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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박의 거대한 트럼프 동상 "돈 콜로서스"

등록 2026.02.04 09:37:32수정 2026.02.04 1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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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코인 발행해 돈 벌려는 사람들이 만든 동상

트럼프 소유 골프장 부지에 곧 세워질 예정

트럼프 발행 밈 코인 때문에 돈벌이에는 실패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거대 동상 "돈 콜로서스(Don Colossus)". 금박을 입히기 전 모습이다. 옆에 서 있는 사람 키의 2배가 훌쩍 넘는 4.6m 높이로 금박을 입히기 전 모습이다. (출처=조각가 앨런 코트릴 인스타그램) 2026.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거대 동상 "돈 콜로서스(Don Colossus)". 금박을 입히기 전 모습이다. 옆에 서 있는 사람 키의 2배가 훌쩍 넘는 4.6m 높이로 금박을 입히기 전 모습이다. (출처=조각가 앨런 코트릴 인스타그램) 2026.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돈 콜로서스(Don Colossus).”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두 번째로 대통령에 당선하자 그의 동상을 만들고 밈 코인을 발행해 돈을 벌려던 사람들이 만든 트럼프 동상의 이름이다.

기원전 그리스 시대 로도스섬에 설치됐다가 사라진 “로도스의 거상(Colossus of Rodes)”을 본 딴 이름이다. “돈”이라는 명칭은 이탈리아어나 스페인어에서 귀족이나 지도자를 높여 부르는 호칭이기도 하지만 도널드라는 트럼프의 이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높이 4.57m에 무게 3t이 넘는 이 거대 동상이 곧 플로리다주 트럼프 골프장 주변에 세워질 예정이다. 당초 청동상으로 만들었으나 트럼프 측근의 제안으로 트럼프가 좋아하는 금박이 씌워졌다.

$PATRIOT라는 밈 코인을 발행한 암호화폐 투자자 집단이 코인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동상이다. 그러나 코인 발행자들은 불운이 겹치면서 돈벌이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미 뉴욕타임스(NYT)는 우여곡절 끝에 동상이 완성됐으며 조만간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 설치될 예정이라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달 플로리다주 도럴에 있는 트럼프의 골프 단지 부지에 콘크리트와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받침대가 설치됐다.

트럼프의 지인이자 동상 설치를 주도하는 마크 번스 목사에 따르면 트럼프가 동상 공개행사에 직접 참석할 계획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번스에게 동상에 대해 “정말 환상적으로 보인다”고 썼다.

밈 코인 발행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거의 대부분 대통령이 된 트럼프로부터 이익을 얻으려 했다.

트럼프 가족과 직접 거래하거나 정부의 규제 완화를 노렸다.

$PATRIOT 발행자들은 다른 암호화폐 투자자들보다 훨씬 대담했다.

밈 코인은 투기 외에는 거의 아무 기능도 없는 암호화폐다. 화제가 된 농담이나 유명 인물을 마스코트로 삼으면서 온라인 팬들이 얼마에 사들이는지에 따라 가치가 정해진다. 인터넷에서 관심이 가열되면 구매자들이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현상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거대한 동상을 만드는데 들어간 막대한 비용이 $PATRIOT 밈 코인에 대한 열광을 이끌어내는데는 실패했다.

동상 건조에 자금을 댄 사람들은 이 코인을 대량으로 배정받은 뒤 “돈 콜로서스”가 제작되는 사진을 X에 게시하고 MAGA 진영과 동맹을 구축하면서 마케팅 성공을 노렸다.

지난 2024년 말 판매를 시작한 $PATRIOT 코인은 트럼프가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 잠시 급등했다.

코인 후원자들은 트럼프가 취임한 지난해 1월의 워싱턴 한 행사에서 스티브 배넌 전 트럼프 보좌관에 동상의 청동 미니어처를 전달하고 다른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들과 어울렸다.

그러나 $PATRIOT 코인의 가격은 지난해 크게 폭락해 거의 0이 됐다.

사업 지연이 코인 가격 폭락의 한 원인이 됐다.

또 코인 제작자들이 자신이 제작한 동상을 코인 홍보에 사용하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조각가가 지식재산권료를 요구했다.

코인 발행에 참여했던 애슐리 산살로네가 지불하기로 했지만 동상이 완공돼 설치된 이후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상이 공개되는 시점은 아직도 정해져 있지 않다.

