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민족·민주·인간화'의 상징은 왜 '응징'의 은어가 됐나[참교육 열풍①]

등록 2026.06.21 08: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전교조가 표방해 온 교육적 가치 '참교육'

참교육운동 통해 부조리·비민주 등 타파

'통쾌한 응징'을 뜻하는 은어로 의미 변질

넷플릭스 참교육이 대표 사례…"마음 아파"

[서울=뉴시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교육'을 의미하던 참교육이 응징과 폭력의 언어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드라마 '참교육'의 스틸컷 (제공=넷플릭스) 2026.06.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교육'을 의미하던 참교육이 응징과 폭력의 언어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드라마 '참교육'의 스틸컷 (제공=넷플릭스) 2026.06.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아이들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교육'을 의미하던 참교육이 응징과 폭력의 언어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쓰이던 '참교육'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표방해 온 교육적 가치로, 독재 정권에 맞선 교육민주화운동의 역사를 품은 단어다. 1989년 노태우 정권이 전교조의 참교육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교사 임의로 교육 내용을 정한 의식화 교육이라고 비방하자, 전교조는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는 참교육'이라는 소책자를 발행해 그 의미를 알리는 데 나섰다. 당시 소책자는 참교육을 '아이들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교육'으로 정의했다.

전교조는 참교육을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으로 규정했다. 참교육운동을 통해 입시 위주의 비민주적 교육에서 탈피하고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며 촌지 등 부조리를 끊어내고자 했다.

그러나 37년이 흐른 현재의 참교육은 '통쾌한 응징'을 뜻하는 은어로 굳어지며 본래의 뜻이 퇴색됐다. 주로 폭력적인 수단으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주는 사적 응징을 묘사하는 말로 쓰인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은 이 변질된 의미가 대중문화에 안착한 대표적 사례다. 해당 드라마는 교육부 산하 '교권보호국'이라는 가상의 기구를 설정해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부모·학생 등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폭력적으로 응징하는 내용을 담았다. 교권 붕괴로 현장의 고통이 극심한 상황에서 희열을 주기도 하지만, 체벌·폭력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전교조는 참교육이 본래의 의미와 달리 응징과 사적 제재의 언어로 소비되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 현경희 전교조 대변인은 "참교육은 공동체 의식, 민주·민족·인간화 교육 등 가치를 담은 철학적인 말"이라며 "가볍게 만든 단어가 아님에도 사적 보복이나 응징의 의미로 부정적으로 쓰인 것에 대해 조합원들이 마음 아파한다"고 전했다.

교육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현 대변인은 "교육 현장이 황폐화됐고 철학의 빈곤 문제도 겪고 있다"며 "참교육이라는 단어가 전면으로 떠오르며 폭력을 폭력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수준으로 이야기가 나와 답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학교와 교사들의 교육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상황은 그나마 의미 있다"며 "단편적으로 교권보호국을 설치할지 말지, 거구의 인물이 나와 응징을 해야 할지 말지만 볼 것이 아니라 지금 교육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왜 이를 바로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는 공론화 과정이 펼쳐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