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서산 보원사지·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국보 됐다

등록 2025.12.19 09:57:3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송광사 침계루 등 조선후기 사찰 누각 3곳 보물 지정 예고

[서울=뉴시스]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0.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국가유산청이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은 우리나라 석탑 조성시기를 알 수 있는 편년(編年)의 기준이 되는 고려시대 석탑이다.  이 석탑은 건립시기에 대한 구체적 기록은 없으나, 탄문(900~974)이 보원사에 있을 때 고려 광종을 위해 봄에 불탑과 불상을 조성했다는 '서산 보원사지 법인국사탑비' 비문과 석탑 조영기법, 양식을 고려했을 때 고려 광종 때인 10세기 중반에 건립된 것을 알 수 있다.

기단부는 위아래로 2층 가구식 기단 구성이다. 부조(浮彫) 조각기법으로 아래층 기단 면에는 형상이 다른 사자상(獅子像)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위층 기단 면에는 팔부중상(八部衆像, 불교 여덟 수호신)을 유려하게 조각해 통일신라 조각양식과 수법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시대 석탑 특징도 잘 표현하고 있다.

5층으로 구성된 석탑은 위층으로 갈수록 일정한 체감(遞減)을 주어 안정된 구도와 외관을 형성하고 있다.

1층 탑신(塔身, 석탑의 몸통)의 각 면에만 문비(門扉, 탑신석에 조각한 문짝)가 새겨져 있다. 나머지 탑신에는 기둥 형상 조각이 부조돼 있다.

옥개석(屋蓋石, 탑신석 위에 지붕모양으로 덮은 부재)은 아래에 4단 옥개받침을 낮게 조각했다. 양옆 너비에 비해 높이가 낮아 통일신라 석탑에서 보이는 양상과는 달리 고려시대 새로 등장한 치석(돌을 다듬음) 수법과 외관을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이 비교적 명확한 조성시기와 함께 고려왕실과 불교와의 관계를 알 수 있다"며 "통일신라 말기 조영기법과 양식을 계승하면서 고려시대 새로운 기법들이 적용된 석탑으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예천=뉴시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사진=예천군 제공) 2025.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예천=뉴시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사진=예천군 제공) 2025.10.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함께 국보로 지정된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1011년에 건립된 고려시대 석탑이다. 석탑에 새겨진 190자의 명문(銘文)이 있어 구체적인 건립시기와 과정, 당시 사회상 등을 알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고,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과 같이 우리나라 석탑 조성시기 편년 기준이 된다.

기단부는 2층 가구식 기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층 기단에는 면마다 3개 안상(眼象, 석재 표면에 곡선으로 조각한 문양)을 배치하고 안상 내에 십이지신상을 조각했다.

위층 기단 면에는 면마다 2구씩 팔부중상을 조각했다. 이는 1층 탑신에 배치된 금강역사상과 함께 다른 석탑에서는 찾기 어려운 독창적 방식이다. 복식이나 지물도 특이해 예술적 완성도가 높다.

석탑은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안정감 있는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각 탑신 모서리에는 기둥 형상이 새겨져 있고, 옥개석은 하부에 4단 옥개받침과 처마면 끝에 물끊기 홈을 조각했다. 

국가유산청은 "예천 개심사지지 오층석탑은 새겨진 명문으로 건립 목적과 과정, 시기를 명확히 알 수 있고, 아래층 기단에서 1층 탑신까지 십이지상 팔부중상, 금강역사상을 부조 방식으로 조각해 불교 교리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등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순천 송광사 침계루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순천 송광사 침계루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유산청은 또 17~18세기 건립되거나 중창된 조선후기 사찰누각 3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유산청은 2023년부터 전국 사찰 누각 38건에 대한 '예비건조물문화유산 가치조사'를 실시해왔는데, 이중 3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 것이다.

조선시대 사찰누각은 중심 불전 앞에  많은 신도가 모여 예불과 설법 등의 행사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사찰 가람배치에서 일주문→사천왕문(금강문)→누각→주불전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건축유산임에도 불구하고, 현존하는 사찰누각 중 보물로 지정된 건은 고작 4건이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사찰누각은  '순천 송광사 침계루', '안동 봉정사 만세루', '화성 용주사 천보루' 3건이다.

'순천 송광사 침계루'는 '조계산송광사사고(曹溪山松廣寺史庫)' 중수기를 통해 1668년 혜문스님이 중건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목부재(평주, 대량, 중량, 종량 등)에 대한 연륜 연대 조사결과를 통해 1687년 벌채된 목재임이 밝혀졌다.

침계루는 정면 7칸, 측면 3칸에 보를 세 겹으로 쌓는 삼중량(三重樑) 구조의 대형누각이다. 일반 대중을 위해 대웅전 등 주불전 전면에 설치되는 일반 사찰누각과 달리 승려들의 강학(講學)을 위한 공간이다.  주위 수려한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뤄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특히, 누각 기둥이 경상도에서 나타나는 계류변 누각건축의 배치방식과 같은 기법으로 건립된 것으로 볼 때 전라도와 경상도 간 건축기법의 교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봤다.
[서울=뉴시스] 안동 봉정사 만세루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동 봉정사 만세루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 봉정사 만세루'는 1680년 건립되어 '덕휘루(德輝樓)'라 불렸고 1818년 중수한 후 큰 훼손이나 변형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봉정사동루기(鳳停寺東樓記, 1534년)', '천등산봉정사덕휘루기(天燈山鳳停寺德輝樓記, 1683년)' 등 건립과 중수과정 등이 기록된 내부 편액을 통해 건물의 변천과 사찰의 변화과정을 알 수 있다.

가구는 1고주 5량가로 위치에 따라 기둥과 보의 조합을 다양하게 했다. 장식을 절제한 초익공과 평난간은 봉정사 내 다른 건축물과 위계에 따라 규모와 양식을 달리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는게 국가유산청의 평가다. 
[서울=뉴시스] 화성 용주사 천보루(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화성 용주사 천보루(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화성 용주사 천보루'는 대웅전 중심축에 위치하는 건물이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 능침을 양주 배봉산(현 서울 동대문구)에서 수원 화산의 현륭원(顯隆園)으로 옮기고, 명복을 기리기 위해 그 능침사찰로 용주사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1790년 건립되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
 
천보루는 정면 5칸, 측면 3칸, 팔작지붕의 2층 누각이다. 위층은 강당으로, 아래층에는 양옆에 긴 돌기둥(장대 석주)을 설치한 중층 구조다. 아래층을 통해 뒤편 위쪽 기단으로 올라가는 누하진입 방식이다.
 
가구구조는 무고주 5량가로, 두꺼운 널빤지로 만든 사다리꼴 기둥인 판대공이 종도리를 받치고 있다. 초익공 앙서(익공의 모양이 위로 치솟은 형태) 위에는 연화(연꽃 문양)를 조각하는 등 18세기말 조선후기 양식을 보여준다.

상층 강당은 양옆 익랑(대문의 좌우 양편에 잇대어 지은 행랑)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는 궁궐 건축의 주건물 양옆에 부속채를 배치하는 유교적 건축요소가 혼재되어 나타나는 원찰(願刹, 왕실에서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고 왕릉을 모시기 위해 건립한 사찰)의 특징을 살필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보물 지정 예고한 '순천 송광사 침계루' 등 3건에 대해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