NYT가 백악관과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에 문의하자 에릭 트럼프가 X에 “우리는 이 코인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썼다.

동상 제작 과정

동상을 만들겠다는 구상은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시작됐다.

2024년 7월 트럼프가 유세 도중 저격당해 부상을 입으면서도 주먹을 흔들며 “투쟁, 투쟁”이라고 외친 직후였다.

산살로네가 트럼프의 저항 이미지를 밈 코인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산살로네는 극우 활동가 더스틴 스톡턴, 정치권과 연결된 암호화폐 투자자 브록 피어스와 코인을 만들기로 했다.

산살로네가 곧바로 조각가 앨런 코트릴(73)에게 연락했다. 미 국회의사당에 전시돼 있는 토머스 에디슨의 청동상을 제작했고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과 토머스 제퍼슨 3대 대통령 등 10명 이상의 대통령 조각상을 제작해온 사람이다. 그가 만든 조각상들은 대부분 높이가 3m 정도였다.

그러나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트럼프 동상을 훨씬 크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또 트럼프의 칠면조 목 같은 부분을 없애고 더 날씬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월 트럼프가 취임할 무렵 코트릴이 동상을 완성했다. 당시는 금박을 입히지 않은 채였다.

지난 2024년 12월 트럼프가 동상에 관한 브라이트바트 뉴스에 실린 기사를 링크했다. 스톡턴이 취임위원회와 접촉해 취임식 주말에 동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PATRIOT 코인이 막 판매를 시작한 때였다. 코인 웹사이트에서 “모두의 암호화폐 토큰”이라고 묘사하면서 동상을 “저들이 취소시키지 못한 동상”이라고 홍보했다.

그런데 두 가지 중대한 악재가 닥쳤다. 워싱턴의 혹한이 물류 혼란을 일으켜 동상 공개 계획을 무산시켰다. 그리고 취임식 직전, 트럼프가 자신의 밈 코인 $TRUMP를 출시하면서 밈 코인 매수 수요를 장악해 버렸다.

스톡턴과 피어스는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패트리엇 어워즈’라는 행사를 열고 미니어처 동상을 나눠줬지만 트럼프 토큰이 급등하면서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지난해 1월 말 $PATRIOT의 가격이 90% 이상 폭락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마케팅을 지속했다.

퇴출된 조지 산토스 하원의원이 지난해 2월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미니어처 동상을 보여주며 $PATRIOT 암호 화폐를 언급했다. 뒤에 산토스는 “광고 대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또 트럼프의 “영적 조언자”로 불리는 저명한 목사이자 번스도 접촉했다.

트럼프 측근이 “금박 입히자” 제안

피어스가 번스를 팀에 소개한 뒤, 동상 작업에 참여한 번스가 청동 동상에 금을 입히자고 제안하면서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이 됐다.

번스는 지난해 11월 주변에 “대통령이 방금 나에게 금박을 입힌 동상 사진을 요청했다”고 알렸다.

산살로네가 뉴욕에서 트럼프 타워(트럼프 소유 건물)에 금박 장식을 한 업체에 금도금을 맡겼다.

번스가 도금된 동상 사진을 트럼프에게 보냈다.

지난달 코트릴이 플로리다 트럼프 골프 단지 부지에 3t에 달하는 받침대를 설치했다. 스톡턴이 “아주 좋은 명당”이라고 자랑했다.

번스가 지난달 백악관 일정 담당자들이 트럼프가 동상 공개식에 참석할 수 있는 날짜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동료들에게 알렸다.

그런데 조각가 코트릴이 동상 제작자들과 소원해졌다. 

그는 2024년 가을까지 의뢰자들이 동상을 밈 코인 마케팅에 쓰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자신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 끝에 15만 달러(약 2억20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동상을 완성한 지금도 지재권료 7만5000달러와 제작비 등 9만 달러를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다.

그는 “돈을 모두 받을 때까지 조각상이 공장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밈 코인 제작자들은 돈을 벌지 못했다면서 지금도 밈 코인 홍보를 계속하고 있다. 

프로젝트 추진자들은 거대한 동상 외에도 금 도금 미니어처 동상도 트럼프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거대 트럼프 조각의 미니어처. (출처=조각가 앨런 코틸로 인스타그램) 2026.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거대 트럼프 조각의 미니어처. (출처=조각가 앨런 코틸로 인스타그램) 2026.2.4.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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