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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에 맞섰지만…"유럽, 美와 '디커플링'은 불가능"

등록 2026.01.28 14: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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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에너지·수출·기술까지 美 의존 심화

[누크=AP/뉴시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같은 의존 구조는 미·중 등 강대국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유럽을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하고, 그린란드·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력도 약화시키고 있다. 사진은 14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누크 주재 미국 영사관 건물 외벽에 성조기가 걸려 있다. 2026.01.28.

[누크=AP/뉴시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같은 의존 구조는 미·중 등 강대국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유럽을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하고, 그린란드·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력도 약화시키고 있다. 사진은 14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누크 주재 미국 영사관 건물 외벽에 성조기가 걸려 있다. 2026.01.28.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유럽 주요국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구상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안보·수출·기술 전반에서 미국 의존도가 워낙 높아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같은 의존 구조는 미·중 등 강대국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유럽을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하고, 그린란드·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력도 약화시키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유럽은 안보는 미국, 에너지는 러시아, 수출 시장은 중국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현재는 이 세 분야 모두에서 미국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상태다.

유럽연합(EU) 자료에 따르면, 2024년 EU 대미 상품 수출은 약 640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21%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18%에서 늘어난 수치로, 2·3위 수출국인 영국과 중국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 영국 역시 전체 수출의 16%를 미국에 의존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EU는 천연가스 공급의 약 4분의 1을 미국에서 받고 있다. 안보 측면에서는 독일 주둔 미군 기지의 병력 규모가 독일 최대 기지보다 많다. 

유럽은 기술과 금융 서비스에서도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유럽 카드 결제의 약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다. 베를린 소재 디지털 로비 단체 비트콤 조사에 따르면, 독일 기업의 약 80%가 미국산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에 의존한다. 영국과 프랑스 등에 기술 스타트업이 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나 인공지능(AI) 칩 등 핵심 분야에서는 미국 빅테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런던 소재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닐 시어링은 "기술·안보·금융·달러를 둘러싼 이런 의존성이 현재 서방 진영을 묶어주는 접착제"라며 "미국이 이 관계에서 막대한 지렛대를 쥐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EU는 지난 1년간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교역 상대국 다변화에 나섰다. 최근 인도와 대규모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고, 앞서 남미 4개국과도 무역 합의를 이뤘다.

유럽과 캐나다 지도자들은 중견국 간 새로운 동맹을 미국 의존 탈피 해법으로 제시하지만, 방위·금융·첨단 기술 접근 측면에서 여전히 미국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뮌헨 이포(Ifo) 연구소의 클레멘스 푸에스트 소장은 "미국 소비자들은 샴페인 없이도 살 수 있고 고급차를 아시아 브랜드로 대체할 수 있지만, 유럽은 F-35 전투기 부품 같은 핵심 산업재를 공급한다"며 유럽에도 협상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합의와 조율에 기반한 유럽의 거버넌스 구조는 강대국 경쟁이 지배하는 새로운 국제 질서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의 소장 모리츠 슐라리크는 "유럽은 분열과 통치에 취약하다"며 "언제나 속을 읽기 쉬운 플레이어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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