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플랫폼 '환불 불가' '탈퇴 금지'…갑질 딱 걸린 SM·YG 등 결국 시정
팬덤 플랫폼 중심 시장 재편
입점사 운영정책도 함께 심사
선예매·콘텐츠 혜택 정산 쟁점
공정위 "미시정 땐 고발 가능"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은 지난 2023년 8월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모습. 2023.08.11.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8/11/NISI20230811_0019993327_web.jpg?rnd=20230811205248)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은 지난 2023년 8월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모습. 2023.08.11. [email protected]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구조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부당한 거래조건이 설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10일 엔터테인먼트사 18개와 팬덤 플랫폼사 6개 등 사업자 24개의 팬클럽 유료 멤버십 이용약관에서 4개 분야 8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빅히트뮤직·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사 18개와 위버스컴퍼니·카카오엔터테인먼트·씨제이이엔엠·비마이프렌즈·노머스·블루개러지 등 팬덤 플랫폼사 6개가 포함됐다.
공정위가 이번 조치에서 주목한 것은 팬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팬클럽 시장 구조다.
과거 기획사들이 개별적으로 팬클럽이나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하던 방식과 달리, 최근에는 위버스·베리즈·플러스챗·비스테이지·팬즈·프롬 등 팬덤 플랫폼이 유료 멤버십의 주요 판매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팬덤 플랫폼은 팬클럽 가입, 아티스트 관련 정보, 독점 콘텐츠, 굿즈 소비, 팬 커뮤니티 이용 등을 한 채널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케이팝 팬덤이 전 세계로 확장되는 데기여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정 아티스트가 입점한 플랫폼 외에 다른 선택지를 찾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공정위는 "소비자들은 특정 아티스트의 팬클럽에 가입하기 위해 해당 아티스트가 입점한 플랫폼 내 유료멤버십을 구매해야 하는 등 대체재를 찾을 수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며 "시장이 급격히 확장되는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부당한 거래조건이 설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약관 심사는 플랫폼사가 공통으로 운영하는 약관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사가 입점해 별도로 둔 팬클럽 운영정책까지 함께 이뤄졌다.
곽고은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플랫폼에서 전체적으로 운영하는 약관이 있고, 각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입점해서 자신의 팬클럽 관련 운영정책으로 따로 운영하는 약관이 별도로 있었다"며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살펴보고 불공정한 측면이 있는 것은 다 시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문제는 환불 제한이었다.
일부 약관은 멤버십 가입 후 7일이 지났거나 멤버십 이용자 전용 게시판 진입, 전용 콘텐츠 열람, 한정상품 구매 등 혜택을 일부 이용하면 환불이 불가능하도록 정했다. 가입 후 단순 변심에 따른 환불과 탈퇴를 금지한 약관도 있었다.
팬클럽 유료 멤버십 혜택은 일반적인 구독서비스처럼 정기적·정량적으로 제공되기 어렵다. 아티스트 활동 계획에 따라 콘서트·팬미팅 선예매 기회나 전용 콘텐츠 제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가입 시점에 따라 소비자가 실제 누리는 혜택도 달라진다.
공정위는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멤버십 혜택에 불만족한 소비자가 중도 탈퇴하거나 환불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환불을 전면 제한하면 사실상 가입비 전액을 위약금으로 부과하는 결과가 돼 고객에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지우는 조항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사업자들은 가입일로부터 7일 이내 이용 내역이 없으면 전액 환불하도록 약관을 바꾸기로 했다. 7일이 지났거나 이용 내역이 있어도 위약금과 이용금액을 뺀 뒤 남은 금액은 환불해야 한다. 위약금은 통상 가입비의 10%다.
다만 환불 기준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각종 혜택 이용 여부를 확인하고 환불액을 계산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사업자들은 선예매 기회, 콘텐츠 열람 등 혜택 이용 여부를 조회해 산식에 따라 최종 환불액을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뒤 연내 환불 관련 조항을 시행할 예정이다.
환불 외에도 사업자 책임을 과도하게 줄이는 조항이 함께 시정된다.
멤버십을 갱신했다가 결제를 취소하면 기존 멤버십의 남은 유효기간이 복구되지 않는다는 조항은 갱신 전 잔여기간이 복구되도록 바뀐다.
아티스트 멤버 탈퇴·교체, 제3자의 불법 접속 등 사업자 관리 영역상 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있는 사유까지 사업자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한 조항도 수정된다.
사업자의 고의나 과실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거나 관련 조항을 삭제한다.
서비스 변경·중단, 계약 해지, 게시물 삭제와 관련한 이용자 절차적 권리도 보완된다.
기존에는 '경영상의 이유' 등 추상적 사유만으로 서비스를 바꾸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약관이 있었다.
앞으로는 회사 분할·합병, 영업양도·폐지, 사업 종료, 아티스트 전속계약 종료 등으로 사유를 구체화해야 한다.
이번 조사 대상 24개 사업자는 모두 불공정 약관을 자진 시정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사업자들이 약속을 이행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곽 과장은 "(사업자들이) 시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공문도 보내고 시정했는지 확인도 당연히 한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시정하지 않으면 시정권고를 할 수 있고, 시정권고를 했는데도 안 하면 시정명령 이후 고발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위는 유료 팬클럽 시장 규모나 피해 신고 건수는 별도로 집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약관 심사는 개별 피해 사례가 아니라 약관 문헌을 보고 불공정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곽 과장은 "약관은 그 약관 조항의 문헌을 보고 불공정한지를 판단한다"며 "시장 현황이나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있는지까지 조사하는 영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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