다"고도 했다.

잠적한 강씨에 대해선 "그 여자가 또 돈을 빌리기도 했다. '나한테 돈을 맡겨라, 내가 잘해서 이자를 많이 줄 테니까 잠깐만 나한테 맡겨라'라고 해서 돈을 빌려준 사람도 많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다 거짓말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씨가 변호사를 통해 대응한다고 연락이 와서 우리도 변호사를 선임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사건의 수사를 맡은 서울 송파경찰서는 잠적한 강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입건했으며 출국금지 조치도 내린 상태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수습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가락시장 내부 모습.2025.12.18.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민지 수습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가락시장 내부 모습.2025.12.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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