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인, 원격 근무 반대는 숭배 받고 싶기 때문"
미 와튼 스쿨 조직심리학자들 6년 연구 결과
권력·지위 욕망 큰 리더, 사무실 복귀 명령 선호
재택·출근 혼합 근무 방식이 생산성 가장 높아
![[서울=뉴시스]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혼합하는 방식의 근무 체제가 생산성이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2026.6.23.](https://img1.newsis.com/2026/06/03/NISI20260603_0002151807_web.jpg?rnd=20260603114327)
[서울=뉴시스]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혼합하는 방식의 근무 체제가 생산성이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2026.6.2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중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 경영인들이 ‘사무실’이라는 '제단'에서 숭배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펜실베이나아대 경영대학원 와튼 스쿨의 애덤 그랜트 조직심리학 교수 등은 22일(현지시각) 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그같이 지적했다.
이들은 6년 동안 원격 근무를 허용하는 기업 리더들과 불허하는 기업 리더들의 차이를 연구해온 결과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수천 명의 기업 경영인과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성격 특성을 조사한 결과 원격 근무 및 혼합 근무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 원격 근무 반대를 일관되게 예측하게 하는 유일한 특성이 자기애 즉, 자기중심적이고 특권의식을 갖는 성향임이 드러났다.
리더들이 스스로를 높이 평가할수록 권력과 지위에 대한 욕망도 컸으며 사무실 복귀 명령을 더 선호했다.
이런 패턴은 포천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들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들의 자아 크기를 직접 측정할 수는 없었기에 연봉 규모, 서명 크기, 회사 보고서 내 사진 크기 등으로 자아의 크기를 측정했다.
이 지수에서 높은 점수를 가진 최고경영자일수록 권력과 지위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팬데믹 초반 2년 동안 원격 및 혼합 근무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발언을 한 이들도 바로 이들이었다.
자기애적 성격 특성과 전일 사무실 근무 선호 사이의 연관성은 우연이 아니며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음이 드러난다.
그렇다고 원격 근무에 반대하는 리더들이 반드시 자기중심주의자라는 뜻이 아니다.
다만 자기중심적인 리더들이 직원들의 근무 장소를 직접 지정하려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사람들이 사무실에 없으면 지시하고 통제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리더들은 칸막이 책상 위에서 맴돌거나 문을 쾅 닫는 방식으로 위압감을 줄 수 없다. 회의실로 사람들을 불러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과시할 수도 없다. 사람들을 제압하기 위해 눈을 똑바로 쏘아보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원격 근무는 또 리더들이 직원들의 숭배를 받는데서 오는 만족감을 누릴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사무실 복귀가 역효과를 낸다는 증거들은 많다.
450개 이상의 기업과 300만 명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사무실 복귀 명령은 재무성과를 높이는 데 실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보다는 핵심 직원들의 이탈을 촉진하고, 남은 직원들의 만족도를 낮추며, 신규 인재의 합류를 막는 결과로 이어졌다.
테크 기업과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주 일부를 재택근무로 허용하면 행복감이 높아지고 이직률이 3분의 1 감소하는 반면 성과에는 아무런 손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경우 오히려 직원들의 업무량이 더 늘어나는데, 통근에 시간을 쓰지 않고 사무실 방해 요인에 집중력을 빼앗기지 않기 때문이다.
유연 근무 정책에도 한계는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 근무일 중 절반 이상을 재택근무로 보내면 고립감을 느낄 수 있으며, 유대 관계와 조직문화를 쌓기가 어려워진다.
창의적인 우연한 만남, 비공식 학습, 멘토링을 장려하기도 더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주 5일 출근이 필수적이지는 않다.
실제로 주 일부를 원격으로 근무할 때 사람들의 협업력과 창의성이 가장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나 이틀을 재택근무하면서 개인 심층 업무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출군해서 소통에 활용할 수 있다.
모든 직원들을 과도하게 집단적으로 행동하게 만들면 감염병을 말할 것도 없고 집단적 사고를 낳는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정 시간을 떨어져 보낼 때 우리는 실제로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린다.
리더들이 혼합 근무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녹화된 영상 메시지로 동기를 불어넣거나 디지털 화이트보드로 아이디어 회의를 이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갈수록 유연해지는 세상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려면, 리더들은 자아를 내려놓고 원격 관리 기술을 익혀야 한다.
조직 정책은 허영의 산물이 되어선 안 된다. 리더는 세상을 자신에 맞추도록 강제하기보다 세상에 맞춰 스스로를 변화시킬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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