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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지킨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직원 제안으로 시작

등록 2026.01.06 13:20:08수정 2026.01.06 14: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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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산 프로젝트, 삼성물산 직원 제안서 출발" 뒤늦게 확인

역사 문화사업 아이디어 사내 이벤트 공모전서 대상 선정

의자에서 침대까지 원형 살려…삼성家 문화공헌 사례 눈길

[서울=뉴시스]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건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외관. 왼쪽부터 ▲복원전 ▲복원직후(1993년) ▲최근 모습. (사진=삼성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건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외관. 왼쪽부터 ▲복원전 ▲복원직후(1993년) ▲최근 모습. (사진=삼성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7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찾는 가운데, 외교 현안 뒤편에 가려졌던 기업의 문화유산 보존 역할이 재주목받고 있다.

한중 수교 이전인 1990년대 초,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임정 청사를 복원한 주체가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 삼성물산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직원의 자발적 제안에서 출발한 이 복원 사업은 기업의 해외 진출과 문화 공헌이 어떻게 맞닿을 수 있는지 잘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1990년 12월 '잘못 소개된 우리의 역사'라는 제목의 책자를 발간한 것을 계기로 국민기업으로서 문화사업을 더욱 확대하고자 사내에서 '이벤트 현상공모'를 실시했다.

당시 중국 진출 준비로 상하이 출장을 다녀온 이재청 유통본부 영업담당 부장은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복원'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그 결과 대상으로 선정됐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건물은 1926년 7월부터 1932년 4월까지 6년간 김구 주석 등 주요 독립 운동가들이 본거지로 사용한 항일투쟁의 심장부다. 특히 1932년 이봉창 의사의 일왕 투탄 의거, 윤봉길 의사의 홍커우공원 투탄 의거 등이 계획됐던 장소다.

하지만 홍커우 공원 의거 이후 일제의 감시와 탄압이 심해져, 임시정부가 항저우로 이동한 이후 이 건물은 오랫동안 민가로 쓰이며 방치됐다.
[서울=뉴시스]복원된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의 내부. 왼쪽 상·하단은 복원직후(1993년), 오른쪽 상·하단은 최근 모습. (사진=삼성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복원된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의 내부. 왼쪽 상·하단은 복원직후(1993년), 오른쪽 상·하단은 최근 모습. (사진=삼성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물산은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된 청사 건물에 대해 사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복원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고 본사 경영회의를 통과해 '숭산 프로젝트'의 추진이 1990년 전격 결정됐다.

당시 중국과 정식 수교가 체결되기 이전인 만큼, 사업 추진에는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당시 문화부, 독립기념관의 협조를 얻어 1991년 중국 상하이시 측과 복원합의서를 채택하고, 그 건물에 거주민들에게 이주 비용까지 지원할 정도로 의욕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관련자들을 수소문한 끝에 3층 연립가옥 그대로 복원하려 애쓴 사실이 확인됐다. 이미 70년 가깝게 흘렀지만, 계단, 창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손질하고 1920년대에 사용하던 탁자, 의자, 침대 등까지 수집하는 등 원형을 살렸다.

당시 1층은 회의실 겸 접견실과 부엌, 2층은 국무령과 직원 집무실, 3층은 요인 숙소 현장으로 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사는 30만 달러의 복구비를 지원한 지 1년5개월 만에 석고문 형태의 옛 모습을 되찾았다.

청사 준공식은 1993년 4월13일 '제74주년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열렸다. 준공식에는 김구 주석의 아들 김신 전 교통부장관, 안중근 의사의 조카 안춘생 전 광복회장, 최창규 독립기념관장, 삼성물산 신세길 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윤봉길 의사의 손자 윤주웅 씨는 당시 편지를 보내 삼성물산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씨는 편지에서 "할아버지가 비감한 마음으로 수시로 드나들었을 임시정부 청사가 복원되는 것을 보니 가슴이 벅차오르는 설렘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참으로 다행히 이 건물이 이렇게 보존될 수 있게 노력해 준 삼성물산과 독립기념관, 우리 정부 관계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임시정부 청사 복원 사업 외에도 중국 내 흩어진 한국 문화재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문물, 전적, 유적지 등 1400여건의 문화재를 발굴하고 이를 종합해 중국과 국내에서 관련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생전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며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가 우리에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전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유족들도 고인의 '문화 공헌' 철학을 계승해 사회 환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 등 유족들은 12조원이 남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상속 재산의 상당 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선대회장 유지를 기려 사회 환원을 실천했다.

또 지난 2023년 서울 광화문 월대(月臺) 복원 과정에서 용인 호암미술관에 소장돼 있던 서수상(상상 속 상서로운 동물상)을 정부에 기증하는 등 우리 문화를 지키는데 동참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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